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로드킬

생명 : 2010.04.01 23:47


며칠 전 밭에 가는 길,
차도 한가운데 쓰러져 누운 강아지 하나를 발견하다.
나는 비상등을 켜고 내리면서,
따르는 차량에게 수신호를 했다.
그리고는 뒤 트렁크를 급히 열어 재꼈다.
한 켠에서 면장갑을 찾아 꼈다.

강아지를 들어 갓길로 내어가니,
저쪽에서 어미 개가 다가온다.
녀석은 상황을 이미 다 알고 있었음이다.
차량이 무서워 제 새끼한테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야 다가서는 것이리라.

내가 자리를 피해주자 어미는 새끼를 혀로 핥아준다.
하지만 이미 새끼는 절명한 상태다.
어미가 생기를 불어넣어준들,
거긴 암연(黯然)한 침묵 하나가,
선향(線香) 연기처럼 허공을 지나고 말 뿐인 것을.

저 녀석을 위로해줄 틈도 없이 나는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떠나면서 보니 저 어미의 얼굴엔 당혹스런 가운데 슬픔이 번진다.

애별리고(愛別離苦)

사랑하는 것과 이별하는 고통이라니,
아아, 차라리 사랑일랑 하지를 말라.
허나 중생의 삶이란 사랑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것,
때문에 필연적으로 별리(別離)를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에 따라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없는 것.

사랑도 하지말고,
미움도 접어두고,

如水如風
물처럼 바람처럼,

이리 살아야 하는데,
중생의 삶이란 어이하여 이리도 집착, 煩惱만 무성한가?

煩惱即菩提
生死即涅槃

과연 번뇌가 보리(지혜)이며,
삶과 죽음이 같은 것인가?

저 어미 개가 이 말을 들으면,
시름을 잊고 해탈이라도 할 노릇인가?

저 암연한 얼굴 앞에서,

煩惱即菩提

이게 씨알이 먹힐까?
이미 더럽혀질 대로 더렵혀진,
인간의 물음과 답이 아니라,
저 어미 개로부터 답을 듣고 싶다.
가슴이란 동굴 깊숙한 곳으로부터 전음 입밀(傳音 入密)되어 올,
그 진실의 떨림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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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유시인 2010.04.02 22:09 PERM. MOD/DEL REPLY

    로드킬...
    참으로 많은 생명체들이 차에 깔려 죽는다지요?
    납짝하게 눌려 죽는 동물의 주검들....
    가장 참혹한 주검의 모습이라 여겨집니다.

    bongta 2010.04.02 22:39 신고 PERM MOD/DEL

    납작하니 깔린 모습은 정녕 보는 것을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위험한 것을 무릅쓰고 나섰지만,
    조금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가령 경광등을 하나 살까 싶기도 하고,
    또는 안내판을 하나 장만하였으면 합니다.
    그런데 경광등은 불법이 아닐까 여겨지는데,
    나중 한가해지면 조사해볼 요량입니다.

  2. 은유시인 2010.04.04 20:49 PERM. MOD/DEL REPLY

    20여년 전에 좁은 골목길에서 도로위에
    허리 아래쪽으로 납짝하니 눌린 고양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 같아선 구제해줬을 텐데 그때는 너무 참혹하여 그냥 지나쳤습니다.

    저도 20년 넘도록 차를 운전하고 다녔어도 여지껏 짐승을 친 적이 없습니다.
    사실 조금만 조심스럽게 운전해도 사람은 물론 짐승도 치지 않으리라 봅니다.
    한국사람들은 운전대만 잡으면 무법자가 됩니다.
    그런 용기는 어디에서 솟는 것인지....

    bongta 2010.04.06 00:07 신고 PERM MOD/DEL

    제가 운전하는 이들의 행태를 면밀히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 이들에게 이미 이름을 나름대로 붙여두었습니다.
    삽족배(揷足輩), 이선족(二線族), 협액한(挾腋漢), 입수적(入首賊)
    나중 한가해지면 이를 주제로 본글 하나 올리겠습니다.

  3. 아칼 2010.04.05 18:03 PERM. MOD/DEL REPLY

    쓰레기 투척과 관련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찾아와서 이글 저글을 읽어보면서 더욱더 많은 것을 느끼고 가게 됩니다.

