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받을 거예요.
복을 받을 것이란다.
마침내 주인을 만났다.
앞의 내 글 ☞ 2008/06/25 - [소요유] - 일련탁생(一蓮托生)에 등장하는
밭에 내놓아진 고양이 둘, 강아지 하나,
그들의 여자 주인을, 길을 지나다 우연히 보았다.
이리저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지난 글에서 지적한 내 예상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남편이 적적하다고 이들을 키웠는데,
결국에는 번거로와 밭에 내놓고 기르게 되었다 한다.
이미 이웃 주민 신고에 따라, 10만원 벌금도 물었단다.
내가 묻기를 겨울엔 어찌 하실 텐가 ?
그에겐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밥도 하루에 한번 정도 주는데,
그것도 어떤 때는 거를 경우도 있단다.
그러면서 태연한 얼굴로 그러하기에 제들이 저리 말랐다고 전한다.
내가 한편으론 어르고, 한편으론 으르며,
다짐을 두었지만, 앞 길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
또 묻기를 늘 물이 없던데, 왜 물을 주시지 않는가 이리 물었더니,
저쪽 편 큰 다라를 가르킨다.
그 다라엔 고무호스를 들이대어 물을 받아둔다.
이 물로 채마밭을 적셔 소채를 기르고 있는데 사용한다.
저기 물이 있으니, 오며가며 퍼서 저들에게 주란다.
그러면서 말하길,
“그러면 복 받을 거예요.”
재주도 좋다, 자신이 무슨 하느님이라도 된다든 ?
누구한테 복을 주고 말고 자시고 할 처지가 된다든 ?
나는 복 받는 것은 고사하고,
죄나 더 짓지 말고, 심한 벌이나 받지 않고 살았으면 다행이겠다.
그런 나한테 무슨 복씩이나 ?
언감생심(焉敢生心) 나는 꿈도 꾸지 않고 산다.
하기사, 나는 복덕에 관하여 이전에 이리 말하기는 했다.
(참고 글 : ☞ 부귀(富貴)댓글#4 )
그렇듯이, 인격이 개재되지 않은 저 여인네의 말이란 어찌 저리도 어처구니 없는가 ?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을, 남한테 미루면서,
그 터진 입으로 복 받을 것이라고 말하는
저 시꺼먼 염치는 도대체 얼마나 뻔뻔한가 말이다.
부끄러워 하고, 미안해 해도 모자를 위인이,
낯색 하나 변하지 않고, 저리 뻔뻔한 말을 토해내니,
참으로 기가 막히게 딱한 노릇이다.
언제적 받아둔 물인지도 모를 저 물을 그냥 먹일 생각을 하는,
저 파렴치한 인간이라니 ...
인간들아,
살면서 행여 복을 구할 염치가 있는가 ?
차라리 지은 죄가 없는가 삼가 돌아보라.
저 지긋한 나이가 되도록,
어찌 그리 질정(質定)치 못할까 ?
3 마리씩이나 집에 들이다 이내 나자빠지고 만 저들은 도대체 무슨 물건들인가 말이다.
생명이 아니라, 그저 장난감 정도로 여겼지 않았겠는가 말이다.
도대체, 저들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음인가 ?
저 나이 되도록 그리 지각이 없을 수 있음인가 ?
언젠가, 길 한가운데 가래침을 탁 뱉고 가는 노인 등산객이 있었다.
내가 보고 바로 호통을 쳤음이라,
이 때 지나시던 할머니 왈,
“밥은 먹고 사는지 몰라”
이리 말씀하시는 바라,
둘이 쳐다 보며 함께 쓴 웃음을 짓고 말았다.
도대체, 저 인간들,
“밥은 제대로 먹고는 사는가 ?”
※ 참고 글
☞ ① 2008/06/25 - [소요유] - 일련탁생(一蓮托生)
☞ ③ 2008/08/09 - [소요유] - 덕순아
☞ ④ 2008/10/03 - [소요유] - 검비와 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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