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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릿대(산죽)

생명 : 2008. 12. 8. 22:20


조릿대는 흔히 산죽이라고도 부른다.
내가 사는 이곳,
산길로 올라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암자 대문 옆에
한 무더기 산죽이 자라고 있다.

대나무처럼 생긴 것이로되 그저 크기만 자그마할 뿐,
여느 나무와 다른 그 청초한 모습이 경이롭다.

겨울이 되어도 늘 푸른 모습이 대단하지만,
여름 더위에 지치지도 않고,
날카로운 잎을 창칼처럼 치켜세운 모습도 여간 청쾌(淸快)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어느 해 혹한이 몰아쳐,
산죽이 다 죽어버리다시피 시들어버린 적이 있다.
저들의 모습을 이젠 다시 보지 못하겠구나 하였는데,
이듬해 용케 다시 살아나 강인한 생명력을 내보였다.

산죽은 암, 당뇨병에 이롭다 하는데,
이리 소개하는 것도 조금 망설여진다.
잘못하다가는 자생지가 절단이 날까 염려가 되는 것이다.

숙취에 좋다고 소문이 나자
헛깨나무가 밑동 채 꺾여 나가고,
도취(盜取)가 성행하여 산에서 자취를 감춘 실정이며,
신경통, 관절염에 좋다고 마구 꺾어,
가뜩이나 귀한 엄나무가 거의 모습을 감추고 있다.

개망초 사연이 잠긴 그 기슭에도 아기 엄나무 하나가 있는데,
(※ 참고 글 : ☞ 2008/02/13 - [산] - 개망초)
당시 뿌리에 흙이 패인 것을 덮어준 적이 있다.
그 날 이후 그쪽으로 발길을 끊었는데,
지금 그 엄나무가 무사한지 모르겠다.

이번 가을에 나 또한,
아내의 청에 의해 조심스레 산죽 하나를 꺽은 적이 있다.

고추 장아찌 위에 보통은 돌을 올려둔다.
발효에 따라 부풀어 오른 것을 눌러두기 위함이다.
그런데 돌을 올려두면 자칫 그 무게에 의해,
고추가 너무 눌려 짜브러질 우려가 있다.

해서 돌 대신, 산죽을 활처럼 휘어 위를 눌러 덮어두면
아래로 심히 누르지도 않고,
위로 부풀어 오르는 것을 은근히 다독이며 다스리는 공덕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하나를 꺽은 것인데,
벌을 받아 벌레에 쏘였는지 팔목에 붉은 반점이 생겨 며칠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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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를 때 처음으로 만나는 외로운 산죽 무리들. 땅 밑에는 길 위에 뒹굴던 강아지 해골이 잠잔다.)

며칠 전 산에 오르다,
모두들 시든 숲 사이로 한 무더기 푸르름을 문득 마주 대한 적이 있다.
나는 불현듯 취해, 가던 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쳐다보았다.
등산길 군데군데 용케 자리잡고 있는 '산죽' 동무들인 것이다.

더 이상 말이 아니라,
침묵으로 산죽을 만나고 싶다.
해서 오늘은 그만 사진으로 잔잔히 마음을 수습(收拾)코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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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죽을 뒤로 하고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최근 조성된 돌탑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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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수폭포에는 아직도 버들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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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수폭포 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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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죽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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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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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죽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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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죽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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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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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죽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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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죽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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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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