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嗚呼嗚呼

소요유 : 2022. 7. 7. 12:21


지난 3월에도 다친 너구리 한 마리가 농장 안으로 들어왔는데,
이번에도 또 들어왔다.

이번엔 어린 새끼들인데, 도합 3마리다.
아니 이들보다 조금 더 큰 아이가 하우스 밖에서도 앞서 목격되었는데,
2~3일 눈에 띄더니만 지금은 사라졌다.

그 동안 건사하던 고양이 여러 마리가 사라졌었다.
하지만 평소보다 50% 더 보태 고봉으로 놓아준 사료가,
아침엔 모두 없어져서 이상한 노릇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짐작컨대, 너구리가 하우스 안으로 잠입하여,
새끼들을 데려다 놓고, 야간엔 사료를 모두 먹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다행히 야생 동물보호 담당관에게 연락하여 모두 구조하였다.

하지만 먼젓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번 아이들도 온몸에 피부병이 심했다.
개선충(疥癬蟲) 때문이라 한다.
이것 심해지면 나중엔 피부가 돌처럼 굳어지고 심하면 죽기까지 하는가 보다.

나는 저들이 머물렀던 곳을 급히 소독하고,
흩어진 고양이들을 연신 불러 모았다.

이번에 다시금 야생동물들이 정말 어렵게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천지불인(天地不仁)
아, 진정 천지란 이리도 불인한 것이고뇨.

싯달다의 사문유관(四門遊觀)이 떠오른다.
동서남북 성문 밖으로 나가 노병사(老病死) 세상 삶의 참상을 보게 된다.
이에 출가하여 도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싹튼다.

「復有一時,其淨飯王,共多釋種諸童子輩,并將太子,出外野遊,觀看田種。時彼地內所有作人,赤體辛勤而事耕墾,以牛縻繫,彼犁𮝣端,牛若行遲時時搖掣,日長天熱,喘[22]嚇汗流,人牛並皆困乏飢渴。又復身體羸瘦連骸,而彼犁傷土墢之下,皆有虫出。人犁過後,時諸鳥雀,競飛下來,食此虫豸。太子覩茲犁牛疲頓,兼被鞭撻,犁𮝣研領,鞅繩勒[24]咽,血出下流,傷破皮肉。復見犁人,被日炙背,裸露赤體,塵土坌身,烏鳥飛來,爭拾蟲食。太子見已,起大憂愁。譬如有人見家親族被繫縛時,生大憂愁,太子憐愍彼諸眾等,亦復如是。見是事已,起大慈悲,即從馬王揵陟上下,下已安庠經行,思念諸眾生等,有如是事,即復唱言:『嗚呼嗚呼!世間眾生,極受諸苦,所謂生老及以病死,兼復受於種種苦惱,展轉其中,不能得離。云何不求捨是諸苦?云何不求厭苦寂智?云何不念免脫生老病死苦因?我今於何得空閑處,思惟如是諸苦惱事?』
(佛本行集經 遊戲觀矚品第十二)

불본행집경엔 실로 충격적인 장면이 나온다.
이를 처음 대한 소싯적 이래,
때마다 잊혀지지 않고 떠오른다.

싯달다는 밭갈이 장면을 보게 된다.
뙤약볕에서 소가 고통스럽게 밭을 가는데,
보습이 흙을 젖혀내자 벌레가 나왔다.
그러자 새들이 달려들어 다투어 이를 쪼아 먹는다.

실제, 내가 밭일을 하다 삽으로 흙을 뒤집으면,
정말 새들이 가까이 와서 기웃거린다.
이럴 때 나는 과연 벌레를 아껴야 하는가?
새들을 도와야 하는가?

그를 보고 싯달다는 이리 외친다.

『嗚呼嗚呼!世間眾生,極受諸苦,所謂生老及以病死,兼復受於種種苦惱,展轉其中,不能得離。云何不求捨是諸苦?云何不求厭苦寂智?云何不念免脫生老病死苦因?我今於何得空閑處,思惟如是諸苦惱事?』

왜 중생은 이리도 극심한 고통 속에 시달려야 하는가?
種種苦惱라,
개체별 쉼 없이 고통이 따를 뿐 아니라,
개체 간에도 연이어 고통을 서로 상속하고 있음이다.
이 연환쇄(連環鎖) 같은 고통은 쉬이 벗어날 수 없다.

嗚呼嗚呼!世間眾生,極受諸苦

싯달다는 묻고 있음이다.

‘왜 이런 고통을 여의려 하지 않는가?’
‘생노병사의 苦因으로부터 벗어나려 하지 않는가?’

너구리를 보내고 나니 마음이 착잡해진다.
저 어린 생명은 어이하여 이리 태심한 삶의 질곡에 갇혀야 하는가?
이것은 너무도 부조리한 모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아,
천지는 정말 불인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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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 2022. 7. 7. 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