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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五的月亮

상학(相學) : 2023. 12. 29. 15:30


앞에서 聽聲辨人 즉 성문으로 인물을 감별하는 법을 말하면서,
聲氣, 聲華, 聲勢, 聲情
가장 중요한 네 가지 평가 요소에 대하여 말하였다.

李俊錫이 감히 노회찬(魯會燦)을 거론하며 울먹이기까지 하였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울화가 치밀어 이 글을 더 보태려 나섰다.
노회찬은 상학에선 甕聲甕氣라 항아리에서 울려나오는 목소리로 본다.
제일 좋은 것은 쇠북 종소리를 으뜸으로 치나,
이 정도면 장수나 국권을 거머쥐는 인물상에 당한다.
甕聲甕氣를 민간에서는 사나운 표범이 우는 소리로 빗대나,
상학에선 聲清音響이라 하여, 울림이 있는 모습 중 하나로,
쇠북 종, 그리고 옹기 소리를 좋게 본다.
종이나, 옹기에서 나는 소리는 울림이 있다.
그래 장중하고 깊다.

여긴 저 관음이나 지장보살과 같은 중생을 향한 가없는 원력(願力)과 자비의 마음이 스며있다.
그저 목청 올려 왱왱거리는 李俊錫류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노회찬 고인은 聲華로 본다면, 꽃과 같다.
왜 그런가?
聲氣, 聲勢는 정량분석 요소라면,
聲華, 聲情은 정성분석 평가 요소인데,
聲華는 목소리가 그저 듣기 좋다 나쁘다 하는 외양의 척도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질적 깊이나 내용을 살펴 따지는 요소이다.
고인은 언제나 인민의 행복과 안녕을 염려하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였다.
부패 세력을 염오하여 물리치고, 바른 세상 구현을 위해 헌신하였다.

고인이 돌아가시자 그만 흥이 다 파하여 더는 정치판 돌아보기도 싫어졌다.
나는 평생 진보, 녹색당 등 가치 지향 정당에 표를 주었다.
세(勢)가 고단하다고 남들은 다 외면하지만,
농부가 묘를 키우는 심정으로 그들을 지켜보며 응원하였다.

하지만 심상정이 조국을 빨아대자 그만 오만정이 다 떨어져 투표하지 않기로 작정하였다.
평생 지킨 지조를 일순 다 팽겨쳐버린 그가 밉다.
지금 정의당은 차, 포 다 떨어지고 낭자당으로 급전직하, 그저 숨만 헐떡거리며,
잔명을 이어가고 있다.
떠나버렸지만, 가끔씩 들리는 소식만으로도 나 역시 숨이 가쁘다.

아아,
그저께 밤 그리 바깥이 훤하더니만,
그야말로 十五的月亮이라,
달님 모시고 노회찬 그님을 생각하였다.
그가 그립다.

(출처 : 圖片來自網絡)

생전 그가 입을 열어 말하면 떨기 꽃처럼 천지를 수놓았다.
불경을 보면, 부처가 설할 때 걸핏하면 하늘에서 만다라(曼陀羅)가 비처럼 떨어진다.
이것은 그저 비유가 아니라, 꽃비가 우주 전체로 침윤하며, 일순 불국토로 화한다.
마찬가지로 뜻이 깊고, 사랑이 넘치며, 의지가 강한 이가 말하면,
우주 역시 이에 화답하여 저르르 떠는 것이다.
그러한즉, 어찌 꽃비가 내리지 않을쏜가?

빵을 만드는 이도 명인은 하찮은 밀가루로 꽃빵을 만들어내지 않던가?
여인이 고운 손 놀려 수를 놓을 제, 문득 헝겊 위에 꽃이 피어나지 않던가?
아아, 소맷자락 한번 휘 내저을 제, 새와 나비가 따라오고,
입술 오므려 말을 떨구어낼 때, 꽃비가 내리지 않을 도리가 없음이다.
이 경지가 느껴지는가?

보아라, 언제 한 번이라도 李俊錫이 진심으로 인민을 걱정하고,
나라 안위를 염려하며 국가 대계를 논한 적 있던가?
그저 정파정략에 따라. 권력 좇아 얄팍한 술수만 부리지 않았지 않은가?
그러한 이가 감히 노회찬을 팔아먹고 있음이더냐?

개똥을 비단 보자기로 싸는 격이로다.

