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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打算)

소요유 : 2022. 3. 26. 18:07


타산(打算)

며칠 전 김부겸은 이리 말하며 기염을 토하였다.
정말 장하기 짝이 없다.

(※ 출처 : joongang)

(※ 출처 : joongang)

하니까, 김부겸과 당국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방역실패는 그르다.
방역 성공이라 일러야 옳다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그 근거로 누적 사망률을 들고 있다.
이게 주요 선진국의 십분지 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 선진국 대비 3~5배 높은 수치이다.

이 양자는 비판 대상과 판단 범주를 각기 달리하고 있다. 

내가 그래 전부터 뭣이라 하였는가?
각자는 제 셈판 두들기며 살아갈 뿐이다.
그러니 각행기로(各行己路) 각기 찢어져 제 길을 갈 일이다.

할 수만 있다면,
“곰곰이 생각을 거듭할수록 새로운 감탄과 경외(敬畏)로 내 마음을 가득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내 위로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의 도덕률이다.” - 이마누엘 칸트
이리 살리라.

따라서, 저 인간이 무슨 말을 하든, 무엇을 주장하든,
함부로 믿을 바도 아닌 것이다.
오로지 내 셈 판 두들기며 판단하고 행동할 일이라 하겠음이다.
우리 각자는 그리 그렇게 살 일이다.

특히 관료, 위정자의 말은 더욱 더 우선은 믿지 말아야 한다.
오직 자신의 셈법에 기대어 판단할 일이다.

伯成子高不以一毫利物,舍國而隱耕。大禹不以一身自利,一體偏枯。古之人損一毫利天下不與也,悉天下奉一身不取也。人人不損一毫,人人不利天下,天下治矣。
(列子 楊朱)

“백성자고는 한 올의 터럭일지라도 그로써 남의 이익을 도모하지 않고,
나라를 버리고 숨어 살면서 농사를 지었다.
대우는 한 몸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구하지 않고,
한 몸의 반을 못 쓰게 되었다.
한 올의 터럭을 덜어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어도 내주지 않았고,
천하를 모두 다 한 사람에게 바쳐도, 취하지 않았다.
사람마다 한 올의 터럭도 손해를 보지 않았고,
사람마다 천하를 이롭게 하지 않았어도
,천하가 잘 굴러갔다.”

양주는 철저하니 고독하여,
그래서 더욱 위대하구나.

금자(禽子)란 이가 양주가 말하는 이 뜻을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질문을 이어가자, 양주는 입을 닫아버렸다.
자리에서 물러나온 금자가 맹손양(孟孫陽)에게 말하자,
맹손양은 아직 선생님의 마음에 이르지 못하였다며,
한 말씀 떨구었다.

一毛微於肌膚,肌膚微於一節,省矣。然則積一毛以成肌膚,積肌膚以成一節。一毛固一體萬分中之一物,柰何輕之乎?

한 오라기 털은 살갗보다 작고,
살갗은 사지 한 마디보다 작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한 오라기 털이 살갗을 이루고,
살갗이 쌓여 한 마디를 이룹니다.
한 오라기 털은 본디 한 몸의 만분지일도 아니 되는 것이지만,
어찌 가벼이 여기겠습니까?

앞 인용문에서,
백성자고는 한 올의 터럭일지라도 그로써 남의 이익을 도모하지 않고,
나라를 버리고 숨어 살면서 농사를 지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 서면,
태공망의 일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太公望東封於齊,齊東海上有居士曰狂矞、華士,昆弟二人者立議曰:「吾不臣天子,不友諸侯,耕作而食之,掘井而飲之,吾無求於人也。無上之名,無君之祿,不事仕而事力。」太公望至於營丘,使吏執殺之以為首誅。周公旦從魯聞之,發急傳而問之曰:「夫二子,賢者也。今日饗國而殺賢者,何也?」太公望曰:「是昆弟二人立議曰:『吾不臣天子,不友諸侯,耕作而食之,掘井而飲之,吾無求於人也,無上之名,無君之祿,不事仕而事力。』彼不臣天子者,是望不得而臣也。不友諸侯者,是望不得而使也。耕作而食之,掘井而飲之,無求於人者,是望不得以賞罰勸禁也。且無上名,雖知、不為望用;不仰君祿,雖賢、不為望功。不仕則不治,不任則不忠。且先王之所以使其臣民者,非爵祿則刑罰也。今四者不足以使之,則望當誰為君乎?不服兵革而顯,不親耕耨而名,又所以教於國也。今有馬於此,如驥之狀者,天下之至良也。然而驅之不前,卻之不止,左之不左,右之不右,則臧獲雖賤,不託其足。臧獲之所願託其足於驥者,以驥之可以追利辟害也。今不為人用,臧獲雖賤,不託其足焉。已自謂以為世之賢士,而不為主用,行極賢而不用於君,此非明主之所臣也,亦驥之不可左右矣,是以誅之。」

