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죄송합니다 ?
서프라이즈란 사이트에서 대문에 걸린 글 하나를 읽었다.
(서프라이즈 / 독고탁 (dokkotak) / 2009-4-7 18:06)
그렇지 않으셨나 봅니다. 우리가 잊었습니다. 오래도록 고난의 길을 걸으시는 동안 얼마나 어려움이 많으셨을지 헤아리는 마음이 부족했었나 봅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프고 죄송합니다. 대통령이 되시고 나서 갚아야 할 빚은 어쩌면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었습니다. 그것을 헤아리지 못한 것 너무나 죄송합니다. 그것을 알았더라면 우리는 다시 한번 돼지저금통을 채웠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의 관심이 부족했었나 봅니다. 만약 저희가 대통령님의 어려움을 알고 우리의 주머니를 털어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드렸더라도 지금 이 시기, 저들의 의도적 칼날 앞에선 ‘불법적 자금 조성’이 될 수밖에 없었을 테지요. 그러나, 지금 우리가 그로 인해 불려가서 조사받고 처벌을 받는다 해도 정말 떳떳하고 기쁜 마음으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더 자랑스럽게 불려가고 조사받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자리에 우리가 있지 못한 것이 못내 안타깝고 죄송스럽습니다. 대통령님의 사과문, 기쁨에 겨워 대통령님의 어려움을 헤아리지 못했던, 독고탁 올림.
대통령님, 죄송합니다.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09-04-07)
1219 여의도 칼바람 앞에 섰던 대통령님과 우리들 모두 황무지에서 기적을 일구어 낸 자신감에 가득 찼었지요. 우리는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했습니다. 이제 대통령이 되신 우리 노짱님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부자가 되신 것으로 우리 모두 착각하였습니다.
우리는 그 사과문이 자랑스럽습니다.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미리 사실을 밝힙니다. 지금 정상문 전 비서관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정 비서관이 자신이 한 일로 진술하지 않았는지 걱정입니다. 그 혐의는 정 비서관의 것이 아니고 저희들의 것입니다.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입니다.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하여 진술할 것입니다. 그리고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거듭 사과드립니다. 조카사위 연철호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에 관하여도 해명을 드립니다. 역시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퇴임 후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조치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특별히 호의적인 동기가 개입한 것으로 보였습니다만, 성격상 투자이고, 저의 직무가 끝난 후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받았고, 실제로 사업에 투자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2009년 4월 7일
(사람사는 세상 / 노무현 / 2009-04-07)
저와 제 주변의 돈 문제로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리고 있습니다.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더욱이 지금껏 저를 신뢰하고 지지를 표해주신 분들께는 더욱 면목이 없습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 출처 - http://member.knowhow.or.kr/board/view.php?start=0&data_id=166036
노무현
흔히 노빠 사이트라지만,
이 지경이라면 차마 저걸 어찌 이성적인 집단이라 하겠는가?
종교라는 것도 일부일지언정 혹여 저런 식의 강고한 자기강화. 증식과정을 거치지나 않을까?
그러하다면 그것만큼은 사뭇 경계하여야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순간 해보았다.
정치 현장에 서 있는 저들 ‘빠’들은
차라리 종교 현장의 교인들보다 몇 배는 더욱 더 종교적이다.
하지만,
곰곰이 저들을 생각해본다.
저기다 찬물을 끼얹으면 모두 재가 될 터인데,
혹 저들은 그를 염려하고 있음이 아닐까?
최소한 활활 불이 타고 있는 한,
현재의 기대, 희망은 아직도 자신들 곁을 떠난 것은 아니지 않는가?
단절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대가 무너진 그 단절 이후의 자리를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면,
정작 사과할 것은 저들이 아니라,
저들과 약속한 희망을 채워주지 못한 사람들이어야 한다.
돼지저금통으로 상징되는 그 간절한 소망을 등불 공양하듯 저마다 손잡고,
전(傳)하고 전(傳)해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었다.
나 역시 그 당시 노무현에게 표를 던진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그를 중심으로 한 정치세력들은 거의 풍비박산(風飛雹散)이 난 상태다.
게다가 이제 그 수장이었던 사람의 비리가 곧 사실로 밝혀질지도 모를 사태에 임하고 있다.
혹 사법적으론 면죄가 될는지 몰라도 최소한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음은,
이미 노무현 자신의 ‘사과드립니다’란 말로도 스스로 확인이 되고 있다.
