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변화(相變化, phase change)
상변화(相變化, phase change)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상변화의 한자가 象變化가 아니고 相變化인 까닭은,
나의 다른 글을 참고할 일이다.
그 참 뜻을 알게 되면, 보다 물상에 대한 이해를 보다 반듯하게 할 수 있다.
(※ 참고 글 : ☞ 상(相)과 상(象))
상(相)은 우리말로 역하자면, ‘꼴’이라 하면 제법 적절하다.
관상(觀相)이라 할 때, 역시 相, 즉 꼴을 살핀다는 뜻이니,
이리 이해하면, 그 어의가 잘 지펴진다.
내가 새삼, 오늘 상을 떠올리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농장에 수도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게 해마다 얼어 지상부 파이프 체결부가 어그러져 고치느라 품이 적지 아니 들었었다.
깊이 묻힌 수도관은 추위가 심하여도 상관이 없지만,
어쩔 수 없이 지상에 노출되어 여기저기 분배된 관로는,
아무리 동파 방지 시설을 잘 하여도, 추위가 강해지면,
가끔씩 터지거나, 체결부가 풀려, 물난리가 나곤 하였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
물은 상온에선 액체 상태이지만,
0℃이하가 되면, 얼음으로 변한다.
이 때, 체적이 늘어나기 때문에,
수도관에 압박을 가하여 문제를 일으킨다.
이리 상(相)이 변화는 것을 상변화(相變化, phase change)라 하는데,
이런 변화는 온도와 기압의 함수 관계를 이룬다.
(출처 : wikibooks)
※ 상변화 명칭
Solid to liquid: melting, 용융(鎔融), 융해(融解)
Liquid to solid: freezing, 응고(凝固)
Liquid to gas: evaporation, 기화(氣化)
Gas to liquid: condensation, 액화(液化)
Gas to solid: deposition, 승화(昇華)
Solid to gas: sublimation, 승화(昇華)
동파방지시설이란 게,
대개 수도관 주위에 열선을 둘러,
0℃ 이상을 유지하여 얼지 않게 하는 것을 그 요체로 하고 있다.
하지만, 강추위가 오면, 이게 무용의 것이 되는 일이 곧잘 생긴다.
하니까, 기존의 동파방지시설이란 게,
물의 상변화를 막기 위한 억지력으로 그 설치 의의가 있다 하겠다.
하지만, 자연의 변화는 가끔 이 억지력을 무력화 시킬 정도로 강력하다.
아무리 대항한다한들,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지곤 한다.
이런 사태를 피하려면,
물의 상변화에 대항하려 하지 말고,
근원부터 조치하는 것이 훨씬 낫다.
즉 물을 아예 수도관로에서 빼버리는 것이다.
물이 존재하지 않으니, 상변화가 일어날 수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헌데, 문제는 수도선이 설치된 이상,
최종 출수구인 수도꼭지에 이르기까지 총관로 전체에 물은 언제나 꽉 차있게 된다.
허니, 이 물을 과연 어떻게 빼버리느냐가 과제가 된다.
수도 계량기 밸브를 잠군다 하여도,
기히 채워진 관로의 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관로의 노출된 지상부 이하,
동결심도(凍結深度, freezing depth) 깊이 이하 지하부 관로에,
탭을 내어 밸브를 하나 장착해두고,
곁으로 바이패스(bypass) 지선(支線)을 만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이제 필요할 때,
새로 설치한 바이패스 밸브를 잠그고,
바이패스 지선을 통해 지상부 관로에 남아있던 물을 빼내는 것이다.
이리되면, 노출된 지상부는 아무리 추위가 와도 끄떡없다.
도대체가 얼래야 얼 상대인 물이 없음인 바에야 어찌할 텐가?
기실 이 방법은 전에 먼저 언급한 적이 있다.
(※ 참고 글 : ☞ 수도 동파 방지 설비)
오늘은 다만, 우직지계와 관련지어,
말씀을 조금 더 덧붙여 두려한다.
우직지계(迂直之計)
孫子曰:凡用兵之法,將受命於君,合軍聚眾,交和而舍,莫難於軍爭。軍爭之難者,以迂為直,以患為利。故迂其途,而誘之以利,後人發,先人至,此知迂直之計者也。故軍爭為利,軍爭為危。
(孫子兵法 軍爭)
“....
군쟁의 어려움은,
우(迂)로써 직(直)을 삼고,
환(患)으로써 이(利)를 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길을 우회(迂回)하여,
이를 유인하는데, 이(利)로써 하고,
남보다 뒤에 출발하여, 남보다 먼저 이르는 것은,
이 우직의 계(迂直之計)를 아는 자이다.
....”
수도관은 물을 이리로 흐르게 하여, 멀리 전하는데 소용이 닿게 하려 설치한다.
허나, 겨울철 이게 얼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로되,
그 소용에 묶여, 물을 그냥 놔둔 채,
대개는 열선을 감아 조치하려 들게 된다.
허나, 잠시 그 소용으로부터 벗어나,
외려 물을 버림으로써 동파를 방지하였음이니,
실로 이는 멀리 돌아 종국엔 이(利)를 취하는 방도가 아니겠음인가?
(※ 참고 글 : ☞ 우(迂)와 우(愚))
(※ 참고 글 :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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