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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것, 날것, 칠것

소요유 : 2023. 7. 27. 12:44


물것, 날것, 칠것 

자고 일어나 거닐면 거미줄이 앞을 가로막고,
척하니 머리, 가슴 등에 들러붙는다.

낮에 아무리 치워두어도 이들은 수시로 거미줄을 치며,
심망구식(尋網求食)이라,
거미줄을 쳐놓고 먹이를 구한다.

저 높은 곳에 어찌 그물을 칠 수 있는가?
그들이 그물 치는 선수라 한들 단박에 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적당한 곳에 올라 허공 중에 줄을 뿜어댄다.
그러다 풀잎도 좋고, 나무줄기도 좋다.
어디 하나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이를 디딤돌 삼아 재차 위로 오르며 거미줄을 결구해나간다.

그래 걷다 보면 아직 채 익지 않은 거미줄이 허공중에,
마치 솜사탕 실처럼 날아다니다가 몸에 달라붙기도 한다.

이것 아직 잠이 채 깨지도 않은 채 막 일어난 이에겐,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다.
몸에 닿는 것이 느껴지면 바로 걸음을 멈추고,
살살 뒤로 물러나야 한다.
너무 급하게 서두르다 끈끈한 점액질 줄이,
함께 엉겨 붙어 따라오면 낭패다.
이것 자주 당하다 보면 요령이 생겨 용케 피할 수 있으나,
매번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 허공중을 막대기나 손으로 휘휘 저으면 앞으로 나아가며,
혹 있을 줄 모르는 거미줄을 연신 거두어야 밖으로 나설 수 있다.

허공이라 마냥 텅 빈 곳이 아니다.
특히 여름철엔 날것, 물것이 마구 날아다닌다.
그러니 거미가 연신 거미줄을 치며 이들을 상대로 활동하는 것이다.

사람에겐 파리만 하여도 참을 수 있다.
개중엔 쫓아도 성가시게 들러붙어 간지럽히는 녀석도 있으나,
모기에 비할 것이 아니다.
서서히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나타나 사람을 괴롭힌다.
톱날 같은 것으로 살갗을 썰고, 빨대를 꽂고 피를 빨아먹는다.

(출처 : podbbang)

빈대, 벼룩, 이 따위는 이제 우리 주위에서 거의 사라져 버렸지만,
유독 모기만은 우리 가까이에서 마냥 괴롭힌다.
모기 하나만으로도 이리 성가시고, 고통스러운데,
옛 선조들은 어찌 살았을까나?

일신이 사자하니 물것 계워 못 살리로다. 
피개같은 가랑니, 보리알 같은 수통니, 잔벼룩, 굵은 벼룩, 뛰는놈, 기는놈에 비파같은 빈대, 삿기 사령같은 등에, 어이 갈따귀,사마귀,쎈바퀴, 누른바퀴,바구미,거저리,부리뾰족한 모기,살찐 모기,야윈모기,그리마,뽀록이,주야로 빈틈없이 물거니 뜻거니 쏘거니, 심한 당비루에 어려워라, 
그 중 차마 못 견딜손 오뉴월 복더위에 쇠파린가 하노라

(해동가요, 청구영언?)

허공은 그저 빈 곳이 아니다.
수많은 생령들이 저마다의 재주로 힘껏 살아가고들 있다.
허나 가만히 살펴보라.
모두는 모두를 질료로 삼아 제 몸을 부지하고 있는 것이다.
타자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목숨을 거꾸러뜨리고,
일용할 양식으로 삼고 있지 않은가?

거대한 윤회의 수레바퀴가 굴러가고 있는 허공장(虛空藏).

『嗚呼嗚呼!世間眾生,極受諸苦,所謂生老及以病死,兼復受於種種苦惱,展轉其中,不能得離。云何不求捨是諸苦?云何不求厭苦寂智?云何不念免脫生老病死苦因?我今於何得空閑處,思惟如是諸苦惱事?』

왜 중생은 이리도 극심한 고통 속에 시달려야 하는가?
種種苦惱라,
개체별 쉼 없이 고통이 따를 뿐 아니라,
개체 간에도 연이어 고통을 서로 상속하고 있음이다.
이 연환쇄(連環鎖) 같은 고통은 쉬이 벗어날 수 없다.
 
嗚呼嗚呼!世間眾生,極受諸苦

싯달다는 묻고 있음이다.

‘왜 이런 고통을 여의려 하지 않는가?’
‘생노병사의 苦因으로부터 벗어나려 하지 않는가?’

