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새옹지마(塞翁之馬)

소요유 : 2025. 8. 27. 12:29


'호재는 악재의 얼굴을 하고서 나타난다.'

어떤 이가, 국힘 대표로 장가가 뽑힌 사태를 두고 이리 말했어.
그러면서 이를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하고 있더라.

한동훈에겐 호재란 뜻이야.
지금까지는 분당을 하기도 아니 하기도 애매하였는데,
이젠 상호 명분을 획득했으니,
외려 행동이 자유로와졌다는 것이야.

난, 걸핏하면 대중들이 새옹지마를 차용하고 있지만,
실인즉 대개는 새옹지마의 본 뜻을 잘못 알고 있는게 안타까웠어.
이번 경우에도 마찬가지지.
그래 새옹지마와 관련된 뜻을 다시금 새겨보려 해.

내 글을 읽고 앞으로는 새옹지마를 함부로 남발하지 않길 바래.
또한 새옹지마의 뜻을 바로 새길 수 있다면,
사물을 대하는 태도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달라질 수 있으리라 기대해.

그가 말한 이 명제가 옳다면,
'악재는 호재의 얼굴을 하고서 나타난다.'라는 명제 역시 이와 양립할 수 있지.
새옹지마 또한 이 둘을 모두 포섭하고 있어.

화복은 상생하는 것.
어느 하나가 옳다 할 수 없지.

夫禍福之轉而相生이라,
무릇 화복이란 서로 변전하여 생한다.
此何遽不為福乎?
此何遽不能為禍乎?

아아,
化不可極,深不可測也
화, 복이란 변화무쌍 지극하여 거죽으론 그 깊이를 측량키 어려운 법.
모두들 변고라 하지만 그게 복이 될 수도 있고,
모두들 희소식이라며 시시덕거리지만 그게 곧 화인 줄 어찌 알랴?

새옹은 세상 사람들이 짓까불며,
화라 하고, 복이라 이르지만,
그저 담담하니 應萬하며 기다릴 뿐이다.

범인들은,
그 뜻을 모르고,
모두들 禍를 福series로 엮어대며,
희희낙락할 뿐인 것을.
이것 새옹의 태도와 완전히 배치되거든.

마치 헤겔의 미네르바의 부엉이처럼,
역사가 모두 끝난 다음에야 시대를 이해할 수 있듯.
당장 펼쳐진 현실 속의 화, 복이란 당시로선 쉬이 완증하기 어렵다.
새옹지마에 나오는 차탄의 말씀처럼.
此何遽不為福乎?
此何遽不能為禍乎?
'이것이 어찌 갑작스레 복이 되지 않겠는가?
이것이 어찌 갑작스레 화가 되지 않겠는가?'

그런즉, 저 변방에 사는 새옹은,
執一而應萬이라,
그저 사물의 근원을 지긋이 꿰뚫으며 만상의 돌아가는 모습을 관조할 뿐인 것을.

하지만, 새옹이나 미네르바의 부엉이나 결코 지혜롭다 할 수 없다.
결과를 기다리고 나서야 사태의 진상을 안다면,
언제나 현재는 이연된 미래에나 평가, 확인되고 말 터이니,
새옹처럼 그저 미래의 화복에 명운을 맡기고 기다릴 수밖에 없지.

이런 태도를 견지하는 한,
예측(forecasting)도 일어날 수 없고, 전망(prospect)도 할 수 없지.

그가 새옹지마 운운하며,
화를 두고 복이라 하고 있기에,
한마디 보태보았어.
화를 두고 복이라 하는 것은 새옹의 태도가 아니거든.
화복을 인과율에 구속된 선행 사건(antecedent) - 후속 사건(consequent)의 관계로 보는 게 아니야.
새옹은 판단중지에 가까와.
거의 회의론자라 하겠어.
이런 점에서 밤에만 나는 미네르바의 부엉이와 같지.

그가 하는 작업은,
예측(forecasting)의 영역 가운데 판단적예측(judgmental forecasts)이라 할 수 있지.
정주영과 같은 이는 무학이지만, 바로 이 판단적 예측의 성과가 뛰어났지.
하지만, 이런 뛰어난 인물이 아닌 보통의 경우,
판단적예측보다 외려 정량적예측이나, 일정한 규칙 기반의 예측이 성과가 더 높거든.
이것은 보고된 실증 결과가 있어.

일기예보는 바로 이 후자에 속해.
일기예보를 판단적 예측에 맡기면,
미아리 점쟁이처럼 예지력이 뛰어나기 전엔,
오보를 마구 남발하고 말 것이야.
게다가 정량적예측을 하고 있으면,
설혹 오보를 내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
과학의 한계라 우길 수 있으니까.

나처럼 하루에도 여러 번 일기예보를 참고하는 이의 입장에선,
기상청에 있는 자들은 모두 철밥통에 불과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지.
최근에도 강우 예측이 근 2 주 이상 틀렸어.
국정감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믿어.

일반인들은 강우 예보라는 게 별로 중요하지 않아.
하지만 일기예보가 중요한 정보가 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
나처럼 농사 일을 하거나, 건설 등 야외 작업을 하는 이에겐,
강우라는 것은 아주 중요한 정보거든.
기상청 토론 장에 가보면, 오보를 성토하는 글로 도배가 되어 있다시피 하지.

판단적예측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재주가 있다면 좋으련만,
이는 소수의 뛰어난 능력자에게나 가능하지.
현실계에선 정량적예측에 의지하는 게 객관적인 일반적 접근 태도일 수밖에 없어.
하지만 계속 연구, 개량하며 예측 시스템을 발전시키면,
나중엔 예측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

데이타를 모으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평가하며 나아가는 것.
이게 이제까지의 예측 모형의 일반이었어.
하지만, AI는 이런 기대를 아예 접고,
거대한 행렬식 그 수학적 구조에 맡겼어.
그리고 이게 용케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지.
다만, 아직도 이게 왜 그리 뛰어난 성과를 내는지 그 이치를 알아내지는 못하고 있어.
다만 성과가 좋으니 사용할 뿐인 것을.

이는 역설적이게도 마치 새옹의 화, 복에 대한 판단중지로 다시 회귀하고 있다 할 밖에.
대개는 저이처럼 판단적 예측의 유혹에 빠져 있지.
내가 얼마나 잘났는데?
정량적 예측에 매몰되랴?
이런 자만심에 모두 빠져 있을 때,
새옹은 AI를 타고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이야.
이를 執一而應萬이라고 하지.
여기서 一은 AI에서는 수학적 구조일 뿐이고.


새옹은 관조하였지만,
AI는 수학적 모델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였지.
이는 양자간 크게 다른 태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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