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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망(詩亡)

소요유 : 2020. 4. 30. 19:10


시망(詩亡)


孟子曰:「王者之迹熄而詩亡,詩亡然後春秋作。晉之乘,楚之檮杌,魯之春秋,一也。其事則齊桓、晉文,其文則史。孔子曰:『其義則丘竊取之矣。』」

(離婁下)


“맹자가 말하다.

‘왕자(王者)의 자취가 끊어지자 시가 망했고,

시가 망하자 춘추(春秋)가 지어졌다.

진(晉)나라의 승(乘), 초(楚)나라의 도올(檮杌), 노(魯)나라의 춘추(春秋)는 하나로 같다.

거기 다뤄진 일은 제환공과 진문공에 관한 것이고, 그 글은 사관이 쓴 것이다.

공자가 말씀하셨다. ‘거기에 기록된 것은 내가 취하여 쓴 것이다’’”


이것은 무슨 말인가?


천자가 천하를 두루 시찰하여,

민요와 풍속을 점검하여,

정치의 득실을 가누었다.


헌데, 주(周)가 쇠락하여 동천(東遷)하면서부터.

이런 노력들이 사라졌다.

시를 채록하는 일도 그쳤고,

이는 더욱 현장 정치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초래했다.


공자가 이를 안타깝게 여겨,

춘추를 지었다는 말이다.

역사서가 지어졌다는 것은,

고도의 인문정신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자와 같은 이가 출현하였지만,

당시의 정치 풍토, 권력자들은,

외려, 중원축록(中原逐鹿)에 바빴을 뿐이다.

이후, 천하는 대란에 든다.


逐鹿者不顧兔,決千金之貨者不爭銖兩之價。

(淮南子)


“사슴을 쫓는 자는 토끼를 돌아보지 않는다.

천금의 재화를 거량하는 자는 수량(銖兩)의 값으로 다투지 않는다.”


천금을 두고 장사하는 이는 사소한 저울 눈금에 불과한 값을 두고 아옹다옹 다투지 않는다.

逐鹿者不顧兔 여기에서,

록(鹿), 사슴은 권력으로,

토(兔), 토끼는 국민으로 새기면,

이 문장의 함의를 바로 알 수 있다.


권력을 쫓는 천하의 뭇 정치인은 모두 다 하나 같이,

국민은 안중에 없는 것이다.


( ※ 이 이치를 모르고,

도리어, 저들의 앞잡이가 되어,

북 치고, 장구 치며, 놀아나는 빠돌이란 도대체가!


합리적 비판 정신이 몰각(沒覺)된 시민은, 

오늘을 살아도, 어제의 전제시대 굴종적 백성(百姓)에 불과하다.

백성은, 주체적 인격 존재인 시민과 다르다.

국왕의 객체로서, 인격을 저당 잡히고, 마냥 수동적으로 부역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빠돌이들은 시민이 아니라, 

제 영혼의 자존을,

정치 모리배의 서푼자리 꾐에 흥분하여,

헐값으로 팔아먹는,

얼빠진 백성일 뿐이다.


부끄러운 노릇이다.

망군(亡君) 초령왕(楚靈王)에게 신해(申亥)란 백성은,
자신의 두 딸을 방으로 들여보내 시침(侍寢)케 한다.

(※ 참고 글 : ☞ 폐주(廢主))


도대체, 신해와 빠돌이가 무엇이 다른가?)


바로 얼마 전까지,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난리를 겪었다.

헌데, 조금 진정되는 기미가 보이자,

성급한 나라들은 방역 조치들을 거두고,

심지어 승리하였다며 자축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8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산 100일을 맞은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항체 검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우리 어렸을 때 자주 대하던 표어다.


전문가 중엔 가을에 2차 대유행이 찾아온다는 이도 있다.

조금 나아졌다고 마음을 놓을 일이 아니다.


王者之迹熄而詩亡


왕자의 어진 정치가 그치자 시가 망했다 하였다.

시를 채록하는 것은 그저 단순히 모아, 기록한다는 데 있지 않다.

이로써, 백성들의 풍속을 점검하고, 

올바른 정치를 하는 기초로 삼기 위함이다.

주나라가 동천하자,

이 일이 그쳤음이니,

백성들의 삶 역시 내동댕이쳐진 것이다.

실제 동천이후부터,

그 천하가 전쟁의 도가니로 변하고,

백성들의 삶이 도탄에 빠지는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요즘 마치 한국이 선진국이라도 된 양 떠들썩하다.

선진국이 어디 하나의 성공 사례로 평정(評定), 규정(規定)되는가?

열 개, 백 개를 넘어야 그리로 진입하는 것이다.

선진국이 이번에 그 허툰 실력이 까발려진 것은 틀림없지만,

코로나19 방역 단 하나로 그들에 대한 평가를 온전히 다할 수는 없다.


이럴 때 일수록,

더욱 들메끈을 바짝 고쳐 매고 만일의 일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국민 대상 항체검사 계획은 올바르다 하겠다.

전문가 집단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에 전권을 위임하여,

방역을 진두지휘하게 하자, 세계에서 유래가 드문 방역 성과를 내고 있다.

저들을 상찬(賞讚)하지 않을 수 없다.


돌이켜 보건대,

주(周) 평왕(平王)이 낙읍(洛邑)으로 동천(東遷)함은,

백성을 돌보려 함이 아니라, 그저 정권의 안위를 위해서였을 뿐이다.


역사를 훑어보면,

외적을 이겨내지 못하고, 겁을 내어 수도를 옮긴 경우가 많다.

가령, 위(魏)는 대량(大梁)으로, 초(楚)는 약(鄀), 진(陳), 수춘(壽春)으로,

동한(東漢)은 장안(長安)으로 수도를 옮겨갔다.

하지만, 모두 다시는 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망해버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오로지 정권의 안위를 도모하고자,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않은 나라들이 있다.

중국, 일본이 대표적인데,

이들 역시 주나라의 동천처럼,

종국엔 시(詩)가 망하고, 시민들이 도탄에 빠지고 말리니,

그 죄업을 어찌 감당하려 함인가?


시진핑, 아베는,

단지 중국, 일본만이 아니라,

온 세계 시민들의 이름으로 단죄되어야 마땅하다고 믿는다.


한 나라 시민의 적당(賊黨)은,

곧바로, 전 세계 시민의 적당이기도 한 법이다.


문화는 로컬(local)에 바인딩(binding) 되지만,

그로써, 외려, 보편성을 획득한다.


무슨 말인가?


내가, 소싯적, 평화봉사단이란 이름으로,

우리 학교에 오신 강사로부터 배운 가르침이다.

그는 문화인류학 전공자인데,


'문화의 우열은 없다.'


그가 지나치듯 말한,

이 강렬한 지침을 지금도 나는 잊지 않고 있다.


네가 시민이고, 

내가 시민이라면,

그래, 이 주체적 자각 인격 주체라면,

국경을 넘어,

인류의 보편적 인식, 윤리, 철학을 함께 하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민주 시민 사회.


이 고도의, 

세련(洗鍊)된, 

인문정신, 역사의식이,

총체적으로 구현된 시공간을 공유한다면.


시진핑, 아베가 일국의 대표 정치인이란 사실이,

결코 남의 나라가 아닌,

우리들, 범(凡)세계 시민의 문제임을 공유하여야 한다.


저, 역사의, 적당(賊黨)들,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의 패악(悖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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