道不足則用法,法不足則用術,術不足則用權,權不足則有勢,勢不足則反權,權反術,術反法,法反道,道則無為而自化也。術者人君之密用,群下不可妄窺;勢者制物之利器,群下不可妄為。君有術而臣得窺,非術之奧者;君有勢而臣得為非,勢之重者。要在先正名分,不相侵奪,然後術可施而勢可專也。
(南華真經義海纂微)

“도(道)가 부족하니 법(法)을 쓰고, 법(法)이 부족하니 술(術)을 쓰며,
술(術)이 부족하니 권(權)을 쓰며, 권(權)이 부족하니 세(勢)가 있는 것이다.

세(勢)를 쓰는 즉, 권(權)으로 돌아가며, 권(權)을 쓰는 즉, 술(術)에 돌아가며,
술(術)을 쓰는 즉, 법(法)으로 돌아가며, 법(法)을 쓰는 즉, 도(道)에 돌아간다.
(※ 이 부분은 다음을 상기시킨다.
   故失道而後德,失德而後仁,失仁而後義,失義而後禮。
   (老子, 道德經)
   “도(道)를 잃은즉, 덕(德)이 나타났고, 
    덕(德)을 잃은즉, 인(仁)이 나타났으며,
    인(仁)을 잃은즉, 의(義)가 나타났고,
    의(義)를 잃은즉, 예(禮)가 나타났다.”)

도는 무위자화(無爲自化)인 바라.
술이란 군주의 비밀 쓰임인 것이라, 아랫사람이 망령되이 엿보아서는 아니 된다.
세란 사물을 통제하는 이기임이라, 아랫사람이 망령되이 쓸 수 없다.
군주가 술이 있되 신하가 엿볼 수 있으면, 술의 비밀스러움에 맞지 않다.
군주가 세가 있되 신하가 이를 자기를 위해 쓴다면 세의 중함에 어긋난다.

요는 먼저 바른 명분이 있어야 된다.
서로 침탈하지 않은 다음이라야, 
술을 펼 수 있으며,
세를 전속적으로 부릴 수 있다.”

權이 없으니 재력으로 또는 권세가 등에 업고,
별별 패악질을 서슴지 않고 있는 짓거리,
당금의 현실에서 우리는 가까이 지켜보고 있다.

고속도로가 구부러지고, 
통장 숫자가 마구 깨춤을 추지 않던가?

항차, 權을 잡으면 그 행악질이 어떠하겠음인가?

道法術權勢

차서로 말단에 이른다.
허나 말단조차 군주가 부릴 것이지,
(※ 여기선 이리 말하고 있으나,
오늘은 성인으로 풀어 일반화하는 게 마땅하다.)
소인배들이 가지고 놀아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들은 통치(공익)가 아니라 사익을 위해 장난질을 치기 때문이다.

도뿐이 아니라 법술권세 역시 소인배가 가지고 함부로 놀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만약 이들을 손아귀에 쥐고 좌판 벌려 장사하는 이가 만약 소인배라면,
자칫 천하에 亂의 씨앗을 뿌리는 위험한 일이 될 것이다.

부처는 도를 이루고 해탈하였으나,
중생은 그러하지 못하고 있은즉,
道法術權勢
계서(階序)의 말단인 權勢부터라도 우선 잘 단도리를 하여,
소인배들이 전단(專斷)하지 못하도록 깨어 일어나,
힘을 모으고, 바른 질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 간밤 물것에 한참 뜯기고 일어난 오늘 아침 記 -


※ 계피가 모기 쫓는데 좋다하여 한참 실험하였으나 이것 별 효험이 없었다.
근래엔 박하가 효험이 있다하여 알콜수를 만들어 사용해보았으나 아직은 미지수다.
헌데 이번엔 후추에 들은 이카리딘 성분이 효과가 좋다는 정보를 입수하였다.
시중 약품은 7% 정도 들었다 한다.
이것 고하 간에 나머지 성분을 검토하니 모두 화학약품이다.
마땅치 않다.

하여 통후추 1kg을 구입하였다.
이것이 도착하면 실험을 해보련다.
그 결과가 좋으면 여기 기록해두련다.

나는 홈매트(리퀴드형은 실패, 매트형은 성공)를 어쩌다 쓰긴 하지만,
화학제 성분을 우려하여 할 수 있는 한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이것을 켜면 확실히 효과를 보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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