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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병부(東亞病夫) ⅴ

소요유 : 2023. 1. 7. 13:52


동아병부(東亞病夫) ⅴ

우리나라에서도 바둑 치팅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지만,
(※ 참고 글 : ☞ 바둑 기사 치팅)
중국 바둑계는 지금 AI 치팅 파문(波紋)이 일어 여간 시끄럽지 않다.
양딩신 기사가 상대 선수인 리쉬안하오의 부정행위를 의심하며,
“나와 20번기를 치러 내가 만약 패하면 은퇴하겠다”는 제안을 하였다.

리쉬안하오는 중국 랭킹 20위권 밖에서 2년 만에 단박 상위권으로 진입하였다.
최근 대국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그의 바둑은 인공지능과의 일치율 80~90%에 이르고 있다.
외양상 그의 행동도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대국시 화장실을 자주 드나드는데, 
이때 부정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라,
양딩신은 제안시 화장실도 이용하지 말자고 하였다.
리쉬안하오를 비난하는 이들은 그의 기법을 화장실류라 부르며 조롱하기도 하는 실정이다.

마침 알파고 제작팀의 일원이었던 데미스 하사비스조차,
치팅이 충분히 의심된다고 발표하였다.

인공지능을 인간이 능가할 수 없는 이유는,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듯, 그 알고리즘이나, 딥러닝 등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가장 중요한 요소는 computing power라 생각한다.
사람은 유한한 시간에 가능한 수를 모두 다 점검할 수 없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사람 능력을 뛰어넘는 놀라운 속도와 양으로,
단시간에 수읽기를 충분히 행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이 인공지능으로 아무리 열심히 연습을 하여 수법을 익힌다 하여도,
computing power만은 결코 따라갈 수 없다.

중국 바둑 국가대표팀에선 리쉬안하오를 두고,
그가 종일 인공지능인 절예(絕藝-騰訊 AI Lab)를 상대로 피나는 훈련을 하였고,
그 성과로 지금의 뛰어난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옹호하고 있다. 

아무리 일류기사일지라도 인공지능과의 일치율 70% 이상을 넘는 경우는 이제까지 없었다.
이는 사람의 인지능력이 인공지능보다 못하기보다는,
시간 제약 환경하에서의 어쩔 수 없는 computing power의 한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그저 사물의 물리적 한계 속성이 다를 뿐이라 하겠다.

방앗간에서 떡국떡 기계로 써는 것을 보았는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정한 규격으로 재빠르게 썰어나간다.
한석봉 어머니가 와도 이처럼 빨리 정확하게 자를 수는 없다.
이처럼 기계의 능률은 사람을 능가한다.
마찬가지로 컴퓨터의 계산 능력은 사람을 뛰어넘는다.
그 한계치가 이제까지는 인공지능 일치율 70%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였다.
80~90%의 일치율은 사람의 능력으로선 가히 가공할 경지라 하겠다.
때문에 치팅을 의심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태도라 하겠다.

나는 이런 시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다못해 우리나라 수능 시험장 정도로 관리를 하여, 핸드폰 소지 못하게 하고, 
대국장이나 화장실에 전파 교란 설비를 채비하면,
상당 부분 부정행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체스계의 황제인 망누스 칼센도 치팅 선수인 한스니먼 때문에 피해를 받았다.
뜻을 같이 하는 선수들이 단결하여 한스니먼과의 대결을 보이콧하였다.
그러자 체스 대회 주관자는 보안책을 철저히 강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한스니먼의 승률은 급격히 떨어지고 정의는 다시 찾아졌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외려 보이콧 하는 선수들만 징계를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리쉬안하오의 본 실력이 노출되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이다.
당장 대국장이나 화장실에 전파 교란 설비를 도입하라는 압력이 드세질 것이고,
결국 중국 바둑 당국일지라도 이를 외면할 명분이 없을 것이다.
그리되면 머지 않아 리쉬안하오의 실체가 절로 들어날 것이다.