이것 내용을 추리면 이러하다.

동해에 광율, 화사란 자가 있었다.
이 사람들은 천자의 신하가 되지 않고, 제후를 벗 삼지도 않고,
밭을 갈면서 홀로 살아가니 다른 사람으로부터 구하는 바가 없다.
벼슬 구하지 않고, 그저 농사에 힘 쓸 뿐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태공망은 사람을 시켜 그들을 잡아 죽였다.

이 소식을 들은 주공단은 놀라, 
급히 파발을 띄어 까닭을 물었다.
그러자 태공망은 이리 답했다.

저리 살기에, 제가 신하로 삼을 수도 없고, 부릴 수도 없습니다.
상벌로써, 권하거나 금할 수도 없습니다.
비록 저들이 현명하다한들, 저에게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습니다.

작위, 봉록, 상, 벌,
이 네 가지로 저들을 부릴 수 없다면,
제가 군주가 될 수 없습니다.....

부겸이처럼 통계를 구부려 현실을 그려내고,
이를 믿지 않는 이들을 눈을 부라리며 겁박하고, 잡아 족치며,
제 도당들의 안위를 돌보는 것이,
관리의 뼛속까지 스며든 생각이다.

만약 나 같은 이가 주나라에 살았다면,
아마도 태공망이 달려들어 나를 해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세상은 내가 아무리 씨부렁거려도,
감히 저들이 나를 어찌 할 수 없다.
좋은 세상이다.

근래 새로 신설된 농민기본소득이라는 것을 신청하라는 것,
용케 내 귀에까지 들려 관서에 들렸다.
나는 이곳 사람들과 깊게 교류를 하지 않는 바,
시중에 돌아다니는 정보에 어둡다.
우라질, 무엇이 그리 복잡한지?

사전에 주민등록 등본, 농업경영체등록증 서류를 챙겨야 하고,
쉼 없이 신청서에 무엇인가 적어내어야 했다.
책상이 놓여 있는 홀은 어둡고, 눈은 따라 침침하고,
적는 내내 부아가 솟아올라,
급기야, 곁에 있는 직원에게 역정을 내었다.

알량한 푼 돈 던져주면서,
이것 뭐 농민을 거지로 아느냐?

신청서에 적는 것은 이미 농업경영체 등록할 때 다 확인한 것이다.
전자정부 운운하며 자랑질을 할 때는 언제고,
지금 60~70년 행정을 되풀이 하고 있다.

지금 경기도 농민 연령이 50대 중반을 훌쩍 넘는다.

(※ 출처 : kyeongin)

나이 많은 농부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서류 작성하느라 곤욕을 치루고 있었다.

무슨 똥개 훈련을 시키는 것도 아니고,
똑같은 이 짓을 분기마다 하여야 하겠음인가?
어두운 곳에서 푼 돈 받겠다고,
서로들 머리를 맞대고, 서류 작성하느라 부산을 떨고 있자니,
부아도 나지만,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이 몹시 더럽혀졌다.
농민이 그리 하찮게 여겨지든?

hard-copy에서 soft-copy로 넘어간 지 한참 전이다.
농업경영체 관리 관서는 국가다.
저런 따위의 일은 전자 문서 정보 공유케 하면,
모두 취합, 정리하길, 전산직원 동원하여,
하루 나절이면 프로그램을 만들고도 남는다.

공연히 자신들이 관리하는 서류를 떼어야 하고,
나이 많은 농민들이 수능 시험 보듯,
눈을 부비며 이미 확인이 된 사항을,
거푸 서류 작성을 또 하여야겠음이며,
나중에 종이에 적힌 것 정리하려면,
직원은 또 얼마나 수고를 하여야 하겠음인가?

