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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城과 길道

소요유 : 2021. 11. 11. 13:18


혹인或人 하나가 있어,
정치판을 두고 성城과 길道로 나눠 말하고 있는 것을 목도하였다.
하여 이에 대한 비판적 감상을 여기에 적어둔다.
 
***

중항열中行說은 본디 연나라가 본향이지만 한나라에서 환관 생활을 하였다.
명적鳴鏑을 쏘며, 부하들에게 불사자참不射者斬이라 외친,
저 유명한 흉노의 묵돌冒顿이 사망하자,
그의 아들인 노상(老上稽粥)이 선우가 된다.
(※ 참고 글 : ☞ 명적(鳴鏑) - 우는 화살)

한나라 효문제孝文帝는 종실의 한 여인을 공주라 속이고 노상에게 바친다.
이 때 공주의 수행원으로 중항열이 뽑혀 따라가게 되는데,
처음에 중항열은 이를 원치 않았다.
그래도 강권하자 그는 어쩔 수 없이 따라가면서 이리 내뱉는다.

必我行也,為漢患者。

내가 흉노에 가게 되면, 반드시 한나라의 우환이 되고 말리라.

(출처 : 網上圖片
 화번공주(和蕃公主) : 당나라 이후 이리 정략적으로 이민족에게 출가 시킨 공주를 지칭하는 말이다.)

아아,
바로 이 사기의 대목 앞에 서면,
우리는 곧바로 윤석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내 사람을 성 밖 적진으로 내팽개치고,
저들 운동권 무리들은 이쑤시개로 이빨을 쑤셔대며,
일 치루고 뒷물한 계집처럼, 아 개운해 이리 말하였을 것이다.
혹 모르지, 기생 옆구리에 끌어안고,
풍악을 울리며 자축의 잔을 높이 들었을지도.

내 말이 틀려?
518 전야제 때,
룸싸롱에서 거하게 술판을 벌인 전력도 있잖아?

썩을 것들.

기억하는가?
바로 엊그제까지만 하여도, 국민의힘엔 본디 인재가 없어,
대통령으로 누구를 세울까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아무리 정치를 엉터리로 한들,
상대 당에서 내세울 후보가 변변치 못하다면,
다음 대선의 승리를 걱정할 일이 어디에 있으랴?

하지만, 이 얼치기 도당들은,
자기가 임명한 검찰총장을 죽일 듯이 몰아세우며,
기어이 쫓아내고 말았다.
이 어찌 중항열과 윤석열 사이에 다름이 있으랴?

보듯이 윤석열은 국민의힘으로 넘어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 말았다.
손바닥 왕짜 덕인가?
아마 이는 윤석열이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이리라.
재수 좋은 년 자빠져도 가지 밭에 엎어진다 하였으며,
복 있는 과부는 앉아도 요강 꼭지에 앉는다 하였음이다.
대통령 후보가 이리 되기 쉽다니,
이리 화냥년 돈 냥 앞에 옷고름 풀듯, 헤프게 놀아들고서도,
공화국 체면이 바로 설 수 있다더뇨?

저들은 윤석열을 참초제근(斬草除根)하지 못하면,
저지른 죄가 드러나고, 세상이 시끄러워질 것을 염려하였으리라.
허나, 반석압초(搬石壓草)임이라,
자고로 잡초를 제거하려면 반드시 돌로 눌러놓아,
다음을 기약할 수 없도록 하여야 했다.

자고로 병략가는 搬石壓草 이 말을 잘 가슴에 아로새겨둘 일이다.

하지만, 중항열을 쫓아는 보냈지만,
그가 흉노 땅에 가서 창을 거꾸로 하여,
자신들을 겨냥할 것까지는 미처 생각이 미치지 못하였음이라.

이리 허술하고서야,
어찌 밤에 베개를 높이 베고 잠을 청할 수 있으랴?

