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적지수(墨翟之守)

묵가(墨家)의 이상理想, 사물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영화가 여기에 있다.
나는 오래전에 보았지만, 오늘 우연히 발견하였기에 여기 남겨둔다.

영화 묵공墨攻은,
동명의 소설, 만화가 따로 있다.

헌데, 나는 묵수墨守가 아니라, 묵공墨攻이라 이름 지은 것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묵자(墨子) 공수(公輸)편에는 묵자의 전쟁관이 극명하게 그려져 있다.
저들은 평화주의자임이라, 전쟁을 먼저 일으키지 않고,
침략을 당하는 자의 편에 서서,
이를 막아내는데 집중한다.
이를 묵적지수(墨翟之守)라 이른다.

싸움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구하려 부득이 싸울 뿐이다.

그런즉 수비술이 고도로 발달하게 된다.
본디 묵가는 목수 등 공작에 일가견이 있는 자들의 집단이다.
그리하기에 수비 전략 자원을 만드는데 뛰어난 재주를 보지하고 있다.

묵가는 법가와 더불어,
진나라 천하통일의 초석이 된다.
하지만, 통일 후, 이들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이둘의 엄정함이란 여느 백가와는 결이 다르다.
통일의 동력으로썬 그 기능 효가 발휘되었지만,
통일이 완성되자, 저들의 역할은 과소평가되고 만다.
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들의 사상을 검토해가면,
흥미가 배가되고, 공부가 깊어지리라.

각설,
스스로 영화를 보며,
저들의 평화를 향한 염원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