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새뽕
가새뽕
뽕나무 중 가새뽕이라 불리는 것이 있다.
가새란 곧 가위의 방언이다.
그런즉, 가새뽕이란, 잎이 가위처럼 벌어진 형상을 빗대어 지어진 이름인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출처 : 網絡圖片)
이하에서는 급히 흥미가 이는 가새뽕에 대하여,
한나절 이리저리 공부를 한 자취를 소개하려고 한다.
충분치 않지만, 이리 기록으로 남겨 두련다
다음에 다시 시간이 나면 좀 더 깊이 연구하고 싶다.
이것이 뽕 중에서는 최고란 소리도 있고,
뽕나무의 한 품종인 계상(鷄桑)이 그렇단 말도 떠돈다.
혹자는 계상을 두고 닭발처럼 잎이 갈라진 것이라 하면서,
이를 산뽕이라 지칭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가새뽕이 곧 계상이란 말인가?
하지만,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선 산뽕은 잎이 뾰족하고 길다라고 하니,
(山桑,葉尖而長。)
이를 두고 산뽕이라 할 수 없다고 하겠다.
그러니, 계상을 두고 닭발 모양에서 유래하였다는 말도,
딱히 미덥다 할 수 없다.
헌데, 中國高等植物數據庫全庫 여기엔,
계상을 두고 소엽상(小葉桑) 또는 산상(山桑)이라 하였으니,
산뽕이라 한 것이 틀린 것이라고만 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이게 가새뽕인지는 아직 불명이다.
다만, 계상은 인공재배종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니,
더욱 계상이 산뽕이란 말에 신뢰성이 간다.
소엽상(小葉桑)에 대하여 자세한 정보는,
다음 링크를 따라들면,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 설명에 따르면,
소엽상을 두고 雞桑(河北習見樹木圖說)이라 밝히고 있다.
한편, 잎이 3~5로 갈라진 경우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는 기술이 보인다.
과연 이것으로 추적이 끝났는가?
마지막에, 어느 문서 하나를 더 만났다.
거기, 계상을 구별하는 방법 중 하나로,
엽편(葉片)이 3~5으로 갈라진 것을 들었다.
여기엔 계상을 두고 잎이 갈라졌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즉, 이상을 종합하여, 조심스럽게 추측해보자면,
계상은 소엽상, 산뽕과 동일한 종류라 하겠으나,
이를 두고 닭발 모양을 닮은 것이라 함은, 억측이 아닌가 싶다.
그런즉 계상은 가새뽕과는 다른 종류이며,
본초강목의 설명처럼 잎이 뾰족하고 길며,
소엽상인즉 작은 잎을 가진 것으로 짐작된다.
잎이 갈라지거나, 아니 갈라진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다만, 본초강목에 의지한다면, 소엽에 속한다 하겠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산뽕(山桑) = 소엽상(小葉桑) = 계상(雞桑) ┬ ≠ 가새뽕
┗ = 가새뽕
중국에선 우리나라의 삼계탕(蔘鷄湯)을 빌어,
상엽삼계탕포(桑葉蔘雞湯包)란 이름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한국 제품을 수입한 것이거나, 모방한 것이다.
다만, 아직 뽕잎에 대한 상업적 이미지가 넉넉하기에,
이리 뽕잎을 앞세운 상품이 널리 선전되고 있는 것이리라.
겸하여 조사를 하여보니,
桑鷄湯
桑根鷄湯
桑葚冷麵 ...
등등 뽕잎 외에 뿌리, 오디 등을 앞잡이로 여러 상품이 선전되고 있다.
또한 중국엔, 상엽계(桑葉雞)라 하여,
닭을 방사(放飼)하여 뽕잎을 자연스럽게 먹고 자라게 하는 사육 방법이 있다.
본디 뽕잎엔 조단백이 쌀보다 2~3배 더 많이 들어 있고,
비타민 C, E, 카로틴이 풍부하다.
또한 칼슘은 홍새우보다 더 많이 들어 있다.
뽕잎을 먹고 자란 닭의 달걀엔 일반 닭에 비해 영양 성분이 3~5배 더 많다고 한다.
난황은 짙은 황색이며, 달걀 껍데기도 단단하다고 한다.
이렇듯 예전 누에를 치는데 쓰이던 뽕잎이 닭을 키우는데 좋은 먹이로 이용되고 있다.
뽕잎을 이용한 닭 요리는 한국에 있지만,
이처럼 뽕잎을 먹이며 키우는 사육방식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뽕나무는 잘 자라고, 잎이 봄철부터 가을까지 오래도록 무성한 즉,
충분히 닭을 키우는데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애초 가새뽕이 무엇인가?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지식의 바다로 나아갔던 것이다.
헌데, 중국 문헌을 찾으려한들, 가새뽕을 한자어로 어찌 하는가?
이를 쉬이 짐작하기 어려웠다.
곧이곧대로 剪桑이라 하자니 너무도 한국식 역어라 썩 내키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 몰라 이리 찾아보니 역시나 맞출 수 없었다.
하여, 궁리를 트다가 잎이 찢어진 것인즉,
찢을 열 裂자를 써서 裂葉 그리고 뽕나무 桑을 덧붙여,
裂葉桑(열엽상) 이를 키로 하여 찾아들어가니 용케도 단서가 잡혔다.