    일본에서는 고속도로나 국도를 만들때 생태계가 좌우로 분리되거나 로드킬을 막기위해 하단과 상단에 각종 동물들을 위한 다리나 굴통로를 건설해주고 있다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보도를 꽤 오래전 TV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그위로 조그만 다람쥐들과 족제비들이 이용하고, 굴로는 사슴류와 너구리들이 지나다니더군요.
    로드킬도 로드킬이지만, 사람들의 순간반응에 의해서 동물을 피하기 위해 잘못된 조작으로 대형교통사고도 유발될수 있다고 하니, 꼭 자연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 스스로를 위해서도 방책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쓰레기 투척이나 계속되는 투기와 소음편에서도 느꼈지만, 개인이 할수 있는 것은 작은 실천이고...
    역시나 국가나 단체 기반의 지속적이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게 맞는것 같습니다.

    좋은 글에 많은 감동 받고 갑니다.

    bongta 2010.04.06 00:28 신고 PERM MOD/DEL

    “쓰레기 투척이나 계속되는 투기와 소음 편에서도 느꼈지만, 개인이 할수 있는 것은 작은 실천이고...
    역시나 국가나 단체 기반의 지속적이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게 맞는것 같습니다.”

    역시 주신 말씀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 현장에서 여러 차례 겪은 바에 따르면,
    이들 기관의 관리주체의식은 대단히 미흡한 편입니다.
    ( ※ 참고 글 : http://bongta.com/604 )

    그러하기에 기관을 감독하고 채근할 시민들의 참여가 또 다시 요청되는,
    불행한 현실을 마주치게 됩니다.

    저들에게 관리권을 위임한 것은 저들이 잘나서가 아니라,
    그리 책임을 지고 열심히 일하라고 한 것인데,
    이런 소임을 등한히 하고 있다면,
    저들은 제 밥그릇만 지키기에 급급한 철완(鐵碗)에 불과하지요.

    감사합니다.

  4. 은유시인 2010.04.06 01:54 PERM. MOD/DEL REPLY

    대한민국 혈세의 대부분은 공무원들 먹여살리는데 쓰입니다.
    전산화작업이 완료된지 언젠데
    공무원 숫자는 오히려 늘어납니다.
    제 생각엔 70%이상의 공무원을 그냥 먹여살리는 형국같습니다.
    일을 도통 안하려 듭니다.
    일과시간에 신문이나 보고, 웹서핑이나 하고....
    대부분 간부급들은 결재난에 서명하러 출근하는 인상입니다.

  5. bongta 2010.04.08 01:19 신고 PERM. MOD/DEL REPLY

    제가 최근 공무원 하나를 크게 나무란 적이 있습니다.
    저희 밭 지하에 무단히 수도관로를 개설한 것이지요.
    이를 지적하였더니 담당자란 자가 말하길,

    “그 부분에 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다만, 시골 사회는 원래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수돗물을 못 먹는다.
    도로도 이런 식으로 해서 이용하지 않는가?”

    제가 이를 듣고 크게 나무랬지요.

    “자본주의사회라는 것이 사유재산을 근간으로 하는데,
    국가가 사유재산을 임의로 사용, 수익해도 되는가?
    수돗물을 못먹는다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지금 나를 협박하고 있는가?
    (바로 그 날 수도개설승인을 받았거든요.
    그 때라서야 비로서 침해사실을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소유자의 동의도 득하지 않고 그 누구도 임의 사용, 수익할 수 없다.
    만약 필요하면 차라리 수용권을 발동하여 수용하라.
    아무런 사과도 없이 그런 반공갈로 말을 할 수밖에 없는가?
    명일 이곳으로 와서 제대로 해명하라.”

    그랬더니만,
    두명이 달려왔습니다.
    저들은 저의 일장 연설을 들어야했습니다.

    “왜 사과도 없이 외려 주민을 궁박하는가?
    그런 식으로 십년, 이십년 공무원 생활을 하고나면 후회가 될 것이다.
    왜 그러한가?
    남의 땅을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무단히 국가가 거저 사용/수익해서,
    그래 국가가 만족했다 하자.
    그럼 지주도 만족할까?
    아마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불쾌해 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수십년간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면서 수도를 개설해주었다고 자부심을 가지려면,
    필요한 땅을 가진 지주와 협상을 하거나, 수용을 해서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지 않아야 한다.”

    “재산권이 침탈되면 청구권이 발생한다.
    우리의 경우 방해제거청구권이 우선 발생하고,
    이어 손해배상도 물을 수 있다.”

    이러자,
    그들은 잘못을 시인하고 비로소 사과를 하더군요.
    지역사회를 위해 땅 밑을 양보를 할 수도 있겠지만,
    사전 동의를 얻지 못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대안을 마련해야 저를 제대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저들이 대안을 꼭 마련해놓으라고 궁박하려는데 그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인즉 동의도 받지 않고 임의로 처리하는,
    저런 몹쓸 관행에 제동을 걸고 싶은 것이 더욱 큽니다.
    차후 이곳 공무원들이 보다 합리적인 정책, 집행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것입니다.

