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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는 데 필요한 건 기억력뿐이다

소요유 : 2020. 2. 20. 10:35


우연히 나의 지난 글을 읽었다.


유시민에 대한 것이었다.


당시 소개한 김규항의 글을 먼저 꺼내 든다.


2011/08/09 14:04

유시민 단상


유시민이 ‘계급과 계층을 뛰어넘는 정치’를 말한 모양이다. 계급과 계층이라는 말은 그 자체에 뛰어넘을 수 없다는 뜻이 담겨있으니 말이 안 되는 말이고 그래서 유시민스러운 말이다. 유시민의 말이 안되는 말, 궤변에 대해 처음 쓴 게 2003년에 쓴 '개혁이냐 개뼈냐'였는데 참 한결같다. 계급과 계층이 존재하는 한 정치는 인정하든 하지 않든 '계급적'일 수밖에 없다. 계급과 계층을 뛰어넘는 정치, 국민적 화합, 국익 따위 말은 언제나 지배계급의 정치가 대중을 현혹하기 위해 쓰는 거짓말일 뿐이다. 유시민은 근래 ‘대중적 진보정치’를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진보정치란 '계급과 계층을 뛰어넘는 정치'가 아니라 '노동자 계급과 서민 계층을 행복하게 하는 정치', '노동자 계급과 서민 계층이 행복해야 모든 계급 모든 계층이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정치'다. 유시민이 진보정치를 하겠다고 하면서 계급과 계층을 뛰어넘는 정치를 말하는 건 그의 진보정치 지향이 정치적 책략임을 보여준다. 알다시피 그가 진보정치를 말하는 이유는 지난 지방선거의 패배로 개혁세력에서 지분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분확보에 성공했다면 물론 그는 진보정치에 대해 정반대의 태도를 보였을 것이다. 유시민은 늘 그래왔다. 만에 하나 유시민이 계급과 계층을 뛰어넘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게 진심이라면 방안이 있다. 계급과 계층을 철폐하기 위해 싸우는 급진주의자가 되는 것. 그럴 게 아니라면 그만 하는 게 좋겠다. 유시민은 그 자신의 표현대로 '지식소매상'일 때가 가장 좋았다.

(출처 : gyuhang.net)


2011년도의 글인데, 유시민은 지금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규항의 저 글에서 소개되는 2003년 ‘개혁이냐 개뼈냐’란 글에서도,

유시민은 하나도 다르지 않았음을 재우쳐 알 수 있다.

지금 2020년도에도 그는 전과 하나도 변한 게 없다.


조국 부인 정경심의 pc반출을 두고,

유시민은 검찰의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한 보존 행위라 하였다.

이 정도는 골목길을 구르며 노니는 양아치도 차마 뱉어내지 못할 말이다.

최소 제 인격을 돌보려는 의지만 있다면, 쪽팔려서라도.


이는 그 후 문재인의 말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어떤 고초, 그것만으로도 저는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

“이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까지 다 통과되었으니 이젠 조 전 장관은 좀 놓아주기 바란다.”


이들의 문법은,

결코 공화국 시민을 상대하고 있지 않다.

오로지 제들 무리를 위한 수사(修辭)에 아주 충실한 집단이다.


불결하다.


말 나온 김에,

김규항의 글을 더 소개해둔다.

사람들은 왜 한 인물의 지난 행적을 잊고,

깃발 하나에 그리 모여 자신을 바치는가?

어리석다.

아니 추하다.


2003/04/09 16:41

개혁이냐 개뼈냐


운동한답시고 다리를 다쳐 꼼짝 못하고 방에 있는데, 바깥에서 내 딸과 그의 동무가 말한다. "너는 미국 편이야, 이라크 편이야?" "히히, 아무 편도 아닌데." 나는 미소 지으며 대화에 귀 기울인다. "그래도 미국하고 이라크하고 저렇게 계속 싸우면 누구 편인데." "히히, 그럼 이라크 편. 미국은 맨날 약한 나라만 괴롭혀." "맞아, 정말 짜증나지." 기분이 환해진다. 제국주의자들은 제 더러운 침략전쟁을 이런저런 요사스런 논리로 분칠하려 애쓰지만 변방의 열 살 먹은 아이들의 눈도 속이지 못한다.


