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풍두선(風頭旋)

소요유 : 2010.03.14 12:28


어제 20100313 동두천 승용차 전용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
앞에 선 LS 회사 탑차가 눈에 들어온다.
유명 재벌회사 식품회사 로고가 제법 의젓하다.

그 운전수가 차창 밖으로 손을 내놓고는 까딱 까닥 거리면서 담배 재를 털고 있다.
연신 털어대는데 그 모습이 80노인네 풍두선(風頭旋) 앓는 양 경박스럽기 짝이 없다.
(※ 풍두선 : 체머리)

왜 아니 그러겠는가?

거의 정해진 코스다.
좀 있다 아무런 스스럼도 없이 담배꽁초를 창문 밖 바로 아래 도로에다 직하시키고 만다.
차가 거의 멈추어 서 있는 상황에,
백주대낮 중인환시리(衆人環視裏)에 저리 만용을 부릴 수 있다니,
저자의 심장 두께는 도대체 얼마나 두터울까?
시간을 보니 오전 10:41을 막 지난다.
저런 불한당들은 어떻게 저 지경에 이르렀는가?
저러하니 과연 눈곱만치라도 남을 생각하며 살아갈 틈이 있겠는가?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고개를 내밀더니만 다시 침을 내뱉는다. 
맙소사!
나는 저자를 용서할 수 없다.
저런 자가 음식물을 싣고 다닌다니,
저 음식을 과연 사먹을 수 있는가?
동두천 거기엔 최근 계열사인 L마트가 들어섰다.
10:43
그 자의 트럭은 그리로 들어간다.

내가 알기론, 저 회사를 생각하면 이내 아이스크림이 떠오른다.
저 트럭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모르지만,
식품을 다루는 사람의 의식이 저 지경이라면,
소비자가 어찌 저 회사 제품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는가?

오래 전에 읽은 신문기사 하나가 떠오른다.
어느 회사가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였다.
그런데 클레임이 걸려 모두 반품이 되었다고 한다.
포장 하나도 뜯지도 않은 채 그대로 되돌아왔다.
왜 그러했는가?
이유인즉슨 나무박스 위에 발자국이 어지럽혀져 있었다 한다.
수입업자 측의 변은 이러했다 한다.

“이 지경으로 조심성 없이 포장을 하였다면,
그 안의 물건은 뜯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제품을 구입할 수 없다.
그러하니 도로 가져가라.”

이후 국내회사는 대오각성 포장 하나에까지 열과 성을 다해 임했다 한다.
약이 된 것이다.

올 겨울 북한산 풍경이다.
아이젠을 신거나 벗는 사람들의 모습이 왜 하나같이 저 모양인가?
벤치 위에다 흙에 젖은 발을 떡하니 올려놓고는 조이거나 푼다.
마치 횃대에 올라선 닭처럼 나래비로 줄지은 저 풍경은 사뭇 이채롭다.
도대체가 집단으로 의식이 실종되어 있다.
사람이 앉는 곳이 아니던가?
왜 거기에다 태연히 발을 올려놓고 저 짓을 할 수 있음인가?
이것은 완전히 철부지 망나니 수준이 아닌가?

봄이 되면,
흙발로 더렵혀진 저 벤치에 누군가는 앉을 것이다.
이 자명한 사실을 안다면,
차마 어찌 저짓을 할 수 있음인가?

온 사회가 이 정도의 의식 수준이니,
저리 회사 로고가 새겨진 트럭을 몰고도,
게다가 명색이 식품을 싣고 다니면서도,
대로상에서 담배재 털고, 꽁초 투기하고, 침 뱉고 저 짓을 하는 인간이
사회 일각에서 버티고 살아가고 있음이 아닌가 말이다.

내가 이 바쁜 와중에,
저자의 만행을 회사 측에 알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목격 시간 따위를 정확히 챙겨두었다.
그러다가 저자의 안위가 걱정이 되었다.
혹여 문책을 크게 받아 인사상 큰 탈이 날까 염려가 된다.
젊은 친구가 혹여 잘못이 될까 조심스럽다.
그렇다한들 저런 해악을 그저 두고 보는 것도 영 마뜩치 않다.
해서 이리 넷상에서 해작질 하는 것으로 일단 참고 만다.