종이 서류에 의지하고 있는 구태를 못 벗어난 일본 정부 욕하더니만,
이곳은 일본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저들은 절대 자발적으로 나서서 일을 꾀하지 않는다.
그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뿐이다.
실제 내가 왜 이리 사람들을 고생시키는 것이냐?
이리 말하였더니,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 뿐이란다.

그래 장을 조져야 하는 것이다.
장에게 월급을 많이 주는 것은,
펜대 굴리고, 현장 땀나게 뛰어 다니지 말고,
이런 현장 사정을 미리 앞서 헤아려,
적절한 방책을 주선하고, 인사를 배치, 명령하여,
인민들의 삶을 편안케 하라는 것이다.

그저 회전의자에 앉아,
신문이나 종일 뒤적이라고 게에 앉힌 게 아니란 말이다.

viewsnnews란 언론 매체가 있다.

여기 댓글 란을 보면,
어떤 기사이든 빠지지 않고,
기사와는 전혀 관련도 없는 자기 주장에 불과한 것을,
내리닫이 너댓 개 이상 거푸 다는 인간이 있다.

저 곳 사람들은 이들을 일러,
알바 도배장이, 개독 도배충이라고 부른다.
혹자는 저들의 출현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10년이 넘는다 하는 이도 있지만,
하여간 대단한 업력을 자랑하는 이들이다.

(※ 출처 : viewsnnews
          활동량으로 보아, 밥 먹고 오로지 댓글만 달아도 시간이 부족할 듯하다.
          이곳 회사 측에서는 그 동안 방치하고 외려 즐기는 인상이었다.
          댓글란이 분주해지면, 일응 성가(聲價)가 난 곳으로 오인될 수도 있으리라.
          그러다 요즘 독자들의 원성으로 좀 단속을 하는 양 싶은데,
          그래도 그 수비망을 뚫고 출몰하기도 한다.
          저들이야말로 양주의 터럭을 배운 이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양주를 제대로 배웠다면, 절대 저리 염치없는 짓을 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무엇이건 간에, 배움이란 철저함에서 성패가 갈리며, 도의 성패도 결정된다.)

자자,
다시 돌아와 선다.

사람은 말이다 다 제 셈법으로,
이 거친 세상을 노 저어 갈 뿐인 것이란 말이다.

김부겸도 제 앞가림하기 위해,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며,
저리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이요,
저 관서의 직원도,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을 할 뿐인 것이다.
도배쟁이 역시 제들 신념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今世皆曰「尊主安國者,必以仁義智能」,而不知卑主危國者之必以仁義智能也。故有道之主,遠仁義,去智能,服之以法。

오늘날 모두 말하기를,
군주를 존중하고 나라를 안정되게 하는 자는 필히 인의와 지능으로써 한다고 한다.
그러나 군주를 비하하고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자도,
반드시 인의와 지능으로써 한다는 것을 아지 못한다.
그러므로 도를 아는 군주는 인의를 멀리하고, 지능을 버리며, 법으로써 따르게 한다.

인의로 대하여 인의를 따를 사람은,
애초부터 시키는 대로 하고 녹이나 받아먹고 말겠다는,
안일한 자세로 살아가지 않는다.
혹간 실수를 하였다한들 바로 잘못을 바로 잡아 고친다.

하지만 인의로 대하였다한들 인의를 따르지 않을 사람은,
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遠仁義,去智能,服之以法。
따라서 도를 아는 이는 인의와 지능을 버리고 법에 의지한다.

그런즉 악인을 다스리고자 할 때,
인의로써 바로잡고자 하는 방법은 현실 정합성이 사뭇 떨어진다.
게다가 혹간 한 두 번은 통하여도,
항구적으로 의지할 바가 되지 못한다.
애오라지 법으로써 규율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내 뜻과 다르면,
정치인에게 표로써 응징하고,
도배쟁이는 업무방해를 이유로 소를 제기할 일인 것이다.

나는 천하만민이 각자 이런 자세로 살아간다면,
이내 저 양주가 지향하였던 세상이 절로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 참고 글 : ☞ K-방역의 실패)

(※ 참고 글 : ☞ 장탕과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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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 2022. 3. 26. 1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