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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속(僧俗) 모두 바쁘다.

소요유 : 2009.02.20 11:02


요새 자동차 구입하는 조건이 좋아졌는가 싶다.

얼마 전 산을 오르는데,
예전 덕순이 주인을 만났다.
(※ 참고 글 : ☞ 2008/08/09 - [소요유] - 덕순아)

그는 처음으로 차를 샀는지,
왁스로 광을 내며 열심히 닦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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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이는 산기슭에 세워진 연립주택 2층에 산다.
지난여름 1층에 새로 이사 온 이는 밖에서 냄새가 난다며,
바로 신고라도 할 태세였다.

덕순이가 있을 때도,
이웃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청소를 하라고 권하였지만,
별무신통이었다.
나로서는 행여라도 덕순이를 비롯한 고양이가 쫓겨날 것이 우선 더 염려가 되었던 것이지만,
그게 아니라도 이웃에게 마땅한 도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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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순이가 비명에 가고, 고양이도 떠나가고 나서,
나는 저들 내외에게 이제는 산기슭을 깨끗이 청소해서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좋은 말로 타일렀다.
내 앞에서는 그러마고는 선량한 웃음 지으며 대꾸를 하였지만,
근 6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사정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아니 변하지 않은 게 아니다.
지나는 행객이 거기가 쓰레기 버리는 곳인 줄 아는지,
툭툭 버려대어 더 더럽다.

제 차는 기를 쓰며,
닦고 있는 저 자를 보고 있자니,
참으로 세상인심의 박(薄)하고 천(淺)한 것을 바로 알게 된다.

이 산동네로 들어와서,
나는 인심의 적나라한 모습을 돋은 새 살처럼 접하고는
공부가 외려 깊어 간다.

게에 이르는 호젓한 산길을 따라 걸으면,
그저 낙낙하니 좋을 것 같지만,
고개를 높이 들고 산마루만 쳐다보고 걷지 않을진대,
산기슭이 년년세세 더욱 오염이 되고 있는 것을 아니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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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밥솥 잔해. 이 동네 사람들은 산에다 곧잘 폐 생활용품을 몰래 폐기한다. 이것 하나만이 아닌 게다.)

길 변에서 만난 국립공원 순찰 요원은 그저 쏜살같이 내달릴 뿐이다.
버리는 이만 있을 뿐, 통제하는 이도, 줍는 이도 없다.
산은 온 몸이 썩고 문드러져 신음하며 앓고 있다.

근처에는 산기슭에 절이 거의 붙어 있다시피 4개나 모여 있다.
사찰 안은 제법 깨끗하다.
하지만, 경계를 벗어나면 바로 쓰레기가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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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스님에게 주변 쓰레기는 관역내 주인들이 관리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하였더니,
수도(修道)하기 바빠 틈이 없다는 말씀이었다.

승속이 모두 하나같다.
승(僧)은 도 닦느라고 틈이 없고,
속(俗)은 제 입에 풀칠하기 바쁘다는 핑계로 영일(寧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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