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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武漢肺炎)과 탄금(彈琴)

소요유 : 2020. 2. 9. 13:20


입춘이 되면,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

크게 써서 대문에 붙이는 세시풍속이 있다.


헌데, 지금 우한폐렴(武漢肺炎)으로 인해,

이런 글을 써 붙인들,

무삼 소용이 있을 것이며,

스스로를 자조(自嘲)하는 일 밖에 더 되랴?


지금 중국 사이트에 올라온 이미지 하나,

이 앞에 서면,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이리 묻게 된다.



내 쪽에서 볼 때,

오른쪽에 쓰여 있는 글귀는,

내가 네 집에 가면, 네가 긴장한다는 뜻이고,

왼쪽에 쓰여 있는 글귀는,

네가 내 집에 오면, 내가 당황스럽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맨 위엔,

잠시 오가지 말자는 글귀가 적혀있다.


지금 인류는,

안개 알갱이 하나보다 더 작은 바이러스에,

시험을 당하고 있다.


입춘이 되면, 

동풍이 불어와, 얼어붙은 땅이 녹기 시작하며,

칩복(蟄伏)하였던 벌레들이 꿈틀 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척부빙(魚陟負冰)이라,

물고기들이 얼음장을 머리에 이고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헌데, 바이러스란 음귀(陰鬼)가 기승을 부리고 있은즉,

양신(陽神)이 움쩍도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중국엔,

어떤 미친 년놈들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버튼에,

연신 자신의 침을 바르는 동영상이 올라오는 등,

공동체, 인류, 

아니 종내엔 자신을 시험하는 이들도 출몰하고 있다.


막연히,

인류 전체로,

퉁을 치기에 앞서,

개별 단자, 

그 개개 인격, 자신을 점검해볼 일이다.


공자가, 주유천하할 때, 곤경에 처했다.

이 때, 자로(子路)와 나눈 대화가 여기 있다.


在陳絕糧,從者病,莫能興。子路慍見曰:「君子亦有窮乎?」子曰:「君子固窮,小人窮斯濫矣。」

(論語)


공자가 진(陳)나라에 있을 때, 먹을 것이 다 떨어졌다.

따르던 자로가 공자를 향해 따지듯 이리 내뱉는다.


‘군자도 곤궁할 때가 있습니까?’


그러자 공자가 말한다.


‘군자는 본디 곤궁한 것이다.

소인은 궁하면 흐트러진다.’


孔子窮於陳、蔡之間,七日不嘗食


공자가 진채(陳蔡)지간에 7일 동안 굶었다.

저 글은 이 때, 자로가 나서, 공자에게 대들듯 군자도 궁할 때가 있는가 묻는 것이다.

바로 이 장면을 두고, 소설가, 시인은,

저마다 정의(情意)를 끌어올려 묘사를 하곤 한다. 

공자의 몰골을 두고 상갓집 개란 표현도 이때에 나온 것이다.


孔子烈然返瑟而弦,子路抗然執干而舞。


공자는 말씀을 마치자,

거문고를 끌어 당겨 뜯으실 뿐인데,

자로는 이에 맞춰 춤을 추더라.


이때의 모습은, 여씨춘추(呂氏春秋)에,

아주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小人窮斯濫矣이라,

소인은 궁하게 되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마구 날뛰며, 

넘쳐나, 

별짓을 다한다.


소인은 궁하면 자포자기(自暴自棄)에 빠진다.

엘리베이터 누름 버튼에 제 침을 연신 바르는 저 인격.

실로, 세상은 소인으로 가득 차 있는 법이다.

결코 이를 두고, 극히 일부라 이르지 말라.

세상엔, 군자는 한 줌도 아니 되지만,

소인은 한 솥 꽉 채우도록 가득한 법이다.


하기에, 이 진세(塵世)를 살아가려면,

도리 없이 삶을 경계하고, 조심하여야 한다.


아아,

한데, 

道不行,乘桴浮于海。

공자는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뗏배에 올라, 바다에 띄우겠다 하였다.


그래, 도대체, 

도가 제대로 행해진 세상이 있기나 한 것인가?


박근혜가 탄핵되고,

이젠 제법 그럴 듯한 세상이 펼쳐지겠다 하였으나,

촛불 정신 훔쳐, 

얼결에 집권한 문재인.

공화국 질서를 유린하고,

제들끼리 사익을 도모함에 있어,

그가 과연 박근혜와 무엇이 다른가?


道不行


우리 공화국 시민도,

뗏목 하나 장만하여,

바다로 나아가,

이어도를 찾아가야 하는가?


밥을 쫄쫄 굶고 있는 형편인데,

공자가 태연히 거문고 뜯고, 

자로는 제대로 아는지 모르는지 덩달아 춤을 추고 있자,

자공이 이리 한탄하고 있다.


子貢曰:「吾不知天之高也,不知地之下也。」


나는 도대체가 하늘의 높음, 땅의 낮음을 아지 못하겠구나.


저 깊은 뜻, 저들의 심사를 도무지 알 수 없구나 하고 토로하였다.


허나, 이는 비로소 깨달음을 얻었단 말이기도 하다.