분칠은 여기저기서 계속된다. ‘개혁정치인’ 유시민은 노무현의 이라크전 지지와 파병결정을 ‘대통령으로선 바른 선택’이라고 분칠한다.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긴장 상태로 볼 때 노무현이 부시의 심기를 건드리는 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한 일이라는 얘기다. 유시민은 ‘정치란 현실적인 것이기에 대의를 거스를 수 있다’는 뻔한 이야기를 하는 유시민에게 명분과 이상을 말하는 건 싱거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유시민의 이야기는 전혀 현실적이지도 않다. 제국주의 침략전쟁은 대통령들 사이의 ‘의리’가 아니라(조폭도 ‘의리’로 전쟁을 벌이진 않는다.) 순수한 손익계산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듯) 미 제국주의는 한반도전에서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분명히 많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전쟁을 벌이려 들 것이다. ‘의리’는 간단하게 무시될 것이고,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전쟁 명분이 다시 반복되면, 남의 땅의 더러운 전쟁을 지지한 노무현에게 제 땅의 더러운 전쟁을 반대할 명분은 없을 것이다. 미 제국주의가 한반도에서 순수한 손익계산만으로 전쟁을 벌일 수 없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지금 미 제국주의가 순수한 손익계산만으로 벌이는 전쟁에 대해 가장 정당한 태도를 갖는 것이다. 오늘 전쟁을 반대하는 것만이 내일 전쟁을 거부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개혁정치인’ 유시민은 그에 대해, ‘대통령은 전쟁을 지지하고 국민은 그것을 반대하여 결국 대통령이 반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한다. 궤변도 이쯤 되면 사람을 서글프게 만든다. 대체 정치를 개혁한다는 것의 출발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정치란 현실적인 것이라 대의를 거스를 수 있다'는 생각을 부수는 것이다. 정치란 대의를 좇는 것이라는 것, 정치가 대의를 좇는 게 절대 비현실적인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야말로 정치 개혁의 핵심이다. 물론 그건 유시민이 엄살하듯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적어도 ‘개혁정치인’ 명찰을 달고 행세하는 사람에겐 당연한 임무다. 명찰은 그러라고 달아준 것이다.


유시민의 궤변은 처음이 아니다. 여중생 살해사건에 대한 온 나라의 분노에 노무현이 경우 없는 소리를 했을 때도 그는 '원래, 대통령은 그렇게 하고 국민은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유시민의 궤변대로라면 우리의 모든 사회적 신념과 가치들은 뒤집힌다. 그렇다면,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보다 이회창이 대통령이 되는 게 훨씬 나았을 게 아닌가. 이회창이 전쟁을 지지했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을 거고 결과적으로 우리가 전쟁을 거부하긴 더 좋았을 테니 말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군사 파시즘에 감사해야 하고, 여성들은 제 인권을 일깨워 준 가부장제에 감사해야 할 것 아닌가.


‘참여 대통령’ 노무현이 주창하고 ‘개혁정치인’ 유시민이 분칠하는 국익/생존론은 이광수 따위 일제 부역자들이 떠들어대던 민족이익/생존론에서 한 치도 발전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 세월 동안 정치란 당연히 대의를 거스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놈들에게 원 없이 농락당해왔는데, 급기야 대의를 거스르는 정치를 개혁하겠다며 등장해 다시 대의를 거스르는 놈들에게 당하게 된 셈이다. 정말이지 궁금하다. 그 구린내 풀풀 나는 개혁은, 개혁이냐 개뼈냐.

(출처 : gyuhang.net)



2017/05/05 08:40

괴물 유시민


페이스북에서 아래 글을 읽었다. 사람이란 처지와 위치에 따라 생각과 말이 달라지는 동물이지만, 그 차이가 지나치게 클 때 그의 인격을 의심하게 된다. '괴물'이라는 표현이 적절한가를 떠나 유시민이 그 불거진 사례라는 데는 동감한다. 전에 이런 말이 있었다. '유시민을 좋아하지 않는 데 필요한 건 기억력뿐이다.'


***


썰전에서 유시민이 하는 말이 트럼프가 '한미FTA 재협상하자' 하면 하고 아니다 싶으면 폐기하면 된다고 한다. 그거 없이도 잘 살아왔는데 까짓거 폐기하면 된다고.


욕나온다. 그런 마음으로 사람들이 목숨끊고 자살하고 몸에 불태우면서 한미FTA 반대 외칠때 그런 사람들 뚜드려 패가면서 추진했냐?


참여정부 시절 '비정규직 입법' 때도 2년뒤에 정규직 안되는 일 절대 없다고 노조는 데모할 시간에 경제학 공부나 하라고 떠들었던 놈이 유시민이다. 그런데 지금은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주장하는 당의 얼굴간판으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열 올리면서 비판한다. 허 참.


본인이 했던 일에 대해서 일말의 반성도 없이 고통받았던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이 입장 바뀌기에 여반장을 보이는 저런 괴물이 이 나라에서 베스트셀러 인문작가이고 간혹 사람들이 '저분이 다시 정치에 나와야 한다', '올바른 장관급이다' 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다른게 없다. 양심이 있고, 반성을 할 수 있어서다. 60억 인류 중에 간혹 가다 유시민같은 괴물이 있는다고 문제는 없다. 다만 저런 괴물이 추종받는 사회는 인간의 사회가 아닐 것이다.


방송에 나와 저딴 소리를 지껄이는 걸 힘없이 봐야 한다니. 허세욱 열사에게 한없이 미안할 따름이다.

(출처 : gyuhang.net)



2019/10/11 11:56

안목


유시민에 실망했다, 저런 인간인 줄 몰랐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안목에도 실망하길 권한다. ‘유시민을 싫어하는 데 필요한 건 기억력뿐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온 건 이미 그가 한창 정치인으로 활동하던 시절이었다. 제 경박한 성정을 도무지 주체 못하여, 배우고 힘을 가질수록 평범한 다수에 독성을 갖는 인간은 생각보다 많다. 시민의 안목만이 그들을 억지한다. 안목없는 시민이 그들의 에너지원이다.

(출처 : gyuhang.net)


아울러 나의 지난 글(링크) 하나를 더 남겨둔다.


(※ 참고 글 : ☞ 관우의 대도를 뺏어 손에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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