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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부유책(匹夫有責)

소요유 : 2022. 12. 5. 22:51


주(周)나라가 기울자, 제후들이 할거하며, 쟁패를 다투니,
천하는 불도가니처럼 들끓고, 만민은 혈루(血淚)의 고통 속에 빠졌다.
이를 춘추전국시대라 한다.

이를 끝내기 위한 마지막 방책은,
천하를 통일하는 일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진시황은 이 과업을 완성했다.
이로써, 춘추시대(春秋時代 기원전 770년 ~ 기원전 403년),
전국시대(戰國時代 기원전 403년 ~ 기원전 221년)에 걸친,
500여 년의 전란이 멈췄다.
그의 사후 다시 천하는 불안해지고 말았지만.

진시황은 천하의 인재를 초치하고, 
능력만 있으면 가리지 않고 등용하였다.
초(楚)나라로부터는 이사(李斯),
위(魏)나라로부터는 위료(尉缭) 등을 영입하고,
왕전(王翦)과 같은 신분이 낮은 이도 과감히 발탁하였다.
그 밖에도 여러 외국 인재들은,
아래에서 다룰 간축객서(諫逐客書)에 즐비하게 등장한다.

헌데, 한(韓)나라에서 넘어온 정국(鄭國)으로 인해 파란이 일어났다.
그는 수리(水理, 水利) 전문가였는데, 진나라에 토목사업을 일으켜,
국력을 피폐케 할 요량으로 파견된 간첩이었다.

(※ 정국은 이제 목숨이 경각에 달렸음인데, 진시황에게 이리 말한다.

臣一開始是韓國間諜,但是水渠修成以後,確實對秦國有利。臣只是為韓國延續幾年的國祚,卻是為秦國建立萬世的功業。

‘신은 일개 한나라 간첩이지만,운하가 완성되고 나면,
확실히 진나라에 유리할 것입니다.
다만 한나라에게는 몇 년간의 복이 될 것이지만,
알고 보면, 진나라에겐 만세의 공업이 될 것입니다.’
진시황도 그릇이 보통이 아님이라,
그의 말에 일리가 있음을 알고,
정국으로 하여금 일을 계속하게 하였다.)

이러자, 소외되었던 기득권 세력들이,
때는 이 때다 하고, 들고 일어나,
외국인들을 쫓아내야 한다고 진언하니,
이게 곧 축객령(逐客令)이다.

오늘날 우리네 실정을 돌아보라.
여야는 서로 악귀가 되어 피를 철철 흘리며 싸움박질에 여념이 없다.
이것이 바로 축객령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가령 삼성전자가 순혈주의를 고집하여,
유능한 기술자가 외국인이라 하여 쓰지 않던가?
기업들은 사활을 걸고, 기술 투자를 하고, 
내외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모으고 있다.
기술만이 살길이라며,
노심초사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헌데, 정치판에 기숙하는 무리들만은,
나라가 어찌 굴러가든 상관없다는 듯,
제 세력 불리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밖에 울을 두르고, 외부인들을 제 아비 어멈 죽인 원수 대하듯 배척하고 있다.
정권을 마치 전리품인 양, 
한껏 자기들 뱃떼기에 고기, 술 채워넣기 분주할 뿐이다.

모든 사람들이 갈구하는 소망을 구현하고,
앞날의 비전을 제시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막상 이런 궁리를 트지는 못하고,
애오라지 정적을 죽이고,
제 패거리끼리 둘러앉아,
주야로 고기 먹고, 술 들이키며, 
풍악을 올리는데 분주할 뿐이다. 

패악의 썩을 것들.
가히 통탄스럽다 할 밖에.

한편 저로부터 떨궈져 나간 무리들이라 하여 다를 바 없으니,
상대를 향해 불구대천(不俱戴天) 원수가 되어 싸움박질을 벌이는데,
역시나 한 치도 다름이 없다.

하늘이 무심하지 않다면,
저 정상모리배들을 어찌 가만히 두고만 보실 것인가?

진나라에 축객령이 발동되자,외국인들은 짐을 싸, 돌아들 가고,
남아 있는 외국인들은 전전긍긍하였다.
외국 출신 이사(李斯)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그는 축객령을 간하는 소위 간축객서(諫逐客書)를 지어,
진시황에게 바친다.

