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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과 잿밥

소요유 : 2021. 4. 29. 22:28


자선과 잿밥

내가 최근 동영상을 보자 하니,
유독 특정 분야의 광고 영상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

가령, 요즘은 좀 뜸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열악한 나라에서의 의료(자선)행위를 한다며,
지원을 호소하는 광고가 자주 출현했다.

헌데, 요즘엔, 지원을 구하되,
기아 또는 가난한 이들을 돕겠다는 단체의 광고가,
상당량 출몰하고 있다.

일반 상업적 기업보다,
이들의 광고 집행 활동이 사뭇 활발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나는 우려를 갖고,
저들을 예의 주시하며,
의심을 키우고 있다.

과거의 사례이지만,
교회에서 어려운 이를 돕겠다며 모금을 하는데,
이 중 50%~70% 이상이 자체 조직 유지비용에 충당된다는 논문이 발표되었었다.

기실 조직 유지비용이라는 것의 성격을 규정하기 나름이라 조심스럽긴 하다.
그 조직이 없다면, 어찌 원활한 자선 활동이 가능하겠음인가?
그러함이니, 이들의 유지 활동 그 자체가 자선 행위의 실질 내용을 구성하기도 한다.
이를 부정하고 싶지 않다.

가령, 활동 요원이 현장에 도달하여야 하고, 상담하고,
자선 물품을 전달하여야 하는데,
이런 필수 불가결한 활동 비용까지,
단순히 조직 유지비용이라며,
깎아내릴 일은 아니다.

게다가, 선전, 광고가 없다면,
후원자 모으는 일 어렵다.
하지만, 광고에 열중하면,
과도한 광고비 지출로,
정작 목적 사업에 투입할 몫이 줄어든다.
쳇바퀴 돌 듯,
앞뒤가 서로를,
배반하는 행로를 엮어나가는 비극적 사태에 이를 수 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 바람직한 대안은 무엇인가?
과연 있기나 한 것인가?

비용 최소화, 효율 최대화, 운용 투명화 ...
사회적 기업이라면 이를 모두 겨냥하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실로 비상한 긴장감을 유지하여야 한다.

이런 긴장감은,
상당한 수준의 청렴성과 희생정신이 본바탕에 터하지 않는다면,
쉽게 지속될 수 없다.
불교도들이 말하는 연기론(緣起論)에 기초한 보살도(菩薩道)가 실로,
이에 가까운 원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보았지 않은가?
근래엔 윤미향을 중심으로 한,
운동의 동역학적 실체를 목격하였다. 

조직은 조직이 세운 애초의 목표를 위해 존재하지 않고,
존재 그 자체를 위해 복무할 뿐인 것임이라.
여기 흔히 말하는 관료제적 병폐를 다시금 확인하였다.

 

'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잿밥에만 마음이 있다.'란 속담이 있지 않은가?
공으로 들어온 것엔 불도를 닦는다는 중도 때론 침을 다시게 되는 법이다.
이게 중생의 숙명이다.
헌즉,
이 도리를 깨달은 나는 일찌기,
법가 한비자에게 귀의하였음이다.

헌즉, 모든 조직은 분권화되어야 하고,
투명하게 감시되어야 한다.
하지만, 자선단체나 종교조직은,
여느 다른 단위보다 자율성이 강조되기에, 외부의 개입이 어려워,
부정과 비효율을 통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만약, 외부 감시로부터 자유롭고자 한다면,
아예 외부 지원을 거부하고,
자체 자원만으로 운동의 동력으로 삼을 일이다.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으면,
그들의 시선을 의식하여야 한다.
곧잘 여기서부터 마찰이 생기고, 때론 은폐하고, 숨고자 한다.

게다가 욕심이 동하면, 자선이 아니라,
제 입에 털어 넣고 싶은 유혹이 생기게 마련이다.
기실 이게 다 비용 발생 요인이 되고,
그만큼 자선의 크기는 줄어들게 된다.

나는 예언한다.
조만간, 운동을 둘러싼 문제가 터지고 말 것이다.

염증이 날 정도로 저들 광고 집행이 많아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 단체 하나였는데,
이젠 다른 유사 단체가 나타나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상업적 기업도 이 정도로 광고 집행하다가는,
수익으로 감당할 수준을 쉬이 넘어가리니,
조직 존립 자체가 어려워지고 말리라.

하지만, 목표 사업보다,
조직 자체만 유지하여도, 만족할 수 있다면,
더 나아가, 이게 조직의 목표로 변질되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노파심에서 말한다.
나는 건전한 자선단체를 응원한다.
비록, 기존의 일반적인 자선 사업의 행태, 집행 양식을 나는 회의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방식은 이들과 다르지만, 
이 자리에서는 드러내는 것을 삼가련다.

여기 참고 자료 동영상 하나를 이끌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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