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블루베리 잎차

농사 : 2018. 10. 8. 08:19


블루베리 잎차


블루베리 열매 자체를 차로도 만들지만, 대개는 잎으로 만든다.

한철 나오는 싱싱한 생과를 먹기도 벅찬데, 

차까지 만들기에는 미처 여유가 없다 하겠다.


내가 근일 뽕잎차나 꾸지뽕잎차를 상복(常服)하다,

이번엔 블루베리 잎 차를 한 번 시용(試用)하려 밭에 나섰다.


이를 만들려면 당연히 블루베리 잎을 따야 한다.

언젠가, 한 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딸이 하나 있는데, 눈이 좋지 않다 한다.

블루베리 잎 차가 눈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다.

하기에 잎을 구할 수 있느냐 물었다.


나는 자연재배를 하기에,

일체의 외부 자재를 과원에 들여, 밭에 투입을 하지 않는다.

그런 한편, 밭에서 생성된 것도 블루베리 열매 외에는,

외부로 반출하지 않는다.

전지한 나무 가지도 모두 땅에 되돌려 주며,

풀도 자유롭게 자라도록 내버려 둔다.


그런 형편이니, 잎도 별도로 따서 외부로 내간 적이 없다.

이런 사정을 말하고, 와서 조금 따갈 수는 있다 하였다.

하지만, 블루베리 잎 따는 것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잡아 뜯듯이 힘을 주어야, 따지지, 

어설피 힘을 주어서는 제대로 딸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에 비하면 뽕 잎은 거저먹기다.

엽병(葉柄)에 힘을 주면 똑 하는 경쾌한 소리가 나며, 잘도 부러진다.

하지만, 블루베리 잎은 작기도 하지만, 

비교적 가지에 단단히 붙어 있어, 

장시간 따는 작업엔 힘이 제법 든다.


상업적으로 차 잎을 채취하는 곳에선,

훑기 도구를 만들어 대처를 하는데,

이리 되면, 꽃눈, 잎눈 모두 다칠 우려가 크다.

하기사, 이런 곳은 열매가 목적이 아니고,

주로 잎을 겨냥하여 재배를 한다. 


어쨌건, 농장 제일 끄트머리에,

거의 담장 구실로 쓰임이 고정된 곳으로 나아갔다.

 


(경계면에 심겨져 담장 구실을 하는 블루베리. 이들로부터는 열매를 수확하지 않는다.)


여기엔 농장 경계면을 따라,

블루베리 수십 그루가 풀과 엉켜 고군분투 저 홀로 자라고 있다.

아직 좀 철이 이르기도 하지만, 풀로 뒤덮혀, 

차가운 기운 감지가 미뤄지기 때문에,

농장 것보다 단풍이 더욱 지체되고 있다.

 

잎을 딸 때는 욕심을 낼 일이 아니다.

열을 내서 달겨들면, 힘이 들기에 쉬이 지치고 만다.

그저 조금 맛이나 보겠다는 심사로,

즐기듯 한 움큼 따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잎을 딸 때는 주의할 일이 있다.

초록색 잎은 놔두고, 단풍이 든 것을 취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단풍이 들어야 유효성분인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단풍은 실로 안토시아닌의 발현 체표(體表)인 것이다.

당분과 안토시안이 결합하면 붉은 색이 발현된다.

많은 이들이 애써 단풍 든 잎을 피하고, 푸른 잎을 취하여, 잎차를 만드는데,

이는 기초 정보에 대한 앎이 없기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라 하겠다.

 

다만, 식물이 단풍이 들 때,

잎에 저장된 단백질이나, 기타 화학물질을 분해해서,

꽃눈, 껍질, 수체 등에 저장하여 이듬해 봄에 대비하게 된다.

그러므로, 당연히 단풍이 깊어 갈수록, 이들 성분이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블루베리 잎차로부터 얻고자 하는 효과는,

안토시아닌으로부터 얻어지므로, 

단풍이 충분히 든 것을 취함이 유리할 것이다.


한편, 저절로 잎이 떨어지기 전에,

사람이 취하게 되면, 

블루베리 수체의 잎으로부터의 영양분 회수 기회를 빼앗는 것인즉,

식물체로선 실로 고약하기 짝이 없는 일을 겪게 되는 셈이다.