  6. 은유시인 2010.04.09 17:57 PERM. MOD/DEL REPLY

    어제 지역신문인 사하신문을 발행했습니다.
    솔직히 지역의 행사관련 기사는 하나도 싣지않은 신문 같지 않은 신문이지요.
    신문에는 온통 제 광고와 제 글만 수록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신문을 이번 선거 입후보자설명회장에서 후보들한테 일일이 나누어 주었습니다.
    대개 아는 이들이라 제 성향을 익히 아는고로 뭐라 말하진 않지만
    읽으면 골 때리는 내용이 제법 많았습니다.
    "개들의 천국"(사하구청 예산낭비를 지탄하는 내용)이란 동화와
    "거짓말탐지기"(하도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유지들을 빗댄 동화)란 동화도 게재하였고
    13명이 저를 상대로 집단 진정해온 내용도 수록하였습니다.
    (그 진정 내용이 모두 허구로 조작된 것임을 밝히는)
    그리고 광고비 떼먹은(3건에 1천만원 가량되는 금액입니다) 놈들 실명으로 "돈 내놔라!"란 제목으로
    크게 대서특필했습니다.
    지역신문이란 지역정의 실현과 행정기관 행포 등을 감시하는 기능을 잘 압니다만,
    14년동안 발행해오면서 그런 사명은 접어둔지 오랩니다.
    제 돈으로 제 노력과 정성을 들여 만든 신문이라 제 기분 내키는 대로 발행하겠다는게 제 주장이지요.
    이렇듯 저는 막나갑니다만, 그렇다고 법에 저촉되게 신문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bongta 2010.04.12 21:44 신고 PERM MOD/DEL

    돈 떼먹은 놈들,
    나쁜 놈들입니다.

    그저께 이란 사람을 불렀습니다.
    제가 시골로 사치하러 내려간 것이 아니요,
    힘이 닿는 한 제 힘으로 농사일을 꾸려야 마땅하나,
    후속 일정상, 시간이 촉박하여 만부득 사람을 불렀습니다.

    그 자 말로는 노임을 떼먹은 한국 사람을 노동부에 제소하였다는군요.
    부끄러운 일이지요.
    이역만리 떠나 몸뚱이 하나 믿고 품 파는 이의 돈을 차일피일 미루며 주지 않는 인간이라니,
    참으로 딱한 인간이지요.

  7. 은유시인 2010.05.04 13:03 PERM. MOD/DEL REPLY

    며칠 전에 그 신문으로 말미암아 두 놈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더라고요.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문을 요구했던데
    절대 수용할 수 없노라 했더니
    현역 부장판사인 중재부장과 4명의 중재위원들로 구성된 중재위원회에선
    조정불합의로 결론을 맺더라고요.
    결론은 제가 그들의 명예훼손 한 것에 대해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여겼던지
    강제 조정을 하지 않고 그리 조정불합치로 결론 내린 겁니다.

  8. bongta 2010.05.06 12:58 신고 PERM. MOD/DEL REPLY

    조정불합치라니 즉 강제조정을 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니,
    이는 제소 내용인 손해배상과 정정보도 요청이,
    무리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군요.

    그 자들과 악연이 깊고도 오래가는군요.
    악연의 상대를 증오로 대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가엽게도 봐줄 수 있습니다.

    저라면 남으로부터 증오의 상대가 아니라,
    가엽게 보여지는 것이 더 자존심이 상할 것입니다.

    한편 악연의 상대를 증오심을 불태우며 마냥 미워하는 것보다,
    가엽게 보아주는 것이 덕스럽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는 기억에서 절제해버리는 것은 어떠할까 싶습니다.

    이향봉스님은 '사랑하며 용서하며' 라는 책을 내셨습니다만,
    사랑과 용서가 좋긴한데 미운 사람에게 이리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지요.
    여기 전곡에 들어와 갈등을 일으킨 자가 있습니다.

    과연 이 자들을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게 될 수 있을런가? 싶군요.
    그 자가 얼마전 저를 찾아왔습니다.
    사실 아닌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늘어놓더군요.
    저는 그런가 하며 그냥 들어주었습니다.
    그의 또다른 속셈법이 또 한번 작동하는 것이련만,
    이미 들켜버린 그의 마음이 제 장중에 사로잡혀 있는 한,
    그의 계산대로 장래가 풀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소인은 이(利)를 밝히는 데 능하나,
    의리(義理)를 중시하는 사람으로부터,
    한번 잃은 신용을 다시 믿어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생각이지요.

    저는 그를 용서를 하였지만,
    그가 다만 가여울 뿐,
    향후 거래의 객체로 대할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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