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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탁생(一蓮托生)

생명 : 2008. 6. 25. 20:51


일련탁생(一蓮托生)

이 말은 원래 죽은 뒤에 극락에서 함께 연꽃에서 왕생한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조금 뜻이 전화되어 도모하는 일의 성패에 관계없이
끝까지 운명을 함께 한다라는 의미로도 쓰이곤 한다.

고개 너머 산기슭에 누군가 일궈논 텃밭에서
우연히 앙증맞은 아기 고양이를 보름전에 마주쳤다.
두 마리가 꼼지락 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야옹~’

이리 어르며 다가가니 내게 다가온다.
아직 다리에 힘이 덜 붙어 아장아장 걸음마를 하듯 살포시 땅을 밟는다.

짐작컨대, 집에서 기르다 밭에다 놓아 기르기로 한 것이리라.
여름은 그리 난다고 하지만, 겨울이 되면 어찌 될 것인가 ?
난 벌써부터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안에 있는 것 밖에 내놓기는 수월해도,
밖에 있는 것 다시 안으로 들이기는 어지간해서는 쉽지 않다.
왜 그런가 ?
한 때 혹해서 귀엽다고 기르기는 하였으나,
머지않아 키우는 게 그리 만만치 않은 것임을 깨닫게 된다.
필경은 귀찮고 성가시기에 내놓게 된 것일 터,
그런데, 나중에 다시 그 부담을 기꺼이 짊어지려 할까 ?

인심의 향배란 제 이해와 감정의 편의에 따라 물이 흐르듯
경사를 따라 아래로 흐를 뿐, 되거슬러 오르기는 실로 어렵다.

그래, 여름은 그렇다한들, 겨울에 네들 운명은 어찌 될런가 말이다.
일련탁생(一蓮托生)
“네들은 앞으로 가혹한 시련이 따른다한들,
헤어지지 말고 명운이나마 함께 하거라.”
“죽어서라도 극락에서 같은 연꽃 위에 왕생하고지고.”

저쪽 한켠엔 어린 강아지 한 마리가 끈에 묶여 있다.
도대체 어쩌자고 대책도 없이 동물을 키우는 것인지 모르겠다.
일대는 모두 조그마한 연립주택들이다.
주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 세 마리가 모두 다시 집으로 들여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여름이라한들 저리 바깥에 내놓지도 않았을 것이다.


(먹이를 주려고 다가가니 고양이들이 접근하여 촬영을 할 수 없는 지경이다.
먹이를 주자 코를 박고는 난리다. 특히 검은 고양이는 친구에게 경계 소리까지 지르며,
욕심을 부린다. 두 마리 고양이가 이리 설치니 강아지는 집안으로 들어가 꼼짝도 못한다.
저 녀석들이 정신없는 틈을 타서 몰래 따로 챙겨주었다.
저들 목줄만 보면 답답해진다. 조금 더 친해지면 모두 헐겁게 해줄 작정이다.
행여 집을 저버리고 떠날 경우가 생기더라도,
나중 몸집이 더 커져 목이 조여 고통받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영상은 encoding을 하였더니 질이 좀 떨어진다. 소리는 부러 소거해버렸음.)

내, 바라노니,

키우다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고 버리면, 죄 받는다 !
어지간하면 개든 고양이든 키우지 말라, 제발들 !
키우려면 최소 15년 이상, 끝까지 그들을 책임지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라 !
(동물 키우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님을 명심하라. 그들은 결코 장난감이 아니다.)
키우더라도 가능한 한 사다 키우지 말고, 유기견(or猫)을 입양하라, 복 받는다 !

죄 받는다 !
복 받는다 !
이 후렴귀는 나중에 굳이 추가했다.
이러면 깔때기로 모아지듯, 귀로 조금이나마 더 들어가려나 ?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완상(玩賞)이 아니라,
동반자(伴侶)를 만나는 일임이니,
마땅히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이 때 비로서 그윽한 기쁨과 만나고, 생명의 오의를 깨우치게 된다.
지금 내 곁을 떠난 그들이지만,
나는 그들과 함께 하였을 때,
아름다운 사랑과 기쁨을 배웠음이니,
내가 그들을 키운 게 아니라,
실인즉 그들이 나를 인도하였음이라.
내 마음을, 동물은 물론 식물, 자연을 향해
활짝 열게 이끈 그들의 가르침을 나는 잊지 못한다.

오늘 우연히 어떤 사이트에서 보게 된 이런 속담을 함께 실어둔다.
이를, 인간이 동물들에게 그리하길 바라면서...
A mind is like a parachute, it only functions when it is open.


(※.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 참고 글 : ☞ ② 2008/08/01 - [소요유] - 복 받을 거예요.
                                                      ☞ ③ 2008/08/09 - [소요유] - 덕순아
                                                      ☞ ④ 2008/10/03 - [소요유] - 검비와 금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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