諫逐客書
臣聞吏議逐客,竊以為過矣。昔穆公求士,西取由余于戎,東得百里奚于宛,迎蹇叔于宋,來邳豹、公孫支于晉。此五子者,不產于秦,而穆公用之,并國二十,遂霸西戎。孝公用商鞅之法,移風易俗,民以殷盛,國以富強,百姓樂用,諸侯親服,獲楚、魏之師,舉地千里,至今治強。惠王用張儀之計,拔三川之地,西并巴、蜀,北收上郡,南取漢中,包九夷,制鄢、郢,東據成皋之險,割膏腴之壤,遂散六國之眾,使之西面事秦,功施到今。昭王得范雎,廢穰侯,逐華陽,強公室,杜私門,蠶食諸侯,使秦成帝業。此四君者,皆以客之功。由此觀之,客何負于秦哉!向使四君卻客而不內,疏士而不用,是使國無富利之實,而秦無強大之名也。
  今陛下致昆山之玉,有隨和之寶,垂明月之珠,服太阿之劍,乘纖離之馬,建翠鳳之旗,樹靈鼉之鼓。此數寶者,秦不生一焉,而陛下說之,何也?必秦國之所生然后可,則是夜光之璧,不飾朝廷;犀象之器,不為玩好;鄭、衛之女不充后宮,而駿良駃騠不實外廄,江南金錫不為用,西蜀丹青不為采。所以飾后宮,充下陳,娛心意,說耳目者,必出于秦然后可,則是宛珠之簪,傅璣之珥,阿縞之衣,錦繡之飾不進于前,而隨俗雅化,佳冶窈窕,趙女不立于側也。夫擊甕叩缶彈箏搏髀,而歌呼嗚嗚快耳者,真秦之聲也;《鄭》、《衛》、《桑間》,《韶》、《虞》、《武》、《象》者,異國之樂也。今棄擊甕叩缶而就《鄭》、《衛》,退彈箏而取《昭》、《虞》,若是者何也?快意當前,適觀而已矣。今取人則不然。不問可否,不論曲直,非秦者去,為客者逐。然則是所重者在乎色樂珠玉,而所輕者在乎人民也。此非所以跨海內、制諸侯之術也。
  臣聞地廣者粟多,國大者人眾,兵強則士勇。是以泰山不讓土壤,故能成其大;河海不擇細流,故能就其深;王者不卻眾庶,故能明其德。是以地無四方,民無異國,四時充美,鬼神降福,此五帝三王之所以無敵也。今乃棄黔首以資敵國,卻賓客以業諸侯,使天下之士退而不敢西向,裹足不入秦,此所謂“借寇兵而赍盜糧”者也。夫物不產于秦,可寶者多;士不產于秦,而愿忠者眾。今逐客以資敵國,損民以益讎,內自虛而外樹怨于諸侯,求國無危,不可得也。

이것 제법 명문이다.
이중 한 부분을 뚝 떼어 음미해보고자 한다.

臣聞地廣者粟多,國大者人眾,兵強則士勇。是以泰山不讓土壤,故能成其大;河海不擇細流,故能就其深;王者不卻眾庶,故能明其德。是以地無四方,民無異國,四時充美,鬼神降福,此五帝三王之所以無敵也。

‘신이 듣자니 땅이 넓으면 양식이 많고, 
나라가 크면 사람이 많고, 
군대가 강하면 병졸이 용감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런즉, 태산은 한 줌 흙도 사양하지 않기에, 그 높음을 이룰 수 있고, 
하해는 작은 물줄기도 가리지 않기에, 그 깊이를 이룰 수 있으며,
왕은 여러 무리를 버리지 아니하므로, 그 덕을 밝힐 수 있습니다. 

이는 땅을 동서남북으로 나누지 아니하고, 
백성은 출신국을 문제로 삼지 아니하고, 
사시(四時)는 아름다운 것을 가득 채우고, 
귀신은 복을 내리는데, 
이는 삼황오제에게 적이 없는 까닭입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시대를 우리는 막 진입하고 있다.
서로 싸움박질할 틈이 없다.

국제 정치 지형이 요동을 치고 있다.
각국은 빗장을 걸어 잠그고, 제 살길 개척하기에 바쁘다.
자원 빈국인 우리로서는 더욱 불리한 위치에 떨어지고 말았다.
자원 확보가 어려워지고, 수출길에 애로가 생기면,
우리 경제는 곧장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하지만, 행으로 우리에겐 좋은 대안이 기다리고 있다.

