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동영상을 보면 소위 국뽕 방송이 적지 않다.
매양 우리나라가 대단하고 매력적이라는 사례만 애써 발굴하고 꾸며 내보낸다.
나는 이런 방송을 보지도 않고 과감히 퇴출시키고 만다.
나는 저것들은 모두 사람들을 타락시키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아니 나아가 악질 방송으로 여긴다.
이제 겨우 먹고살 만해졌을 뿐,
이리 자만에 빠져 있어야 되겠음인가?
바로 엊그제 일이지 않은가?
‘샴페인을 일찍 터드렸다.’
이런 비아냥을 받으며 치욕적인 (IMF) 외환위기에 빠진 게 말이다.
벌써 잊었단 말인가?
그리 잘난 나라인데,
어째서 출산율이 7할대에 머무르고 있는가?
아니 둘이 합하여 7할이니 제대로 셈하자면,
겨우 3할 5푼이 아니던가?
게다가 자살률은 세계 제1위다.
눈 가리고 아웅 할 처지가 아니다.
한때 구성애란 이가 성(性) 관련 이야기를 들고 방송가에 자주 등장하였다.
그의 인기는 치솟고 그는 여기저기 불려 다녔다.
그가 어느 날 말하였다.
그의 활약상을 보고 어느 누가 충고를 했다는 것이다.
‘이젠 더 이상 오르는 것은 힘들고 추락하는 일만 남았다.’
구성애가 이를 듣고 아마도 잘 처신하였으리라 믿는다.
겨우 문지방 넘었는데,
저놈들의 국뽕 방송은 연신 한국이 세계 최고란 마약을 마구 흩뿌리고 있다.
저 뽕 맞고 해롱거리다가 어느 날 다 폐인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니 어찌 경계하지 않을 수 있으랴?
아니 경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저 녀석, 저 계집들을 모두 잡아다 엎어놓고 물볼기를 쳐야 하리라.
그러하고서야 허공중에 뜬 돌이 다시 내려오고,
눈껍데기에 달라붙은 콩깍지가 벗겨지며,
천하가 태평해지리라.
鄒與魯鬨。穆公問曰:「吾有司死者三十三人,而民莫之死也。誅之,則不可勝誅;不誅,則疾視其長上之死而不救,如之何則可也?」
孟子對曰:「凶年饑歲,君之民老弱轉乎溝壑,壯者散而之四方者,幾千人矣;而君之倉廩實,府庫充,有司莫以告,是上慢而殘下也。曾子曰:『戒之戒之!出乎爾者,反乎爾者也。』夫民今而後得反之也。君無尤焉。君行仁政,斯民親其上、死其長矣。」
(梁惠王下)
“추나라가 노나라와 전쟁을 일으켰다.
추목공이 맹자께 물었다.
‘내 유사(有司)들은 죽은 자가 33인에 이르렀는데, 백성들은 죽지를 않았습니다.
그들을 죽이자니 모두 다 죽일 수도 없고,
죽이지 않자 하니, 백성들이 웃사람의 죽음을 보고도 구해주지 않으니,
성이 나고 마는군요.
이를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맹자께서 답하여 말하였다.
‘흉년과 기근이 든 해에,
임금의 백성 중에 노약자들은 도랑에 굴러 들어가 죽고,
장정들은 흩어져 사방으로 간 것이 수천 인이 됩니다.
그러함에도 임금의 창고는 가득 차 있습니다.
부고의 창고는 가득 차 있는데, 유사(有司)는 이를 아뢰지 않았으니,
이는 윗사람이 교만하고, 아랫사람을 잔인하게 다룬 것입니다.
증자께서 말씀하시길,
‘경계할지어다, 경계할지어다.
네게서 나간 것은, 네게로 돌아 오염된 진흙이리라. - 出乎爾者, 反乎爾者也’
이리 말했습니다.
