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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영웅호걸은 누가 만드는가?

소요유 : 2021. 9. 27. 11:06


공의휴기어公儀休嗜魚

이게 무엇인가?
이야기 늘어놓기 전에 먼저 살펴본다.

公儀休相魯而嗜魚,一國盡爭買魚而獻之,公儀子不受,其弟諫曰:「夫子嗜魚而不受者何也?」對曰:「夫唯嗜魚,故不受也。夫即受魚,必有下人之色,有下人之色,將枉於法,枉於法則免於相,雖嗜魚,此不必能自給致我魚,我又不能自給魚。即無受魚而不免於相,雖嗜魚,我能長自給魚。」此明夫恃人不如自恃也,明於人之為己者不如己之自為也。
(韓非子)

“공의휴는 노나라 재상인데 고기(생선)를 좋아하였다.
온 나라가 다투어 물고기를 사서 바쳤다.
공의휴는 받지 않았다.
그 아우가 간하여 말하였다.

‘물고기를 좋아하시면서 왜 받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대답하여 말하였다.

‘이는 오로지 내가 물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느니라.
만약에 물고기를 받는다면, 필시 남에게 낮추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남에게 엎드려지는 처지에 놓이게 되면,
법을 굽히게 될 것이다.
법을 굽히게 되면 재상 자리를 잃게 된다.

비록 물고기를 좋아하나,
이리 되면 내게 물고기를 보내줄 리가 없으며,
나 또한 물고기를 구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만약에 물고기를 받지 않으면,
재상 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며,
비록 물고기를 좋아하나,
내가 능히 오래도록 물고기를 얻을 수 있느니라.’

이는 남을 믿는 것이 자신을 믿는 것만 같지 못함을 밝힌 것이다.
남이 자기를 위해준다는 것이,
자기가 스스로 자신을 위함만 못하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여기 우리가 사는 공화국에서,
한비자가 말한 이 따위 교훈이란,
뒷간 휴지조각 조각보다 못한지 사뭇 오래 전 일이다.

50억을 꿀꺽 집어 삼켜도,
묘향산 구시월 독사처럼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사납게 싸우자고 대든다.
부끄러움이 50억을 만들어내지 못함을 녀석은 잘 알고 있음이다.

하지만, 50억 뒤에는 1조 단위의 흑심들이 포진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개돼지들이 고작 50억에 목울대를 붉히며 분노하고 있는 동안,
1조 먹은 치들은 미국으로 달아나고,
정치모리배들 넥타이를 잡아 당기며 목을 죄고 있다.
이 와중에 재명이는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며,
나를 칭찬하라 외치고 있다.

古之所謂英雄豪傑者,不外面厚心黑而已!

“옛날의 소위 영웅호걸이란,
얼굴이 두껍고, 양심이 검은 사람에 불과한 것이다!”

청말淸末 이종오李宗五는 일찍이 이리 일갈하였다.
아아, 이 땅엔 고작 50억 곽가 부자父子를 두고,
욕을 퍼붓고도 그게 부끄러움인 줄 모르는 이들이 너무도 많구나.
졸장부들 같으니라고.

공의휴가 도덕이 뛰어나서, 뇌물을 물리친 줄 아는가?
어림없는 소리다.
저것 날름 받아먹다가는,
벼슬까지 잃어버릴 것이며,
종국엔 제 명에 살지 못할 뿐인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공의휴 그는 겁쟁이에 불과한 것이다.

곽가 부자에게 배움을 도타이 하였으면,
그도 有一夫當關, 萬夫莫敵之勇이라,
뒷전에서 욕만 드립다 해대는 찌끄러기들 천만이 달려들어도,
돈의 산 관문을 홀로 지키기에 아무런 염려가 없었을 터이다.

대저, 법이 엄하고, 벌이 확실하다면,
용기가 아무리 뛰어나도 함부로 욕심을 부리지 못한다.
하지만, 죄를 지어도 벌이 가볍고,
옥에 갇혀도 툭하면 특사로 풀어주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면,
공으로 들어오는 생선을 물리치는 짓은,
실로 물정을 모르는 어릿배기라 할 밖에.

