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두선(風頭旋)
어제 20100313 동두천 승용차 전용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
앞에 선 LS 회사 탑차가 눈에 들어온다.
유명 재벌회사 식품회사 로고가 제법 의젓하다.
그 운전수가 차창 밖으로 손을 내놓고는 까딱 까닥 거리면서 담배 재를 털고 있다.
연신 털어대는데 그 모습이 80노인네 풍두선(風頭旋) 앓는 양 경박스럽기 짝이 없다.
(※ 풍두선 : 체머리)
왜 아니 그러겠는가?
거의 정해진 코스다.
좀 있다 아무런 스스럼도 없이 담배꽁초를 창문 밖 바로 아래 도로에다 직하시키고 만다.
차가 거의 멈추어 서 있는 상황에,
백주대낮 중인환시리(衆人環視裏)에 저리 만용을 부릴 수 있다니,
저자의 심장 두께는 도대체 얼마나 두터울까?
시간을 보니 오전 10:41을 막 지난다.
저런 불한당들은 어떻게 저 지경에 이르렀는가?
저러하니 과연 눈곱만치라도 남을 생각하며 살아갈 틈이 있겠는가?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고개를 내밀더니만 다시 침을 내뱉는다.
맙소사!
나는 저자를 용서할 수 없다.
저런 자가 음식물을 싣고 다닌다니,
저 음식을 과연 사먹을 수 있는가?
동두천 거기엔 최근 계열사인 L마트가 들어섰다.
10:43
그 자의 트럭은 그리로 들어간다.
내가 알기론, 저 회사를 생각하면 이내 아이스크림이 떠오른다.
저 트럭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모르지만,
식품을 다루는 사람의 의식이 저 지경이라면,
소비자가 어찌 저 회사 제품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는가?
오래 전에 읽은 신문기사 하나가 떠오른다.
어느 회사가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였다.
그런데 클레임이 걸려 모두 반품이 되었다고 한다.
포장 하나도 뜯지도 않은 채 그대로 되돌아왔다.
왜 그러했는가?
이유인즉슨 나무박스 위에 발자국이 어지럽혀져 있었다 한다.
수입업자 측의 변은 이러했다 한다.
“이 지경으로 조심성 없이 포장을 하였다면,
그 안의 물건은 뜯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제품을 구입할 수 없다.
그러하니 도로 가져가라.”
이후 국내회사는 대오각성 포장 하나에까지 열과 성을 다해 임했다 한다.
약이 된 것이다.
올 겨울 북한산 풍경이다.
아이젠을 신거나 벗는 사람들의 모습이 왜 하나같이 저 모양인가?
벤치 위에다 흙에 젖은 발을 떡하니 올려놓고는 조이거나 푼다.
마치 횃대에 올라선 닭처럼 나래비로 줄지은 저 풍경은 사뭇 이채롭다.
도대체가 집단으로 의식이 실종되어 있다.
사람이 앉는 곳이 아니던가?
왜 거기에다 태연히 발을 올려놓고 저 짓을 할 수 있음인가?
이것은 완전히 철부지 망나니 수준이 아닌가?
봄이 되면,
흙발로 더렵혀진 저 벤치에 누군가는 앉을 것이다.
이 자명한 사실을 안다면,
차마 어찌 저짓을 할 수 있음인가?
온 사회가 이 정도의 의식 수준이니,
저리 회사 로고가 새겨진 트럭을 몰고도,
게다가 명색이 식품을 싣고 다니면서도,
대로상에서 담배재 털고, 꽁초 투기하고, 침 뱉고 저 짓을 하는 인간이
사회 일각에서 버티고 살아가고 있음이 아닌가 말이다.
내가 이 바쁜 와중에,
저자의 만행을 회사 측에 알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목격 시간 따위를 정확히 챙겨두었다.
그러다가 저자의 안위가 걱정이 되었다.
혹여 문책을 크게 받아 인사상 큰 탈이 날까 염려가 된다.
젊은 친구가 혹여 잘못이 될까 조심스럽다.
그렇다한들 저런 해악을 그저 두고 보는 것도 영 마뜩치 않다.
해서 이리 넷상에서 해작질 하는 것으로 일단 참고 만다.
혹여 해당사 임원이나 책임자가 이 글을 읽으면,
저 자를 크게 문책은 하시지 말고,
옳게 선도하여 바른 길로 이끌어주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