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지연(止緣)

소요유 : 2021. 5. 15. 00:09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 꽃매미 등,
근래 각종 충해로 인해 농가가 고통을 받고 있다.

우리 농장은 이런 피해가 없으나,
방충, 방역을 위해, 
만부득, 외부인과의 교류를 피하고자 한다.
아울러, 농기구의 상호 변통도 금하고자 한다.

견학사절 공지는 앞서 이미 발하였으나,
혹여, 농부나, 일부 별 생각 없이 접근하는 이들을 막아서지는 못하였다.

기실 전부터,
이를 염려하였는데,
갈색날개매미충으로 인해,
폐농한 농장을 지켜보자니,
우리 농장과 재배 철학은 물론 실질 운영 방식이 다르다 하나,
만사는 튼튼히 하는 것이 낫다.

폐농한 농장은,
전년도에 매미충으로 인해 초토화되었다.
그는 금년엔 뜻을 잃고,
다른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

萬事不如杯在手,一年幾見月當頭。

'무슨 일이든 손에 들은 한 잔 술보다 못한 법.
도대체, 일 년 중 몇 번이나 명월을 볼 수 있으랴?"

한 농장을 거쳐 간 이들이,
다른 농장을 들르고,
농장기를 서로 빌려 쓰고,
시시덕거린다.

하지만, 그를 통해 역병이 옮겨 가고,
벌레 알이 바짓가랑이에 묻어온 지경 역에 걸쳐 퍼져 나간다.

코로나19에 이어,
농작물 병해충의 전파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면역 체계가 잘 갖추어 있다 한들,
때론 허점이 생길 수 있는 법.
나는 이를 경계하여,
이를 고지한다.

금년에,
외부로부터,
블루베리가 아닌, 다수의 일반 과일 묘목을 반입 식재하였다.

여기 갈색날개매미충 가해 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이 해충으로 인한 피해는,
실로, 나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심각한 양상이다.

반입한 묘목은 농장 빈 곳에 나눠 심었는데,
명년부터는 아예 이런 욕심을 삼가련다.
꽃 보려다, 열매 얻으려다,
지나친 댓가를 치를 수는 없다.

그러한즉,
우리 농장을 방문을 꾀하지 말 일이다.
그저, 이젠 모두들, 조신하니, 
자신을 차분하니 관조하며,
지킬 일이다.

이 또한, 흔치 않은 성찰의 기회가 아니랴?
각행기로(各行己路)
각자는 각기 제 길을 걸을 일이다.

止緣
閉關

그래 그리 인연 짓는 짓을 멈추고, 폐관하는 것이다.

본디 폐관이란, 도교나 불교의 용어다.
이것 곧잘 무협 소설에 나온다.
방주가 수가 막힐 때,
동굴 속에 들어가 폐관하고,
수련하며 새로운 무예 기술을 연마한다.
헌데, 그것으로 모두 다 절정 경지에 이르는가?

因為沒有明心見性者,一入關房,不得實際修法,不得其門而入,生死根源不得破,唯有虛度光陰而已!

막상 폐관한다 들어 앉았으나,
그 뜻은 얻지 못하고,
생사 근원의 도리는 파해(破解)하지 못하고,
아까운 시간이나 축내진 않았던가?

아아, 
코로나19나 갈색날개매미충 따위나,
마스크 착용, 집합 통제로 극복될 수만 있다면 다행이리라.

허나,근원적 원인에 대한 통찰도 없이,
이런 대증적 조치나,
백신과 같은 강제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면,
이것은 너무 딱한 노릇이 아니랴?

그런데, 閉關은 실로, 出關을 기약하고 행해진다.
關은 실로 얇디 얇은 종잇장과 같다.
그리로 번거럽게 들나들며,

전도몽상(顚倒夢想)을 떠나기 위해 폐관하지만,
수 십년을 그 짓을 해도, 달 빛 한 올조차 잡아내지 못하고,
양 뺨이 바짝 붙어 나오기 일쑤다.
해탈은커녕, 關으로 들어가 번뇌만 쌓이고, 육도윤회만 되풀이 하고 만다.

아아,
그러함이니,
關이란, 실로,
베틀 북처럼,
나오기 위해 들어가는 것이며,
들어가기 위해 나오는 문이란 말인가?

도대체,
이 짓을 언제까지 하려는지?

궁극엔 파관(破關)하여,
저 關으로부터 자유를 얻어야 한다.

이는 곧 關을 애저녁에 짓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통찰에 이르게 된다.
 
止緣

그래, 연을 아예 짓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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