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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권 혁파하라.

소요유 : 2022. 12. 24. 15:10


사면권(赦免權) 없애거나 제한하여야 한다.
이것이 싫다면 차라리 형법을 고쳐 실효 형량으로 낮추는 게 낫다.

명박이의 경우 형법에 의율하여 17년 구속에 당하는 벌을 가하였다.
그런데, 고작 2년 마친데 불과한데, 풀어주겠다고 한다.
게다가 복권(復權)까지 덤으로 선사하겠다니,
수십억 벌금도 내지 않아도 될 판이다.
그는 그동안 이틀에 한 번 꼴로 특별면회로 시간을 눅이고,
병을 핑계로 장기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하였다.

법이 이리 대통령 소맷자락 흔들 듯 자의로 개폐되고,
형벌 집행이 우물 속 뒤웅박처럼 뒤집히기 일쑤라면,
도대체 법의 위령이 서겠음이며, 사람들의 믿음을 살 수 있겠는가?

선고의 효력을 일시에 상실시키고, 형의 집행을 면제시킨다면,
도대체 사법권의 위엄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으랴?

묵자는 나라에 일곱 가지 우환이 있다 하였다. - 칠환(七患)
그중 일곱 번째의 말씀이 여기에 있다.

賞賜不能喜,誅罰不能威,七患也。
(墨子)

‘상을 주어도 사람들을 기뻐하게 할 수 없고,
벌을 가하여도 사람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일곱 번째의 우환이다.’

상이란 공적(功績)에 주어지는 것인데,
아무런 이룬 바 없는데도 상이 내려지니,
그 무슨 기대 가치 역할을 할 수 있으랴?
책벌을 가하는 것은 사람들이 주벌을 무서워하며 경계케 하는 데 그 뜻이 있음인데,
며칠 밤만 옥에 들어가 시늉만 하면 이내 풀어질 것이 예견된다면,
도대체 그 누가 있어 형벌을 두려워 하랴?

게다가 이런 짓거리들이, 
정상모리배들 지들끼리만 주고받는 놀이에 그치고,
일반 서민들에겐 미치지 못할 것인즉,
그 원망이 어찌 먹장구름처럼 두텁지 않을 수 있으랴?

慶賞賜與,民之所喜也,君自行之。殺戮誅罰,民之所惡也,臣請當之。
(韓非子)

‘축하하여 상을 주면 백성이 기뻐하는 바라, 군주는 이를 행하고,
죽이고 벌하는 것은 백성이 꺼리는 바라,
신은 마땅히 이를 청하는 바입니다.’

한비자 사상 역시 마찬가지로 상과 벌이 제대로 이뤄져야 할 것임을 견지하고 있다.
법을 지키고, 선량한 풍속을 길러야 할 위치에 있는 위정자가,
앞장서서 이리 법을 유린하고 있다면,
그를 어찌 민의를 대표하는 이라 이를 수 있으랴?
마땅히 믿음을 거두고, 자리를 물러나게 하여야 하리라.

민주사회에서 고대 왕의 은사권(恩赦權)을 이어받은 사면권은 구질스럽기 짝이 없는 장치다.
더구나 고대 은사권은 공이 큰 자에게 왕이 내리는 일종의 포상(褒賞)의 성격이 짙다.
가령 한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이 발한 건국의 공신에 대한 단서철권이 그 예다.
하지만, 교토사주구팽(狡兔死走狗烹)이라고, 
본디 권력의 속성인즉, 본질적으로 남과 더불어 빵을 나눠 먹을 수 없는 법.
그런즉 후에 이들을 다 잡아 죽여 축출하고 말았다.
(※ 참고 글 : ☞ 단서철권丹書鐵券)

(※ 출처 : 九品芝麻官)

면사패(免死牌)는 수(隋), 당(唐) 이후엔 마구 남발되었다.
공신은 물론, 총신, 환관까지도 왕에게 졸라 이를 얻어내었다.
이때엔 철권(鐵卷)에 금 글씨로 새겨넣었다.
하여 금서철권(金書鐵卷)이라 이르게 된 것이다.

오늘날 상품명을 어찌 짓던가?
oo에서 시작된 것이 oo+, 나노 oo, 퍼지 oo, oo 골드로 진화하다,
요즘엔 하나 같이 AI oo으로 바뀌지 않던가?
(※ 여담이지만 AI는 심상치 않다.
다른 것들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많은 성과가 속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나이들면 대개 공부를 작파하고, 세월을 흘려보내고 만다.
허나, 늙으면 외려 시간도 많을 터,
한 해는 하나를 붙잡고 정진하고,
또 다른 한 해엔 또 다른 하나를 들고 팔 일이다.
이리 가다보면 여명(餘命)이 길어진 만큼,
지식의 축적도 많아지고, 깊은 지혜가 영글어,
이제까지의 역사와는 사뭇 다른 개인적 성과는 물론,
놀라운 인류사가 전개될 수 있지 않으랴?
AI는 그래 내가 새로 익힐 대상 물목 중 하나가 되었다.)

마찬가지다.
철권(鐵卷)만 하여도 제법 위력이 있었으나,
금서철권(金書鐵卷)에 이르면,
이런 따위의 언어의 인플레는,
곧 권위를 실추시키고, 
종국엔 천하를 어지럽히는 고약한 괴물이 되고 마는 법.

卿恕九死,子孫三死。

당사자는 아홉 번 죽을 죄를 지어도 면해주고,
자손은 세 번까지 면해주겠다는 금서철권에 적혀 있는 8자의 예다.

법이란 게 이런 예외가 있다면,
그 누가 있어 상벌을 귀히 여기랴?
저런 따위의 면사패는 마땅히 철추로 후려 패어,
불가마 솥에 넣고 녹이고서야,
기강이 바로 서고,
풍속이 선량해지면,
천하가 바로 굴러가리라.

죄수 나이가 많다느니, 국민 통합이니 어쩌고저쩌고 요설을 풀어내 놓지만,
알고 보면 다 황언(謊言) 잠꼬대 같은 말에 불과하다.
이게 그리 정히 필요하다면, 왜 애초부터 고려하여 형벌을 탕감해주지,
나중에라야 잔뜩 생색내며 인심을 쓰느냐 말이다.
게다가 나이 많은 죄수가 어디 한 둘이라든?
국민 아닌 죄수가 얼마나 된다더냐?
지들이 언제부터 그리 죄인들을 그리 알뜰히 돌봤단 말인가?
모두 끼리끼리 패 짓고, 권력놀음을 위한 정치적 술수인 줄,
꾀가 말간 사람들이라면 그 어찌 모르랴?

하니, 그럴 양이라면 차라리 형법을 대폭 고쳐,
양형을 미리 앞서 대폭 줄일 일이다.
아니, 이리 구차한 짓거리 하지 말고,
차라리 형법을 폐하거라.

야만의 시대다.
썩어 자지러질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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