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소요유 : 2021. 11. 27. 00:39


(출처 : GYUHANG.NET 김규항)

김규항의 말은 젯상에 올려놓은 깍은 밤처럼 언제나 단정하다.

지성을 갖는 건 불리하며 불편한 일인 사회

그의 이 말은,
여기 농장에 한 때, 거의 매일, 여유가 늘어져, 근무시간에 쓰레빠 질질 끌고,
드나들던 현지 공무원 하나를 생각나게 만든다.
내가 여기 어른들의 무경우, 무지몽매함에 질려,
그렇다면 그나마 기대할 것은 어린아이들뿐이라 여겨, 
발심하여, 아이들에게 한문을 가르치겠다 하니,
녀석은이리 말하였다.

‘언젠 술 한 병 사고 들려, 들어야 하겠다.’

그러면서 자기 아이에겐 배우게 하지 않겠단다.
왜 그런가 하고 물으니,

공맹을 배우면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란다.

기실 내가 가르치려 하였던 것은,
공맹도 다루겠지만, 
그보다는 ‘한비자’를 중심축으로 이끌어보려 하였던 것이다.

한비자가 어린 아이에게 어렵고, 위험하다 여기는 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맹이 아니라, 한비자를 벼리로 삼고, 
외려 공맹으로 씨줄을 삼으며, 
그 외 백가(百家)를 능(綾)으로 엮어,
저들을 밝은 길로 인도하고 싶었던 것인데,
저리 나오고 있으니,
비인부전(非人不傳)이라, 
어찌 길이 열리랴? 

나의 묵은 글 중 일부를 여기 참고용으로 덧붙여 둔다.

“半部論語治天下”

이 말은 송나라 조보(趙普)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상이었던 조보가 정사를 돌보는데,
그는 매양 처결을 바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 어떤 책을 보고는 그 다음날은 해결을 하고는 했다.
오래도록 집안 식구들을 이를 기이하게 여겼는데,
어느 날 몰래 궤짝을 열어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 속엔 논어 반쪽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이후 말하길 좋아하는 세상 사람들은 이리 말했다.

趙普半部論語治天下

이를 분명 의식하였을 터인데,
청말 장태염(章太炎)은 이리 말했다.

“半部韓非子治天下”

한비자 반 만 읽어도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

지성은커녕, 지식조차,
녀석에겐 돈이 되지 않을,
인생길의 불요 노차물목(路次物目)일 뿐이다.

인구가 가파른 비탈길 아래로 굴러가는 쇠공처럼 급히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현 문가 정권에 들어와 공무원이 10% 늘었다.
그뿐인가?
사무 자동화, 외주화로 인력 소요가 많아질 요인은 외려 줄은 형국이다.

공무원 너무 많다.
정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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