사람들 인격은 고부고부다.
다 시뻘건 욕심 덩어리일 뿐이다.
그러함이니, 착하라 권하고,
악하다 욕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이것을 전제로 바른 판을 짜야한다.

好名之人,能讓千乘之國;苟非其人,簞食豆羹見於色。
(孟子 盡心)

“명예를 존중하는 사람은 천승의 나라도 사양할 수 있으나,
진실로 그러하지 않는 사람은,
한 그릇의 밥과 국에도 탐내는 낯색을 보이고 만다.”

맹자의 이 말은 온전치 못하다.
왜 그런가?

맹자는 好名之性 운운하고 있으나,
순자는 호리지성好利之性을 말했다.
즉 인간은 이익을 좋아하는 본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그는 옳은 관찰을 했다 하겠다.
하지만, 그는 인간의 본성이 그러한즉,
師法之化,禮義之道라,
스승으로 본떠 배우게 교화하고,
예의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헌데, 나는 이것 역시 맹자처럼 충분치 못하다 생각한다.

民者好利祿而惡刑罰。

“백성은 이(利)와 벼슬을 좋아하고, 형벌을 싫어한다.”

관건은 예법을 가르쳐 교화하여,
좋아하는 떡과 술을 사먹는 데로 나아가게 하는 데 있지 않다.
그보다는 싫어하는바 형벌을 엄히 하는 것을 소홀히 하였기에,
이리 국정이 문란해지고, 시민들의 양심에 좀이 슳어버린 것이다.

재용이 보아라.
50억이 아니라 그보다 더 꿀꺽 집어 삼켜도,
법망을 뚫고 옥 바깥을 나와 태연히 고개 들고 살아간다.

기억하는가?
재인이는 재용이에게 훨씬 전에 이미 단서철권丹書鐵券을 내준 셈이다.
그는 피의자를 인도, 북한 데리고 다니면서 격려하시었다.
이 작태를 보고서도 눈치 못 챌 자가 있었으랴?
(※ 丹書鐵券
丹書:用朱砂寫字;鐵契:用鐵制的憑證。古代帝王賜給功臣世代享受優遇或免罪的憑證。文憑用丹書寫鐵板上,故名。
한 마디로 면사패免死牌다.
아무리 죄를 지어도 면해주는 인증 패를 말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이 단서철권을 내리 받은 가문이 모두 건재하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모두 멸족되거나, 망국의 원인을 제공하는 뿌리가 되기도 하였다.
역사의 아이러니이자, 준엄한 가르침이라 하겠다.)

이러함이니, 그 누가 있어 법을 두려워하겠음이며,
생선을 마다하겠음인가?
곽가 부자는 이미 재인이 길러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재명이게 다시 공화국의 운명을 가탁하기엔,
이젠 나는 너무도 지쳤다.
하도 저 똥치들에게 거듭 거푸 속아서,
기대가 헌 헝겊처럼 나달나달해졌다.

그러함이니, 맹자, 순자는 다 틀렸다 내 말하고 있는 것이다.

故治亂之理,宜務分刑賞為急。

아아, 그러함이니,

난을 다스리는 이치는 별 것이 아니다.
형벌과 상을 가리는 일에 힘쓰는 것이 급할 따름인 것이다.

찌질이들처럼,
50억을 두고 뒷전에서 욕을 하는 것으로는 결코 세상이 구해지지 않는다.

기실 찌질이들은 욕 가운데 제 욕망을 슬쩍 숨기며,

부러움과 시샘으로,
온밤을 지새우고 말았을 것이다.

나는 저들의 면판 가운데서,
시뻘겋게 달궈진 충혈된 욕망을 읽는다.

辱과 慾
이 둘은 찌질한 이들 엔진의 연료일 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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