흉노로 들어간 중항열은 그들을 위해 갖은 계책을 내놓았고,
이는 그의 말대로 한나라에게 큰 근심거리가 되었다.


혹인或人 하나가 있어,

성城과 길道을 말하고 있음인가?

대저 길이란 공격하기 위한 통로가 되는 즉,
촉나라로 웅거한 유비도 힘을 기르자 잔도를 다시 만들어,
중원으로 나아가지 않았던가?

반면 수비를 하려면 성 안에서 굳게 지키는 법.
이목李牧은 전국시대 조나라 장수다.
그는 흉노가 침략해오면 대적하지 않고,
언제나 성안에 웅크리고 수비로 일관하였다.
모두들 이를 비웃었으나,
조나라 군대는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았다.

조왕이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나아가 싸우길 종용하였다.
하지만 이목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급기야 장수 자리를 잃고, 소환되고 만다.

길을 내어 공격을 한다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성 안에 틀어박혀 수비만 한다 하여 반드시 진다고 이를 수만도 없다.

만주벌을 경영한다고 호언하되,
실력도 없으면서 잠실벌에 웅거한들,
장래가 기약대로 풀린다 장담할 수 없다.

실력이 미치지 못하면,
때론 태공망 여상처럼 80세에 이르도록,
위수渭水에서 곧은 낚시질을 하며,
시간의 역사를 기다릴 수도 있는 법.

그러한즉, 성城과 길道로 나눠 세상을 가를 일도 아니며,
이를 빌어, 인물을 가벼이 재단할 수도 없는 법.

적벽대전 직전, 조조와 손권이 대치할 때,
노장 황개黃蓋는 주유周瑜에게 고육계苦肉計를 바친다.
죄를 짓고 조조에게 거짓 투항하는 척하며,
드디어 화공으로 조조 선단을 불태워버리게 된다.

성 안에 스스로 갇혀 있다 하여 쪼다가 아니며,
발목에 감발 치고 길을 나섰다 한들,
모두 전투에서 이기고 전리품을 획득하는 것도 아니다.

때론, 사항책詐降策을 쓰고,
공명이나 조운처럼 공성계空城計를 쓸 수도 있는 법.

人不自害,受害必真;假真真假,間已得行。童蒙之吉,順以巽也。

虛而虛之
實而虛之
虛而實之

이 시대의 중항열인 윤석열은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으리라.
하지만, 흠집이 잡혀 있은즉, 이게 언제 곪을대로 곪아,
살이 터지고 뼈가 부러질지 아무도 모른다.

한편 한 때 그리 핍박받고 업수이 여겨지던 이재명은,
어찌 천운이 닿았는지 역시 여당의 후보가 되어 있다.

얼치기 운동권 도당들 입장에선,
이재명이 대장동 뻘밭에 들어 허우적거리는 것이 기회이자 위기일 터.
이대로 나아가단 필패가 예단될 때,
분당이라도 하여야 할 터인데,
문제는 모두 다 팔다리가 분질러져,
고쳐 쓰려야 고쳐 쓸 인재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

저 욕심이 목구멍까지 차오르기만 한 빈 대가리 운동권 무리들.
이 치들 그저 감자바위나 먹이며 싸움질이나 잘하였지,
평생 공부를 하지 않아 머리가 돌대가리들이다.

쫓아버린 윤석열도 후보가 되고,
핍박하던 이재명도 후보가 되었으니,
도대체 저들은 밤낮으로 먹이 주어
자신을 해할 시랑(豺狼, 승냥이와 이리), 사갈(蛇蝎, 뱀과 전갈)을,
길러내고 있었지 않은가 말이다.

성城과 길道이 문제가 아니다.
방략이 없을 뿐인 것을.

여야 불문,
지어 쌓은 죄업이 중하여,
이를 갚을 인재 자체가 없으니,
하늘을 보고 엎드려 빈들,
무슨 뾰족한 수가 나오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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