우리 농장엔 뽕나무가 상당히 많다.
모두 어디선가 씨앗이 날아와 절로 자란 것들이다.
아마도 새들이 오디를 먹고 배설할 때,
섞여 나온 씨가 싹이 튼 것일 것이다.
뽕은 실로 생명력이 대단하여,
아까시 다음으로 활착력이 좋다.
(가새뽕 : 가지 끝에 달린 잎을 보면, 손가락처럼 잎이 갈라져 있다.)
(개량 뽕으로 추정. 잎이 크고, 갈라져 있지 않다.)
어느 날 보니, 창문 옆에 서너 그루가 나란히 자라고 있다.
그동안 외부의 시선을 차단할 목적으로 수세미, 호박 등을 심었던 차라,
차라리 잘된 일이라 그냥 내버려 두었더니, 얼추 사람 키 두 배 이상 자랐다.
그런데, 그중 가새뽕이 하나 자라고 있었다.
나머지 것은 잎이 손바닥보다 훨씬 더 크고,
지금 철엔 잎을 건드리면, 그야말로 쇳소리가 날 정도로 실하다.
처음엔 이게 제법 쓸 만하다 여겼으나,
공부를 하다 보니, 이는 개량종으로 보인다.
아닌 게 아니라, 오디 알 크기도 가새뽕보다는 사뭇 컸었다.
***
여적(餘滴)
중국엔 이런 속담이 전해지고 있다.
前不栽桑,後不栽柳,院中不栽鬼拍手。
무슨 말인고 하니,
집 앞엔 뽕나무를 심지 않고,
뒤에는 버드나무를 심지 않으며,
마당 가운데에는 귀박수를 심지 않는다는 말이다.
뽕나무 桑은 상(喪)과 발음이 같다.
그런즉 꺼리는 것이며,
버드나무는 씨가 없은 즉,
후손이 없을까 염려함이다.
귀박수(鬼拍手)란 대개 버들 종류를 말하는데,
바람이 불면 잎사귀가 부딪혀 마치 귀신이 박수를 치는 소리가 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한즉 불길하다고 보는 것이다.
풍수엔 취할 점도 있지만,
미신에 가까운 것도 적지 않다.
대개, 뽕과 버들엔 벌레가 많이 꾀인다.
뽕은 양잠을 치는데 이용되어 왔듯이, 누에 곧 벌레가 즐겨 달려들 정도라,
어찌 벌레가 꾀지 않겠는가?
버드나무 역시 쐐기벌레가 많이 꾄다.
그런즉 기실 이들 나무는 집 가까이 하기에 과히 적합하다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실용적인 이유 외에,
귀박수라든가, 喪자와 발음이 같다는 따위는 내겐 그리 큰 문제가 아니 된다.
실제 여기 농장엔, 집이 아니니 이런 것 따위를 걱정할 일이 없다.
설혹 집이라 한들, 이런 따위에 크게 구속되지 않는다.
나는 한 여름, 버드나무 잎사귀가 바람이 불 때,
차르르 소리가 나는 것을 즐긴다.
여간 시원하고 청량감을 선사하는지 모른다.
여기 농장엔 정문 곁에 소나무와 버드나무가 자라고 있다.
특히 버드나무는 사람 키 예닐곱 배 이상 크다.
이것 한전 측에서 심심하면 가지를 무단히 잘라, 마찰이 잦았는데,
최근에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였다.
창문 밖에 저절로 씨가 내려 자라고 있는 뽕나무도,
처음엔 벌레 걱정을 하였는데, 별 탈 없이 지내고 있다.
이게 그늘을 만들고, 외부 시선을 차단하고 있으니,
내겐 저런 따위의 속담에 아무런 구속이 없다.
게다가 최근엔 몇 발자국만 떼면, 바로 뽕잎을 몇 잎 따서,
뽕잎차를 수시로 즐길 수 있으니,
외려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복숭아도 집 안에는 심지 않는다 하였지만,
복숭아꽃을 좋아하여 개복숭아 나무를 해마다 지속적으로 심어가고 있다.
과실엔 그다지 욕심이 없은즉, 꽃을 빨리 보기 위해, 속성수인 개복숭아를 심는 것이다.
봄철에 꽃이 피면 무릉도원을 방불케 할 것을 기대한다.
도화살을 걱정할 일도, 귀신을 막는 것을 염려함도 없이,
그저 거리낌 없이 지내고자 함이다.
桑이 喪자와 발음이 같다는 따위는 그야말로 내겐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상서롭다는 祥이나, 상줄 賞으로 고쳐 생각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이는 중국어에선 약간 발음이 다르긴 하다.
하지만, 이게 다 부질없는 일임이라,
이런 따위에 구속되려 하는 마음이 있는 한, 그리 스스로 자초하여 묶이는 법,
상관치 않으면, 또 아무런 일도 아닌 것이다.
풍수란 무작정 배척할 일은 아니고, 취할 것은 취할 것이로되,
이런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은 마음의 틈을 벌려,
공연히 남의 손짓대로 따라 놀아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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