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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벽거수(堅壁拒守)

소요유 : 2021. 4. 21. 10:06


견벽거수(堅壁拒守)

나는 몇 차례 널리 유포되고 있는 문자 오용의 사례를 지적하였었다.

(※ 참고 글 : ☞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
  過剰多頭飼育者 
  과승다두사육자 → 과잉다두사육자
 
(※ 참고 글 : ☞ 관해(寬解))
  冠解 → 寬解

헌데, 이번에 또 엉터리 쓰임을 발견하였다.

(출처 : 網上圖片)

오장원(五丈原)에서 사마의(司馬懿)가 제갈공명과 대치하고 있을 때,
전군에 이리 지시한다.

堅壁拒守,以逸待勞

이게 무슨 말인가?
철벽 수비로, 막아내기만 하고,
아군은 한가로이 쉬고, 
적군은 도발하느라 피로가 쌓여 녹아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말이다. 
이는 다 족보에 있는 병법들이다. 

성과가 나지 않자, 제갈공명은 초조해지기 시작하였다.
사마의를 격분시키려고 여인네 건괵(巾幗)을 보내 조롱을 하였다.
건괵은 여인네 머리에 쓰는 쓰개의 일종이다.
하지만, 사마의는 요지부동, 
외려 태연히 보내온 건괵을 쓰고, 사신(使臣)을 맞았다.

그 사신을 맞아,
문답을 주고받는데,
이에 대하여는 내가 진작에 다룬 적이 있다.
특히 다음을 여기 다시 끌어내 둔다.

食少事煩 安能久乎
“공명이 그리 적게 먹고 일을 많이 하니 어찌 오래 살 것인가?” 

사신이 발설한 정보를 단서로,
사마의는 지금 공명이 지쳐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결국, 제갈공명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진중에서 병사하고 만다.

헌데, 웹상 문서를 보면,
이 堅壁拒守를 두고는 한글로 다만 견벽거수라 적혀 있거나,
한자를 함께 적는다 한들, 하나 같이 見辟擧守로 적혀 있는 것이다.

이것 말이 되지 않는 조어인데,
도대체 어느 인간이 이리 엉터리 글자를 태연히 새겨 두었는가 말이다.
글자 넷 중 셋이 엉터리니,
얼마나 성의없는 짓거리인가 말이다. 
게다가, 앞선 장님 꽁무니 잡고 따라 나서듯,
이를 서로 연신 베끼기에 여념이 없었으니, 
이 짓이 몇 년이 되어도 고쳐지지가 않고 있다.

문자나 언어생활에서, 
한자가 자취를 감춘 지,
적지 아니 시간이 지났다.

그러자, 이런 폐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내가 글을 씀에 있어,
한자를 병기(倂記)하는 것은,
적지 아니 품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
무슨 일이든, 그 연원을 잃으면,
야만스러운 일이라 생각하기에,
이를 그치지 않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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