헌데, 이때에 이르러서도,
지켜드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스럽다’고 저들은 아파하고 있음이다.
노정권 초기 한나라당의 차떼기에 대해 노무현은 '십분지일'론을 폈다.
그와 독고탁이란 사람은 혹시 지금도 '십분지일'론을 펴고자 함이 아닐까 의심된다.
기사를 보라,
저들 사이트 대표 노빠는 다시금 돼지저금통 운운하고 있다.
아, 얼마나 절절 애가 끓듯 간절한가 말이다.
과연 그러한가?
혹 대표란 위치로 미루어 행여 다른 의도가 있을까 의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를 제하고라도 댓글로 등장하는 열혈 노빠들의 행진은 얼마나 대단한가 말이다.
한편으로는 저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참 화가 나다가도,
문득 멈춰 다시 생각해보자니,
저들이야말로 진정 순수한 사람들로 불려져야 할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애달픈 소망과 기대의 실재들.
아무리 그렇다한들,
저 글엔 사실관계에 기초한 반성적 성찰은 단 한 줄도 등장하지 않는다.
기대와 희망만 '불꺼진 솥단지 안에 앉혀진 생쌀처럼' 지펴지고 있다.
나는 순간,
황빠를 다시 떠올린다.
저 사이트는 그 당시도 앞장서서 황우석을 옹호하고, 황빠들을 고무했다.
황빠 역시 노빠와 마찬가지로 기대와 희망의 실재들이다.
나는 노빠도, 황빠도 아니다.
과거에 노빠인 적도, 황빠인 적도 결코 없다.
하지만, 노빠, 황빠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빠들의 구체적인 원망(願望)의 대상,
즉 '노'든, '황'이든 책임 당사자인 그들만큼은 신뢰할 수 없다.
그들은 순수한 저들의 기대를 배반하고,
소망을 망가뜨린 장본인들이다.
물론 황빠나 노빠는 나와 의견이 같지 않겠지만.
나는 황빠에 대항하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황우석'을 부정하는 의미에서 황까요.
노빠의 대척점에 선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노무현' 그 당자를 불신하는 입장에서 노까다.
나는 사실 노무현이 한참 밉다.
이명박보다 곱은 더 밉다.
그 뜨거운 국민들의 열망을 등에 업고 등장하여,
지지 세력을 깡그리 홀라당 허공중에 태워버리고,
끝내 정권을 상대에게 넘겨줘 버리게 되는 정치 상황을 만든
그 과오를 절대 용서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의 정치적 공과는 내겐 차라리 2차적인 문제다.
그는 진보도 못 되면서 그 이름을 빌어 진보를 능욕하였고,
힘겹게 쌓아올린 그 토대를 무참히 유린했다.
아마도 이를 다시 구축하려면 또 다시 수십 년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역사를 배반한 사람,
나는 그를 그리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 이명박이 그리 수월히 대통령이 되었겠는가?
그래서,
나는 노무현이 이명박보다 갑절은 죄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함에도,
이제도 다시 돼지저금통을 만들어드리지 못했다고 거듭 회한(悔恨)에 차 있는
저들은 얼마나 눈물 나도록 슬픈 족속들인가?
노빠든, 황빠든,
혹자가 말하듯 저들은 넋이 나간 인간이 아닌 것이다.
저들은 그저 순진한 사람들로 보아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드는 것이다.
'황', '노'에 비해 백배는 더 인간적인 사람들이 아닌가 말이다.
창백한 열혈 노빠들.
저들이 누군가를 향해 열렬할수록 내겐 바위에 부딪혀 창백하게 부서지고 있는 달빛을 떠올리게 된다.
숲은 아직도 한참 추위 속에 오돌오돌 떨고 있다.
이 시대의 밤,
달빛은 상기도 시리도록 가슴을 적시고 있다.
그래서 나는 저들이 그저 가엽다.
노무현이 미운만큼 꼭 그 정도의 무게로.
황빠든, 노빠든
그들에게 바라건대,
이젠 황, 노를
그냥 놔버렸으면 좋으련만.
기울 수도 없이 해져버려,
진작 누추해진 것은 과감히,
역사의 강물에 떠내려보내야 하지 않을까?
앞 강물 따라 뒷 강물은 여전히 새로 예비되고 있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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