만약 이때에 이르러 리쉬안하오의 치팅이 확인되면,
과연 리쉬안하오는 물론 중국 당국은 어떠한 태도를 취할런가 자못 궁금하다.)

여기 무선 치팅 장비를 하나 소개한다.

(※ 출처 : wireless-haptic)

이 장비는 극소형으로 DIY 제작 가능하고,
항문 속으로 박아넣고 사용하는데,
이질감도 크지 않고 사전 코드를 정하여 충분히 훈련을 하면,
외부로부터 실시간 정보를 은밀히 받아 볼 수 있다.
재료비도 몇만 원에 불과하다.

나는 지금 시점에서 리쉬안하오가 꼭이나 부정행위를 했다고 단정할 생각은 없다.
한두 번은 작정하고 치팅을 할 수는 있다고 하겠으나,
오랜 기간 하기는 쉽지 않다는 반론도 있는 게 사실이다.
혹자는 이게 당국의 방조나 묵인이 있었다면,
또 이야기는 달라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공지능 절예는 애초 기사 커제에게만 공개된 것인데,
리쉬안하오가 이 절예로 훈련하였다는 것이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번 치팅 사건의 경우는 그 자체도 문제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중국 바둑 관리 당국의 태도라 하겠다.

무작정 여론을 덮기 급급하고,
의심 상대를 철저히 조사하거나 대책을 내놓지는 못할망정,
외려 양딩신을 벌하고, 이에 찬동하는 이들에게 경고하며,
강압적으로 대중의 입을 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고서야 어찌 합리적인 사회로의 진입이 가능하겠는가?

공산당 당원이 되려면 상당히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며,
시간도 수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이것이 장점이 아니라 외려 큰 단점이라 생각한다.
이리 선발된 이들은 유능함을 떠나,
당에 충성하는 열성분자가 될 수밖에 없다.
만약 조금이라도 바른 소리를 내면, 
해당(害黨)행위라며 내쳐질 터이니, 당의 언로는 경색되고, 
오로지 중앙정치국이나 그 지도자에 의해 권력이 독점되고,
행정력이 전횡되고 말 터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우,
당대표는 당원이나 일반 여론에 따라 선출되며,
일정 임기가 지나면 다시 선출된다.
이런 장치가 있지만, 끊임없이 권력자들에 의해 오염되고 분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형편인데,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된 중국 공산당이라면 과시 묻지 않아도,
그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미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이런 사회는 절대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아무리 경제력, 군사력이 커진다 한들,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위치엔 이를 수 없다.
게다가 이런 사회에서 자란 인민들 역시 알게 모르게,
역리(逆理)에 익숙해지고, 염치 모르는 인간들로 변모되기 십상이다.

군주제가 아직도 살아있거나,
공산당과 같이 일당 독재가 가능한 나라들은,
결코 일등 국가, 일등 인민들이 될 수 없다.

인민들이 각성하여,
아래로부터 혁명이 일어나,
판을 뒤집어엎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저런 나라들의 인민들이 어서 깨어나,
독재 권력을 몰아내고 바른 사회를 일궈내길 응원한다.

치팅 사건을 대하는 중국 당국을 보며,
문득 한 생각이 일었다.

(출처 : 圖片來自網絡)

李離者,晉文公之理也。過聽殺人,自拘當死。文公曰:「官有貴賤,罰有輕重。下吏有過,非子之罪也。」李離曰:「臣居官為長,不與吏讓位;受祿為多,不與下分利。今過聽殺人,傅其罪下吏,非所聞也。」辭不受令。文公曰:「子則自以為有罪,寡人亦有罪邪?」李離曰:「理有法,失刑則刑,失死則死。公以臣能聽微決疑,故使為理。今過聽殺人,罪當死。」遂不受令,伏劍而死。
(循吏列傳)

(※ 晉文公之理也
여기 나오는 理란 理官 즉 治理獄訟的官員을 뜻하는데,
요즘식으로는 司法官을 의미한다.)

