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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과 관상

상학(相學) : 2022. 11. 14. 19:44


세상 사람들은 성형하면 팔자가 고쳐질꺼라 생각하는 이가 많다.
그러하기에 계집사람들은 성형하기 위해 계를 들고,
급기야 제 어미 은비녀, 아비의 소를 훔쳐 달아나,
기어이 칼잡이에게 제 몸을 맡긴다.

가령 말이다.
허름한 차 껍데기를 바꿨다 치자.
차의 속도가 빨라졌는가?
힘이 좋아졌는가?

성형은 이와 같음이라,
제 명운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는 없는 법.
다만, 자존감이 높아질 수는 있으리라.

나라면, 거죽 모습 안을 훤히 들여다보기에,
아무리 칼로 저미고, 깎아내어도,
쉬이 그 본색 정체를 속일 수 없으리라.

面相不如骨相 骨相不如心相

관상은 골상과 같지 못하고,
골상은 심상만 못하다 하였다.

얼굴 살가죽만 찢고, 째고, 빌려 붙이며 요살을 떨어도,
그 아래 骨相은 여전한 것.
이는 마치 산과 같아서,
아무리 나무를 바꿔 심어도,
산의 골격, 지형이 이뤄내는,
본원적 地靈의 기운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진정 성형하여 명운을 바꾸려면,
지 아비, 어미를 바꾸든가,
집안 기둥뿌리까지 쑥 뽑아내,
만금을 들여 아예 뼈까지 깎고, 붙일 일이다.
하지만, 骨相不如心相이라,
골상을 아무리 바꾼다 한들,
어찌 마음까지 바꿀 수 있으랴?

山不在高,有仙則名;水不在深,有龍則靈。

산이 높지 않더라도, 신선이 거한즉, 이름이 나고,
물이 깊지 않더라도, 잠용이 숨은즉, 영검스러운 법.

아아, 세상 사람들은 심지가 굳지 못하여,
사소한 일에도 쉬이 놀라고 두려워함이라,
중생의 삶이란 가엽기 그지없어라.

내 두어 가지 이야기 더 풀어내어,
마지막을 꾸미며 그치련다.

배도환대(裴度還帶)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裴度, 출처 : 圖片來自網絡)

裴度少年時被術士謂面相不佳,後來有一次在香山寺撿到一條玉帶,知道是一個姑娘爲了替父親贖罪而預備的,不慎遺失,就慷慨地還給了她。此後再見術士,謂他面相大有改變,當得富貴壽考,後來果然應驗不爽。

배도가 소년 시절,
술사가 그의 관상을 보더니 과시 아름답지 못하구나 했다.
후에 배도는 향산사에서 옥대를 하나 주었다.
알고 보니 이 옥대는 처녀 하나가 아비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로되,
부주의하여 잃어 버린 것이었다.
배도는 아낌없이 이를 그 여자에게 돌려주었다.
후에 술사가 다시 배도를 만났는데,
그의 관상이 크게 변한 것을 두고는,
부귀영화와 장수를 누리겠구나 말했다.

관상이 변했다는 것이다.

‘有心無相,相隨心生;有相無心,相隨心滅。’

‘마음이 있어도 상이 없으면, 상이 마음을 따라 생기고,
상이 있어도 마음이 없으면, 상은 마음을 따라 멸한다.’

아아,
고인들의 말씀은 이리도 그릇됨이 없구나.

배도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주 흥미롭다.
원래 제대로 하자면 관상학적으로 따져,
전후 바뀌는 이야기를 보태야 찰진데,
이는 전문 영역으로 들어가야 하는 바, 이 자리에선 삼가련다.

이것 이야기로 꾸미면 허영만의 관상 못지않게,
자미가 진진, 흥행도 기할 수 있을 터다.
배도 이야기는 본토에서 실제 극으로도, 글로도 많이 지어지곤 한다.

끝으로 여곤(呂坤)의 신음어(呻吟語)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를 소개해둔다.

有相予者,謂面上部位多貴,處處指之。予曰:“所憂不在此也。汝相予一心要包藏得天下理,相予兩肩要擔當得天下事,相予兩腳要踏得萬事定,雖不貴,子奚憂?不然,予有愧於面也。”

“관상을 보는 이가 하나 있어 나(呂坤)의 관상을 보았다.
얼굴 여러 곳을 가리키며 귀한 상이 많다고 지적하였다.
그러자 내가 이리 말하였다.

‘내가 우려하는 바는 귀하고 아니 하고가 아니다.
그대가 내 마음을 본다면, 응당 천하의 진리가 다 담겨져 있으며,
그대가 내 양 눈썹을 본다면, 응당 천하의 큰일을 다 담당할 것이며,
그대가 내 양 다리를 본다면, 응당 만사를 착실히 수행할 수 있으리란 것을 안다.
비록 귀한 상이 아니라도, 그대가 어찌 염려할 일인가?
그렇지 않다면(실제가 마음과 다르다면), 그야말로 내 얼굴에 부끄러울 것이다.’”

그러하기에, 옛 고인들은 이리 말씀하고 계심이라.
과히 천하의 절창이라 하겠음이다.

有心無相,相隨心生;有相無心,相隨心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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