헌즉, 잎차 만든다고 식물을 과도히 괴롭힐 일이 아님을 주지하여야 한다.

 

여담이지만, 

질소질 비료를 많이 넣고 재배를 하게 되면,

안토시안인 함유량이 적어진다.

이는 안토시아닌과 아미노산이 공통 대사경로를 갖는데,

질소질이 많이 공급된 경우, 아미노산 합성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이 결과 안토시아닌 합성이 저해되기 때문이다.

결국 질소분이 부족할수록 안토시아닌 생성은 촉진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블루베리는 특히나 비료로 키우면,

결코 질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자연재배를 하는 까닭은 이리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거죽만 블루베리라 하여, 다 블루베리가 아닌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로 믿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배태(胚胎)되는 것이다.

진짜배기 블루베리는,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과학적 재배와 

농부의 농사철학이 발라야 얻어질 수 있다.

 

한편, 병충해를 막는 성분인 쿠마린(coumarins)은,

안토시아닌과 플라보노이드가 변하여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안토시아닌이 부족하면 쿠마린 생성도 적어지고,

당연히 병충해에 취약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즉, 거슬러 올라가 이치를 따질 때,

당연 질소질 비료를 투입하게 되면,

쿠마린 유도체 생성도 미약해지고, 병충해도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출처 : Biosynthesis of coumarins in plants)


우리 블루베리 농장에 병충해가 없다는 나의 말도 결코 허언이 아닌 까닭을,

여기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블루베리의 경우 비료는 화학/퇴비 가리지 않고,

이를 투입하고서는 결코 질 좋은 진짜배기 열매도 기대할 수 없으며,

병충해의 창궐을 가져와 도리 없이 농약을 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소이가 된다.

실제 비료를 투입하는 블루베리 농장치고,

병충해를 고민하지 않는 곳이 없는 실정이다.

헌데, 이게 거의 대부분의 농장 실태인 것이 현실이다.

 

기실 블루베리뿐이 아니라,

모든 작물에는 원천적으로 비료를 주면,

유효 약성이 강한 식물체를 온전히 만들어낼 수 없다.

다만, 비료를 줌으로써, 식물체가 빨리 자라고, 성체가 큰 것을 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즉 상업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구실에 숨어,

내실(內實)에 충실치 않고,

외적 부화(浮華)에 치중하게 된다.

소비자 역시 거죽 모양에 눈이 팔려,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에 기꺼이 자신을 복속시킨다.

불행하게도, 결국 양자는 서로 힘을 보태,

진실을 묻는데 공역(共役)을 함께 한다.


是以大丈夫處其厚,不居其薄;處其實,不居其華。

(道德經)


"그래서, 대장부는 그 중후함에 처하지, 그 경박한 곳에 거하지 않는다.

그 실에 처하지, 그 부화한 곳에 거하지 않는다."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말씀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어떤 시대 사람들보다 영악하다.

이악스럽게, 제 이해에 복무하며, 타자를 수단화하는데 거리낌 없다.

하지만, 이는 곧, 세상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된다.


天無以清,將恐裂;地無以寧,將恐發;神無以靈,將恐歇;谷無以盈,將恐竭;萬物無以生,將恐滅;侯王無以貴高將恐蹶。故貴以賤為本,高以下為基。

(道德經)


"하늘이 그치지 않고 맑아지려고만 하면, 장차 찢어질 것이며,

땅이 그치지 않고 안정만 유지하려고 하면 장차 쪼개져 버릴 것이며 ...."


소출 증대만을 꾀하기 위하여,

힘껏 비료 처넣고, 농약 바르는데,

쉼 없이 종사하면, 그 끝엔 파멸이 있을 것이다. 

노자의 말씀처럼,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듯 말이다.

이게 과장인가?

우리나라 국민들은 2014년 기준 35명당 1명 꼴로 암을 경험하고 있다.

이미 하늘 일각이 뚫리고, 땅 한 귀퉁이가 무너진 세상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블루베리 단풍잎을 따 넣고 차를 만들면,

찻물에 맑고 고은 발그스레한 기운이 서려,

가을 하늘처럼 맑고 청신하여, 한결 운치가 난다.

짙게 끓이면 대추차처럼 갈색 기운이 진하게 감돌게 된다.