백성들은 이제야 되갚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임금께서는 그들을 탓하지 마십시오.임금께서 어진 정치를 펴시면,
백성들은 웃사람에게 친하게 굴고,
웃사람을 위해 죽을 것입니다;’”
네게서 나간 것은, 네게로 돌아오니리라. - 出乎爾者,反乎爾者也
증자는 戒之戒之!라며 경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뭐 교만한 왕에겐 쓴 약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실제 추목공은 후에 맹자의 말에 크게 깨달아,
어진 정치를 폈다고 한다.
다행스런 노릇이다.
하지만, 겨우 이 정도에 그쳐서는,
어느 날 다시 교만해질 우려는 남아 있다.
왜냐하면, 맹자의 가르침 밑바탕엔 인본주의가 깔려 있지만,
왕은 이로써 제 왕권의 안위를 도모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만족이 이뤄지면 다시 제 욕심을 차리며,
풍악을 올리며 질탕하니 노니는 연회판으로 복귀할 수도 있지 않겠음인가?
사람이 교만하기 시작하면,
망하거나 죽기 전엔 그치는 일이 쉽지 않다.
불교에서도 계율을 다 삼가 지킬 수는 있지만,
아만(我慢)만은 결코 쉬이 떨쳐내기 어렵다고 가르친다.
일찍이 이에 대해 불교처럼 철저하게 파헤치고,
바른 실상을 제시한 예를 나는 만나지 못하였다.
금강경에서 가르치는,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
이 넷 따지고 보면 아상의 연장선 상에 있다.
나라는 고정된 실체가 있다고 여기는 것,
우리나라가 으뜸 국가라는 생각.
이 모두 무아(無我)에 대한 철저한 깨달음이 없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저 국뽕 방송들은 아만을 강화하고, 상대를 차별화하는 독소를 뿜어내고 있다.
자칫 영혼이 덜 야문 이들은 저 국뽕 방송이 전하는 소식을 듣고,
쥐뿔도 없으면서 마치 자신이 따라 대단한 존재라도 된 양,
으스대고, 뽐내며 사치하고 방종하게 된다.
세상에서 얻는 것은 종국엔 사라질 뿐이다.
얻었다고 하는 것도 일시 진짜처럼 느껴지고,
잃으면 허망한 가짜가 되고 만다.
도대체 그 누가 있어 이를 피할 수 있으랴?
(출처 : 圖片來自網絡)
凡所有相,皆是虛妄。若見諸相非相,則見如來。
금강경의 가르침처럼 相(Saṃjñā)이란 개시허망한 것이다.
이를 제대로 깨우치면 단박에 여래가 된다.
(※ 相이 무엇인가에 대하여는 여기 등장하는 相과는 약간 개념 정의역이 다르지만,
대강의 취의는 살필 수 있은즉,
나의 다음 글을 참고할 일이다.
☞ 상(相)과 상(象) )
저 국뽕방송들은 하나 같이 相에 집착하며,
제 나라, 저 자신을 최고라 여기며,
상대를 차별화하며 왕따시키며,
국경을 높다랗게 쌓으며, 배척하며,
바깥 나라 천하 만민을 나래비로 줄을 세운다.
이 짓 하는 게 작금의 미제(美帝), 중공 따위의 패권 국가들 아니냐?
강원도 고랭지 배추밭에서 겉잎 벗겨 버리듯, 달러 마구 찍어내거나,
손오공 머리에 씌워진 긴고아(緊箍兒, 緊箍環)처럼 고금리로 한껏 옭조이며,
천하만민들을 고통의 나락 속으로 몰아넣는,
패악질을 외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저지르지 않는가 말이다.
이러하고서야 어찌 천하 만민과 함께 살아갈 수 있으랴?
국뽕 방송이 이들과 무엇이 다른가?
오로지 우리나라가 최고, 우리 것이 으뜸이라며,
자전거포에서 펌프 빌려다가,
잔뜩 똥구멍에 바람 불어넣으며,
배창새기를 맹꽁이처럼 부풀리면 환장들을 하고 있지 않은가?
자자,
이제 어째서 저런 따위의 국뽕 방송이,
만국의 해악(害惡)이며, 만민의 적당인줄 알 수 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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