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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러진 나라

소요유 : 2021. 1. 9. 17:53


현재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영업 제한으로 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영업이익이 발생할 근거가 공권력에 의해 박탈되어 있음에도, 
여전히 임대료 등 고정비는 그대로 지출되고 있다.
천하장사인들 버틸 재간이 없으리라.

하지만, 정부는 기껏 착한 임대인 운동이나 벌이고 있을 뿐.
이런데 의지하는 것은 실로 공허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라 곳간은 자물쇠로 굳게 닫아걸고,
재난보조금 살포엔 인색하기 짝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은 국제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대저, 나라 곳간에 재물을 쌓아둠은,
미래의 불측(不測) 재앙에 대비코자 함이다.
결코 좋은 기록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닐 것이다.

 

犧牲小我完成大我

희생은 작은 것을 버려 큰 것을 구하고자 함이다.

대저 제물로 쓸 소를 정성드려 키우는 것은,
때에 이르러 젯상에 올리고자 함이다.
헌데, 때가 이르렀음에도 이를 아껴 두기만 한다면,
도대체 신령을 어찌 감읍시킬 수 있으랴?

재정 역시 매한가지임이라.
이는 기록을 대내외에 자랑하려 함이 아니라,
긴요할 때 풀어 쓰고자 함이라.
그저 곳간에 쟁여 두기만 한다면,
어찌 미련한 노릇이 아니겠음인가?

지금처럼 절박한 사태를 근래 경험한 적이 있는가?
나라에서 영업 제한을 걸었으면,
그들의 고통을 살펴, 따스한 손길로 위무하여야 한다.

묻는다.
대통령, 국회의원, 공무원 월급이 동결되었는가?

자영업자들은 지금 저들로 치면 월급을 차압당하고, 지급 정지된 상태다.
곳간에 곡식을 저장함은,
기근이 들어 백성들이 헐벗을 때,
구휼미(救恤米)를 풀어 저들을 구하기 아님인가?

위급시 재정을 풀어 저들의 생활을 안돈 시키고,
피폐해진 마음을 다독이는 것은 위정자의 책무인 것이다.

후에 사태가 진정 되면,
증세 등을 통해 다시 수습할 노릇이지,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며,
당장 도탄(塗炭)에 빠진 인민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필시 난이 일어나고 말리라.

故田野荒而倉廩實,百姓虛而府庫滿,夫是之謂國蹶。伐其本,竭其源,而並之其末,然而主相不知惡也,則其傾覆滅亡可立而待也。
(荀子)

“전답이 거칠어졌는데, 나라 곳간이 차있고,
백성이 공허해진 상태인데, 나라 창고가 가득 차있다면,
이를 일러 기우러진 나라라 하는 것이다.
그 근본을 쳐서, 그 근원을 다하게 하고,
그 말단까지 아울러서,
그러면서도 군주와 재상들이 그 잘못을 아지 못하면,
그 나라는 기우러지고 자빠지며 멸망하는 것을,
서있는 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2300년 전,
순자의 저 말씀은,
오늘 바로 여기 차가운 어둠 속에서,
화톳불처럼 밝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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