헌데, 자공 정도만 되어도 다행이다.


暫不來往

잠시 내왕하지 말자.


앞의 사진 윗부분에 적혀 있는 이 글귀.

이것 그리 단순한 말이 아니다.

말인즉 점잖아 보이지만,

내 목숨을 담보로 너를 만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만약 네가 내 앞에 나타나면 어찌 되는가?


아마, 너 죽고 나 살자 하는 사태도 벌어지고 말 것이다.


실제 지금 우한 사람은 어디서도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밖으로 나와 다른 지역으로 가면,

호텔 투숙도 거절당하고, 

종내 당국에 신고를 당한다.

차를 몰고 주유소를 가면, 주유도 거절당하고 만다.

심지어, 우한 사람이 타지에 사는 친척, 가족을 방문하여도,

문을 닫아걸고 만나지 않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동네마다 울을 두르고, 타지 사람을 쫓아내고, 구타도 서슴지 않고 있다.


친구, 가족도 해체되는데,

과연 나라 특히 권력층들이 인민들을 제대로 챙길 수 있겠음인가?


그럼, 이것 꼭이나 우한폐렴이란 중대한 병 때문에 생긴 것인가?

어림없는 소리다.

가령 빚을 진 동생이 네 집에 찾아와 하루 묵겠다 하면, 허락할 수 있다.

허나, 오년 전에도, 작년에도, 이 일로 찾아왔다면, 

아마 십 중 다섯은 문을 열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제가 겪지 않았다 하여, 이리 하지 않겠다 가벼이 장담할 일이 아니다.


客走主人安이라,

‘가는 손님 뒤 꼭지가 예쁘다.’라든가,

‘봄(춘궁기)사돈은 꿈에도 보기 무섭다’란 속담이 있다.


사람이 정신으로 산다하지만,

과연 그럴까?


君子喻於義,小人喻於利。


“군자는 의에 밝지만, 소인은 이익에 밝다”


대개 사람은 물질에 의지하여 살아간다.

하기에, 의로움에 삶의 기준을 사는 이를 별도로 군자라 한다.

이 군자는 실로 세상에 한 줌도 아니 된다.


문제는 이게 평상시에는 모두 잠복하여 있다.

대부분은 적당히 의뭉 떨며, 

속셈, 속심을 감추며, 의롭고 선한 사람인 양 행세하며,

살아들 가고 있기 십상이다.


이번에 실제 본심이 모두 까발려지게 되면,

사람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것임을 알게 된다.

이후, 사태가 안정이 된다한들,

서로는 서로를 여전히 불신하고, 

섭섭했던, 아니 의리를 배신한 감정의 상처를 쉬이 덜어내기 어렵게 될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상당기간, 중국인들을 괴롭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중국인은 바이러스에 다친 것보다,

백 배, 천 배는 더욱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 셈이다.


暫不來往


이 말은 동시 양보가 아니라,

실인즉, 일방적 통보요, 경고이며, 

종내는 너와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한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이제 인격적인 시험에 처해진 것이다.

과연 인격이 남아 있는가?

아니면,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이 부차적이고, 하찮은 것으로 전락하고 말았는가?


거문고 뜯는 공자가 과연 저 지경에 나타날 수 있는가?

이 물음 앞에 중국사람, 아니 전 인류가 서있는 것이다.

이제 당신은 답하여야 한다.

당신의 인격으로, 

또는 존재로서.


窮亦樂,達亦樂。


아아, 예부터 도를 아는 자는,

궁한 것도 낙이요,

달한 것도 낙이라 하였다 하였음인가?


窮達一也


궁하고 달한 것이 하나라 하였음인가?


공자 아니더라도,

아무리 비바람이 불고,

천둥 벼락이 친다한들,

각자는 제 거문고 뜯고,

춤을 출 일이다.

인격자라면.


과연,

인류는 이 시험을 통과할 수 있으려나?


각자의 거문고, 춤은,

개인을 넘은 곧 인류애의 단초, 

그리고 그 넘어 전일의 가치 표상일지니,

종내는 아파하고 있는 이들에게 그 실천 내용이 회향되길 빈다. 


중국인들이여 용기를 잃지 말고 힘을 내라!


그대들 선조인 공자처럼, 의연히,

거문고를 뜯을 일이다. - 彈琴


ps)

거문고를 뜯는다는 표현보다는 거문고를 탄다는 말이 더 어울릴 상 싶다.

허나, 거문고는 우리 고유의 악기라, 공자가 연주한 것이 거문고라 할 수 없다.

그렇다하여 가야금이라 하는 것도 어색하다.

뜯는다는 말은 곧잘 알아듣지만, 아무래도 타다라는 말은 익숙치 않은 이들이 적지 않다.

나는 이 글에서 그만 '거문고를 뜯는다.'로 기술하고 만다.

가야금은 분명 (현을) 뜯는다 또는 튕긴다 하여야 옳다.

하지만, 거문고는 술대로 현을 타는 게 기본이지만, 경우에 따라 현을 뜯기도 하는즉, 

그냥 이리 부려놓고 만다.

허나, 아직도 이런 표현이 영 만족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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