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 ⅳ
생명 : 2013. 10. 10. 10:53
농원의 일이란 해도 해도 마침이 없다.
오늘은 미뤄두었던 실내 전기 배선을 손질 하는 날이다.
나는 시렁에 보관해두었던 전기부품 박스를 내려 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개구리 한 마리와 말벌이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녀석들이 다 어디로 숨었는가 하였는데,
겨울 살림을 저 박스에서 나려던 모양이다.
일편 반갑기도 한데,
편히 자리를 잡고 긴 잠에 들려던 녀석들을 놀라게 한 폭이니 여간 낭패가 아니다.
박스를 다시 접어 제 곳에 올려두었는데,
녀석들이 다시 돌아올 터인가?
굳이 여기가 아니더라도 농원 안 곳곳엔 숨어 지낼 만한 곳이 많으니,
쉬이 안착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