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랄 점
부랄 점
바로 엊그제까지,
이재명 부랄에 점이 달렸다며,
지랄을 떨었던 인간이 있었고,
이에 맞장구를 치며 추임을 넣던 무리들이 쏟아져 나왔었다.
상법(相法)에 따르면,
부랄(음부)에 점이 있으면 도화(桃花)를 부르는 바라,
소위 도화겁(桃花劫)을 일으킨다 일러지고 있다.
여성이라면 남성을 불러내 격동시킬 상이며,
남성이라면 호색지인(好色之人)이라 규정된다.
허나, 때론 호색하지 않으면,
역으로 부귀, 귀자(貴子) 상으로 읽혀지기도 한다.
하여간, 이재명의 상대가 이 점 이야기를 꺼내며,
이재명을 마치 호색, 패륜지인으로 몰고 간 것은,
이 자가 상법에 밝았기보다는,
외려 화류계 사정에 밝았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제 알량한 깜냥에 의지하여,
그저 이리 몰아가면,
호색지인 나아가 패륜지인으로 낙인을 찍기 알맞다고 여겼을 것이다.
내가 군대에 갔을 때,
정기적으로 때론 일주일마다,
바지를 내리 깔고 성병 검사를 받았다.
당시 나는 첫 휴가 때까지 외박 한 번 가지 못하였다.
선임병들이 툭하면 외박 순번을 제멋대로 바꾸어,
나 같은 졸병은 매번 내일을 바로 앞두고 순번이 뒤로 밀리기를 반복하였다.
그러함인데,
팬츠까지 내리 까고,
매번 부랄을 중인환시리에 내밀어야 했다.
순결한 내 정조를 의심하고, 유린한 저 추악스런 놈들,
그리고 이들의 알량한 지휘부들.
지옥이라나 가라지.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는가?
아니, 묻고 싶지도 않다.
기대가 없기 때문이다.
위생병 때론 선임하사가, 고무장갑을 끼고서는,
침상에 일렬로 늘어선 사병들의,
물건을 주물럭거리며 흔들기까지 하였음이니,
실로 인권은 실종되고,
마치 노예나 범죄인과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다 하겠다.
당시 느꼈던 치욕이란 필설로 다 말할 수 없다.
이런 군대에 내 청춘을 저당 잡히고,
나라의 폭력에 나를 팔아넘길 수 있음인가?
나라는 나를 존중하지 않았다.
차후,
저들은 나에게 그 어떠한 것일지라도,
요구할 수 없다.
아무리 총칼로 협박한들,
나의 협조를 받을 근거를 잃었다 할 밖에.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이재명이 스스로 병원에 가서,
부랄 점을 감정 받았을 때,
나의 심정과 다름이 있었으랴?
이 썩어빠진 공화국이라니.
한 줌에 불과한 더러운 정권 패거리들이라니.
자칭 촛불 민심을 받들겠다는 문정권.
그리고 패거리 지어 돌을 쌓아 성을 만들고,
너와 남을 가르고,
제들 사심을 채우려 혈안인 추접스런 인간 군상들.
당시,
군대에 있을 때의 치욕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이재명의 치욕을 생각한다.
어제 무죄가 나왔지만,
제명, 출당을 주장하였던,
저 패악의 무리들.
어느 하나 나서서,
사과는커녕,
값싼 입치레조차 하지 않고 있다.
내가 겪은 치욕의 기억으로,
이재명의 치욕을 동가의 무게로 느낀다.
저들 패악 도당들을 나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설혹 차후 뜻이 달라 이재명을 내가 버린다한들,
오늘의 이 더러운 짓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을 지지하든 아니든,
시시비비.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른 법.
정권을 땅 따먹기 한 전리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제라도 제대로 돌아와,
가을 물 처럼 맑은 이성으로,
사물을 바로 보아야 한다. - 正見
이게 없다면,
모두는 바른 인간 자격이 없다 하겠다.
모처럼 비가 곱게 내리신다.
이 빗소리에 잠겨,
지난 옛 기억, 그리고 오늘의 사정을 대비시키니,
절로 글이 제 멋대로 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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