새파란 나이에 닭가 키드가 되었다는 것만 보아도,
그의 가슴에 품은 탐심의 연원을 바로 알 수 있다.
韓東勳이라 다를쏜가?
한평생 죄인을 잡아 족치며 살던 푼수로,
이젠 권력의 시녀가 되어 屈枉正直하며,
공의를 저버리고서야 어찌 하늘의 저주를 피할 수 있으랴?
그런즉, 저들의 말을 두고 꽃비가 내린다고,
머리 조아리고 입 터는 이들이야말로
공화(空華), 헛눈꽃(眼花)을 보고 있음이라.
눈깔에 명태 껍질 붙였음인가, 백내장이라도 걸렸단 말인가?

李俊錫이 탈당 기자회견에서,
월륜(月輪), 월신(月新)을 보름달과 초승달로 말하던데,
그 뜻은 가닿는다 하겠지만, 그저 滿月, 新月로 해야,
그가 죽 나열한 말 틈에 필요한 명사가 된다.
(月을 앞에 두려면, 明亮내지는, 十五的月亮, 月牙라는 식으로,
전후 병립 구조로 얽어야 그 뜻이 두 기둥처럼 든든 아름답다.)
명사가 필요한데 서술어를 갖다 부리니 영 어색하기 짝이 없다.
담장을 쌓는데 벽돌을 가져다 놓아야 하는데,
하루 이틀 미장이 옆 조수 노릇 하며 배운 실력으로 메줏덩어리를 끼워 넣는 격이라 할밖에.

내 그래 주위 어린 아이들에게 이르곤 한다.
‘한자든 영어든 잘 모르면 섣불리 나서서 말하지 말라.
그냥 곱다시 입 꼭 봉하고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만,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대가는 금방 밑천이 드러나며 외려 업신여김당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거든 바로 사전 펴고 옳게 알아내 익히거라.'

李俊錫이 양두구육을 말하고, 곧잘 사자성어를 꾸어다 제 말을 치장하기 바쁘다.
이런 것을 일러 호가호위한다고 한다.


虎求百獸而食之,得狐。狐曰:「子無敢食我也!天帝使我長百獸。今子食我,是逆天帝命也。子以我為不信,吾為子先行,子隨吾後,觀百獸之見我而敢不走乎?」虎以為然,故遂與之行。獸見之皆走。虎不知獸畏己而走也,以為畏狐也。
(戰國策)

“호랑이가 각종 짐승을 구하여 그를 먹으려 하였다.
(호랑이가 이제 막) 여우를 잡았다.
여우가 말한다.
‘그대는 감히 나를 먹을 수 없다.
천제가 나를 백수의 왕으로 삼았음이라.
이제 그대가 나를 잡아먹으면, 이는 하늘의 명을 거역하는 일이니라.
그대가 나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내가 먼저 앞설 터니, 그대는 내 뒤를 따르라.
백수가 나를 보고는 어찌 도망을 가지 않으랴?’

호랑이가 그럴 상 싶어,
그를 앞세워 따라가 보았다.
짐승들이 이를 보고서는 모두 도망을 가더라.
호랑이는 짐승들이 자신을 두려워하여 도망가는 것을 아지 못하고서는,
다만 여우를 두려워하는 줄 알았더라.”

호가호위(狐假虎威)란 고사의 출전이 바로 이 전국책이 되겠다.
여기 가(假)란 빌린다는 뜻이다.
하니까 여우(狐)가 호랑이 위세(虎威)를 빌린다는 말이다.
저들이 연출하는 오늘의 이야기 구조에서도,
여우가 권력, 종교, 과학, 선배(노회찬), 사자성어의 위세를 빌린다는 것이,
다시 충실히 재현되고 있음을 우리는 목격(目擊)하게 된다.

그럼 여우는 왜 저 짓을 벌이는가?
그것은 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함이 아니더냐?
설마하니 뭇 동무 백수(百獸)를 구하기 위함이랴?
저 이야기 속에서 백수(百獸)는 청맹과니 당달봉사가 아니다.
여우가 무서워가 아니라 다만 호랑이가 무서워 모두 달아난다.
하지만, 오늘 여기 우리네 인간들은 호랑이에게 복속하는 것이 아니라,
여우에게 기꺼이 돈을 갖다 바치고, 제 눈먼 욕망을 한껏 불사른다.

쥐빠, 닭빠, 달빠, 개딸 .... 그리고 혹은 그대 당신들

전국책의 백수(百獸)보다 더 못난 모습이,
그리고 여기 우리 이웃들에게서 목도(目睹)되고 있는 것이다.
이 틈에 판 깔아 놓은 주최자 여우는 주체할 수 없도록,
미어터지게 처먹어, 목구멍으로 거꾸로 치올라 죽을 정도로,
수지를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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