爭相仿效
요즘 대장동 무리들이 벌인 활극으로 천하가 떠들썩 하다.
이를 두고 어떤 이가 있어, 이리 말하더라.
'작은 돈은 능력으로 벌지만, 큰돈은 뻔뻔함으로 버는 것이다.'
그러자, 곁에 들러선 이들이 모두,
박장대소하며 환호성을 올리더라.
내 이 모습을 보고 한 생각 떠올라 몇자 글을 써본다.
천하의 기인 이종오 선생의 후흑학(厚黑學) 한 구절을 여기 떨군다.
物以少見珍,最初民風渾樸,不厚不黑,忽有一人又黑又厚,眾人必為所制,而獨佔優勢。眾人見了,爭相仿效,大家都是又厚又黑,你不能制我,我不能制你,獨有一人,不厚不黑,則此人必為眾人所信仰,而獨佔優勝。譬如商場:最初的商人,盡都貨真價實,忽有一賣假貨者,參雜其間,此人必大賺其錢。大家見了,爭相仿效,全市都是假貨,獨有一家貨真價實,則購者雲集,此人又當大賺其錢。
'작은 돈은 능력으로 벌지만, 큰돈은 뻔뻔함으로 버는 것이다.'
이것 제법 그럴싸하게 들리는가?
이 말 앞에 서자,
문득 이 구절을 떠올렸다.
이것 다 역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요지는 이렇다.
가령, 시장의 예를 들어보자.
최초엔 상인들이 모두 정품을 팔았다.
그런데 갑자기 가짜를 파는 이가 나타났다.
이 자가 잠깐 사이에 큰돈을 벌게 되었다.
그러자, 모두들 이를 흉내 내어 가짜를 팔기 시작하였다.
온 시장통은 가짜가 판을 쓸기 시작하였다.
이러니 모두들 돈을 벌기는 틀렸을 밖에.
이런 형국인데, 홀연히 진짜를 파는 이가 나타났다.
이젠 이자만이 돈을 벌기 시작하여,
큰돈을 벌게 된다.
이종오는 이리 3단계를 말하고 있다.
我的厚黑學,是第二時期的產物。
이종오의 후흑학은 제2기를 다룬 것이다.
하기에 이 책을 읽고는,
따라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1, 2, 3.
허허실실.
그 이치를 다 꿰뚫어야 한다.
공수래공수거를 두고,
‘돈수레돈수금’으로 욕을 뵈이고 마는 사람.
그리고 이 말 앞에 서서 히히닥 거리는 그대 당신들.
그야말로 제2기에 갇혔다 할 밖에.
‘꼴뚜기가 날뛰니 망둥이가 날뛴다.’
우리네에게도 이런 속담이 있다.
대장동 무리들이 날뛰는 것을 보더니만,
가진 것은 부랄 두 쪽뿐이 없는 인간이,
두엄 푸는 똥바가지 들고,
뒤늦게 장에 나서는 꼴이 아닌가?
꼴뚜기는 厚黑 먹물이라도 가지고 있지,
망둥이는 기껏 허세뿐이라,
잡아도 쓸모가 없어,
선착장 옆 쓰레기장에 던져버리고 말 뿐이다.
面厚心黑
얼굴엔 철판 깔고,
마음은 숯덩이처럼 검어야,
영웅호걸이라 할 수 있다.
이종오는,
이리 세상을 향해 사자후를 토하고 있는 것이다.
대장동 저들 무리는 지금 신뢰를 두고 게임을 펴고 있다.
배반을 하게 되면 돈을 확보하는 데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옥에 갇히게 된다.
서로는 서로를 인질로 하고 있다.
과연 저들은 영웅호걸임을,
마지막 결과로써 스스로를 입증할 수 있을까?
헌데, 범죄자들끼리의 신뢰란 도시 미덥지 못하다.
조폭들은 이를 의리로 묶어 두고,
폭력적 보복으로 조직 와해를 차단한다.
저들은 지금 시험에 들었다.
하지만, 저들 간의 신뢰기반이란 도대체가 너무도 박약하다.
인간끼리의 맹약이란 도대체가 지켜진다 보장할 수 없다.
문득 생각한다.
smart contract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를 이용하였다면,
저들은 smart하게 신뢰 프로세스를 작동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제삼자의 권위나 강제력의 개재없이,
스마트 코트랙트는 그 계약의 완성을 보증한다.
사람은 결단코 믿음의 존재가 아니다.
그래 기댄 것이 법이나 신이다.
하지만, 신이란 확인 불능이고, 법의 운용 역시 사람이 한다.
실로 인류는 신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갖은 별별 짓을 다했지만,
완벽한 신뢰 시스템을 찾아내지 못하였다.
trustless trust
역설적이게도 신뢰에 기반하지 않는 채비 기술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암호화폐의 소의所依 기술인 블록체인이다.
진작에 phone이 smart phone으로 진화하였건만,
주위를 아무리 들러보아도,
smart man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dummy man, 쭉정이들만 가득한 세상이다.
dummy man이 smart phone을 들고,
도시를 활보하고 있다.
이는 거의 강시僵尸들의 행렬이라 할 밖에.
(출처 : 網上圖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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