사기에 나오는 이리(李離)에 관한 일화다.

이리란 옥리가 있었는데, 판결을 잘못하여 사람을 죽였다.
이에 그는 스스로 죽을죄를 지었다며 옥에 들어갔다.
이에 문공(文公)은 이리 말했다.

‘관리에겐 귀천이 있고, 죄에겐 경중이 있다. - 官有貴賤,罰有輕重。
아랫사람에게 죄가 있을 뿐, 그대의 죄가 아니다.’

그러자 이리(李離)는 이리 아뢰었다.

‘신은 관의 장이 되어, 
자리를 양보한 적도 없고, 
녹을 받았으되 많다 하여 아랫사람과 나눈 적이 없습니다.
이제 잘못 판결하여 사람을 죽였음인데, 
그 죄를 아랫사람에게 떠넘긴다는 것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문공의 명을 따르지 않았다.
문공이 말했다.

‘그대는 스스로 죄가 있다 하는데, 
그렇다면 과인에게도 역시 죄가 있는 것이요?’

이리가 말했다.

‘관리에겐 법도란 게 있습니다.형을 잘못 판결하면 형을 받아야 하며,
사형을 잘못 판결하면 사형을 받아야 합니다.
왕께선 신이 작은 것까지 헤아려 의심스러운 것을 판결할 수 있으리라 여겼기에,
신에게 관직을 내리신 것입니다.’

이제 판결을 잘못하여 사람을 죽였은즉,
마땅이 죽을 죄를 지은 것입니다.

마침내 명을 받지 않고,칼에 엎어져 죽었다.

이 고사를 李離伏劍 또는 李離過殺而伏劍이라 이른다.

논어엔 不在其位 不謀其政이라,
‘그 지위에 있지 않고는,
그 자리의 정사를 논하지 않는다,’는 공자의 말씀이 있다.
그런데 이는 거꾸로 말하면,
在其位 謀其政 行其權 盡其責이라,
그 지위에 있으면, 그 자리에 걸맞는 정사를 펴고,
그 권능을 펴고,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한다라는 뜻으로 전변시킬 수 있다.
그러니 위정자란 권능을 바로 펴야 하고,
이에 따른 무한 책임을 져야 할 노릇이다.

우리네 꼴을 보아라,
신임 정권은 늘 전임 정권이 잘못하였다 변명하기 바쁘고,
전임 정권은 현 정권이 무능하다 끌어내리지 못하여 안달이다.
그뿐인가?
대통령 치고 죄를 짓고 옥에 갇히거나, 비명에 죽지 않는 이가 드물 지경이다.
하기사 옥에 갇히면 대수랴?
제 손으로 잡아 넣고는 다시 풀어내주기 바쁘다.
과시 해괴망측스런 짓거리라 하겠음이다.

不在其位 不謀其政
在其位 謀其政 行其權 盡其責

그 지위도 모르고,
그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려면,
무엇 때문에 권병을 쥐려 하였음인가?
四海橫流라, 
나라 골짜기마다 그득하니, 소인배들이 활개를 치고 있음이다. 
不亦悲乎라,
이 또한 슬픈 노릇이 아니랴?

나는 희망한다.
이리(李離)와 같은 절개 굳은 선조를 본받아,
중국 인민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 바른 사회를 만들어내길 축원한다.

만악의 근원은 공산당이다.
찬란했던 중국문화도 다 빛을 잃고,
인민들은 천방지축(天方地軸) 천지 분간을 못하는 바보들이 되고 말았다.
통탄스런 노릇이다.

(※ 참고 글 : ☞ 동아병부(東亞病夫)
(※ 참고 글 : ☞ 동아병부(東亞病夫) ⅱ)
(※ 참고 글 : ☞ 동아병부(東亞病夫) ⅲ)
(※ 참고 글 : ☞ 동아병부(東亞病夫) 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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