문재인은 북과 곧 통일이라도 될 듯,
북 치고, 장구 치며 쇼를 벌였지만,
결국 북한 당국을 잔뜩 이용만 하고 내다 버렸다.
오죽하면 저들로부터 삶은 소대가리란 욕을 들어먹겠는가?

윤석열은 미국 바짓가랑이 붙잡고 시녀가 되길 자청하며,
북과의 소통 창구에 대못질을 하고 닫아걸고 있다.
피를 나눈 민족이다.
문을 조금씩이라도 열고 상호 협력을 구하여야 한다.
이치껏 살피고, 셈을 따지면,
둘 다 만족해를 모색해낼 수 있다.

처음이 어렵지, 물꼬가 한 번 터지면,
이내 방죽 둑이 무너질 수도 있는 법이다.
북의 자원과 노동력 그리고 우리의 기술력이 하나로 합치면,
그야말로 萬夫一力,天下無敵이라,
힘을 하나로 합치면, 천하무적이 되지 않으랴?

지금의 정상모리배들을 모조리 쳐발라내고,
차기엔 눈 푸른 이를 대표로 뽑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발굴에 앞서,
불편부당(不偏不黨)이라, 어디 편 가르고, 패거리 짓지 않고,
사물을 합리적으로 통찰하고,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현인을 기르고,
이들을 정치 일선으로 모을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그저, 걸핏하면 우리 패라며 무작정 닦아 세우고,
상대를 백안시하는 추접스럽고, 얄팍한 짓거리들을 그쳐야 한다.
그 책무가 인민들 어깨 위에 놓여져 있음이다.

天下興亡,匹夫有責이라 하였음이다.

고염무(顧炎武)는,
保國者,其君其臣肉食者謀之;保天下者,匹夫之賤與有責焉耳矣。라,
나라를 보하는 것은 고기 먹는 귀한 군, 신이지만,
천하를 보하는 것은 천한 필부라도 그 책임이 있다 하였다.

유튜브 정치 채널을 보라.
어느 곳 하나 합리적 판단을 하고, 바른길을 제시하는 이들은 없고,
전부 이빨 드러내놓고 정적을 못 잡아먹어 안달들이다.
모두 슈퍼 챗 긁어먹을 욕심이 등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 돈 바치고, 몸 팔며 따라다니는 이들 부지기수다.
자신 없으면,
뽕질, 빠질 그만하고,
차라리 어디 움푹 패인 곳에 자빠져 잠이나 자기라도 한다면,
匹夫無責이라, 책임을 묻지 않겠음이다.

하기에 匹夫無罪 懷璧其罪이란 말이 있지 않더냐?

初,虞叔有玉,虞公求旃。弗獻。既而悔之,曰:「周諺有之:『匹夫無罪,懷璧其罪。』吾焉用此,其以賈害也?」乃獻之。又求其寶劍。叔曰:「是無厭也。無厭,將及我。」遂伐虞公。故虞公出奔共池。
(春秋左傳.桓公十年)

“우숙에게 옥이 있었는데, 
우공이 달라하였으되 주지 않았다.
뒤에 이를 후회하며 말하다.

‘주나라 격언에 필부에겐 죄가 없다.
다만 옥을 가지고 있던 게 죄다.’

내가 주지 않고 있다, 어찌 해를 사랴?
그리고는 옥을 우공에게 바쳤다.
(우공이) 또한 보검을 달라 하였는데,
우숙이 이리 말하였다.

‘이리 욕심이 끝이 없어, 만족할 줄 모르니, 장차 내(목숨)게 미치리라.’
그리고는 참지 못하고 마침내 우공을 공격하였다.
우공은 공지란 곳으로 도망을 갔다.”

아아,
象以齒焚身。麝以香喪命。이라 하였음이다.
코끼리는 상아 때문에 살신지화(殺身之禍)를 당하고,
사향노루는 향낭 때문에 목숨을 잃는 법이다.

코끼리는커녕 생쥐도 못 되는 물건들이며,
사향노루는커녕 취유서(臭鼬鼠, 스컹크) 짝들이,
슈퍼챗에 목숨을 걸고, 
또 한편, 이들 젓대 소리에 놀아나 따라나서며,
태극기 들고 춤을 추는 빠돌이나, 
꽃다발 바치는 개딸들이라니.

어찌 匹夫無罪라 할 수 있으랴?

저 망국의 적당, 미망(迷妄)들이라니.
도대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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