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虎父犬子

소요유 : 2024. 8. 9. 22:00


虎父無犬子

삼국지에 나오는 말이다.
호랑이 아비에게 개 자식은 없다란 뜻이다

그런데 虎父인데도 犬子가 나온다면 이게 무슨 연유인지 따져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아비가 아니라 어미의 내력을 따져 볼 수도 있고 말이다.
이러고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虎父無犬子란 말은 별로 믿을 만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역사를 훑어보면,
虎父犬子라,
虎父에 犬子가 나오는 경우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선 유비만 하여도 유선이란 암둔하기 짝이 없는 犬子가 나왔다.
전국시대엔 용장 조사 아들 조괄처럼 나라를 망친 녀석도 나왔지.
진시황의 아들인 호해는 또 어떻고?
(이들에 대하여는 앞서 그 사연을 다룬 적이 있다.)

그러니 虎父犬子를 만나도,
그리 놀라며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다.

역으로, 犬父에 犬子가 아니라 虎子가 나오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
虎父無犬子는 어느 사건 지평에서 虎子를 보고 그 虎父를 기억해내며,
과연 그렇구나 하며 자신을 납득시키는 역할 외에,
특별한 의미를 덧씌우는 것은 허망한 짓이라 하겠다.
(二小將便取韓當、周泰。 韓、周二人,慌退入陣。 先主見之,歎曰 虎父無犬子也!
三國演義)

내가 말이다 올해 노란 토마토를 많이 심었다.
작년에 먹었는데 이게 맛이 제법 삼삼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씨로되, 올해는 크기만 크고 맛은 별로 없었다.
그래 지금 이 토마토를 먹지 않으니 거의 썩어나갈 판이다.
짐작건대 교잡으로 혼종이 되어 버린 양 싶다.

虎父에 犬子가 나오는 것은,
이렇듯 뭐 특별한 게 아닌 것이다.

그러함이니 호랑이니 개니 이리 내력을 따지지 말고,
개별 인격 중심으로 사람을 평할 일이다.

그런데 말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다.’라는 이 속담이 요즘 자취를 감추지 않았는가?
다행이 개천은 부모 혈통과는 상관없으니,
앞으로 지렁이일지라도 개천에 그냥 두지 말고,
깊은 못(沼)으로 옮겨 용으로 키울 일이로다.

君子大路行

그래 내가 늘 말하지 않던가?
군자이기에 대로를 걷는 게 아니라,
대로를 걷기에 군자인 것이다.

동교동 집이 팔렸단다.
그래 생각을 일으켜 보았다.

'소요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기예보와 메타인지  (0) 2024.08.20
레시피와 본질  (0) 2024.08.16
투량환주(偸梁換柱)  (0) 2024.08.10
국가주의  (0) 2024.07.19
苦海無邊  (0) 2024.07.11
블루베리 택배 주문 사양에 대한 변  (0) 2024.07.10
Bongta LicenseBongta Stock License bottomtop
이 저작물은 봉타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3.0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행위에 제한을 받습니다.
소요유 : 2024. 8. 9. 2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