반면, 푸른 잎으로 차를 끓이면,

당연히 푸른색이 돈다.

이는 한결 약성이 떨어진다고 할 밖에.

헌즉 잎차를 만들기 적합한 시기는 단풍색이 많이 번지는,

1~2 주 뒤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지역(경기 북부)은 현재 10% 정도 단풍이 든 정도이니,

지역별 시기는 가감 조정하여야 한다.

 

기실, 잎 말고도, 가지를 취하여,

차를 끓일 때, 잘라 넣어도, 훌륭한 차가 된다.

가지를 넣으면, 즙액이 나와, 약간이나마, 맛이 달고, 부드러워진다.

 

이제 블루베리 잎의 공효(功效)를 살펴보고자 한다.

 

  • 잎은 블루베리 열매보다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함량이 31배 높다.

  • 비타민 C 함량이 매우 높아, 감기에 좋고,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 신경변성(neurodegenerative) 질병에 탁월한 효과를 발한다.
    가령, 기억력 감퇴라든가, 인지능력 저하, 노화 등을 막는데 좋다.

  • 파키슨병, 알츠하이머 병에도 도움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항염(抗炎) 기능이 있어서, 발적(發赤), 종창(腫脹)에 좋다.

  • 심장병, 암, 뇌졸증을 예방한다.

  • 중성지방 수치를 40% 저감시켜,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 혈압을 낮춘다.

  • 관절염, 알레르기에 좋다.

  • 유방암, 폐암, 자궁암, 결장암, 전립선염을 예방한다.

  • 습진, 건선 등 피부의 갖은 염증에 효과적이다.

  • 당뇨, 간염을 치료한다.

  • 백내장, 녹내장, 망막증, 만성피로, 다발성 경화증, DNA 손상에 좋다.

  • 요로감염증, 신장병, 모세혈관 강화, 여성 재생 향상.

  • ......


이 정도까지 따라 챙겨 적다가,

숨이 벅차 더는 나아가지 않고 그만 둔다.

실로 만병통치약에 가깝다.

기실 나는 불로초를 믿지 않듯,

만병통치약도 믿지 않는다.

다만, 몸에 이로운 성분이 많구나, 하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만다.

 

블루베리 잎 차 만드는 법은 쉽다.

 

먼저 물을 끓인다.

약간 열기를 진정 시킨 후,

블루베리 잎을 넣고, 10~15분 놔둔다.

잎을 건져내고, 그냥 또는 꿀 등을 넣고 마신다.

 

오래 두고 먹고자 한다면,

건조 시킨다든가, 덖는다든가 하는 번거로운 제법 절차를 밟아야 하며,

보관하는 수고로움을 지불하여야 한다.

하지만, 그냥 제철에 나는 것을 취하여 차를 끓여 먹는 데는,

그리 큰 수고가 따르지 않는다.

 

어찌 블루베리만 최고이겠음인가?

제철마다 차로 취할 것은 차고 넘친다.

가급적 여건이 허락한다면,

이리 철마다 차를 바꿔 마실 일이지,

하나만 고집할 이유가 없다.

 

조그마한 텃밭이라도 있다면,

한 켠에 블루베리 다만 한 두 주만이라도 심어,

제 철 차를 마시는 즐거움을 가질 일이다.

 

그러다, 흥이 나면, 뽕나무도 심고, 감나무도 심고, ... 약초도 심고, ...

이리 나아가면, 어느 덧 텃밭도 충실해져,

철 따라 다양한 차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ps) 주의.

블루베리의 유효 성분 중 하나인 안토시아닌은 열에 취약하다.

그런즉, 센 불에, 장기간 끓이게 되면 이게 파괴될 수 있다.

이에 대하여는 나의 다음 글을 참고할 일이다.

☞ 안토시아닌의 열적 처리 효과

 

'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탄질율(炭窒率)  (0) 2018.10.25
뽕과 블루베리 잎차 비교  (0) 2018.10.14
안토시아닌과 블루베리  (0) 2018.10.10
가새뽕  (2) 2018.10.04
오디 상극(相剋)  (0) 2018.10.03
뽕나무 열매  (0) 2018.10.03
Bongta LicenseBongta Stock License bottomtop
이 저작물은 봉타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3.0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행위에 제한을 받습니다.
농사 : 2018. 10. 8. 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