혹여 해당사 임원이나 책임자가 이 글을 읽으면,
저 자를 크게 문책은 하시지 말고,
옳게 선도하여 바른 길로 이끌어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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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14 22:59 PERM. MOD/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0.03.16 14:28 PERM MOD/DEL

    비밀댓글입니다

  2. 은유시인 2010.03.20 11:15 PERM. MOD/DEL REPLY

    날이 많이 풀렸습니다.
    오늘은 종일 날이 흐리네요.
    봄이 완연합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하노라면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눈에 유난히 띄게 마련이지요.
    화단이며 구석진 곳은 으레 많은 쓰레기들이 쌓여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지자체에선 돈 주고 사람 사서 치우곤 하지요.
    돈 받고 쓰레기 치우는 사람들도 건성으로 치우긴 마찬가집니다.

    bongta 2010.03.20 17:47 신고 PERM MOD/DEL

    5일에 한번 바람 불고,
    10일에 한번 비가 오는 것이 떳떳한 자연의 이치라고 하였는데,
    이즈음 날씨는 툭하면 폭설에다, 잦은 비로 여느 봄날과는 사뭇 다릅니다.

    애초 땅이 얼어 있어 행여 굴토(掘土) 작업이 힘들까봐 걱정을 하였는데,
    얼마 전에는 비가 오는 통에 땅속 깊이 얼었던 것이 용케 다 녹아버렸었지요.
    당시 비가 와서 작업을 못하게 되었지만,
    차라리 비가 오니 그럼 잘 되었다 싶었습니다.
    비란 것이 제 아무리 날씨가 추어도 영상(零上)이 아닙니까?
    그러하니 빗물이 땅속에 스밀 때, 자연 언 땅이 모두 녹을 수밖에 없습니다.

    밭이 있는 이곳은 북쪽이라 아랫녘보단 사뭇 더디지만,
    해토(解土)머리를 들어선지 엉겁결에 한참 지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아,
    땅이 풀리면,
    버드나무 물오르듯,
    자박자박 스미는 나의 시심(詩心)을 긷고,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맞이를 하며,
    시골 정취를 담뿍 맛보리라 하였던 것인데,
    토역(土役)에, 미쳐 겨를이 없습니다.

    하지만,
    나름 재미도 있고,
    새로 깨우침도 많아 공부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그저께는 이란 친구와 함께 일을 했습니다.
    힘이 얼마나 좋은지 거의 역사(力士)가 아닌가 싶더군요.
    또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차분하고 조심성이 많아 신뢰가 갑니다.
    게다가 미남으로 여간 잘 생긴 게 아닙니다.
    해서, 제가 치사를 하면서,

    “이란에서도 미남 측에 듭니까?”

    이리 묻자,

    “그런 편입니다.”

    살짝 낯이 붉어지며 으쓱 어깨를 추켜올립니다.
    다 큰 어른이지만 귀엽더군요.

    새로 조성한 땅,
    그 빛나는 위대함, 아름다운 순결.

    하지만,
    일꾼들이 일을 하자, 채 한 식경(食頃)도 되지 않아,
    그 신성한 곳은 이내 쓰레기로 뒤덮여버리고 맙니다.
    담배꽁초 투기는 기본이요,
    음료수병, 담뱃갑, 따위가 낭자하니 황토 위에 흩뿌려집니다.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아,
    방금 땅속 깊이 잠자던 것을 깨어 성토(盛土)하였기에,
    제 눈엔 빛나도록 아름다운 순결의 황토인데,
    차마 저 위에 티끌 하나 버릴 염량이 생길 수가 있겠는가?

    게다가,
    어한(禦寒)한다고 비닐 따위를 밭 한쪽에서 그냥 태워버립니다.

    예전 같으면 질색이었을 터인데,
    이젠 도리 없이 참아 줄 뿐,
    정색하고 나무랄 형편이 아니 됩니다.
    그저 비닐은 태우지 마시라고 점잖게 이르며,
    제가 슬쩍 치워두고 맙니다.

    이란 친구에겐 본을 보이려고,
    일을 다 마치고는,
    포대 하나를 들려,
    작업현장을 죽 데리고 다니면서,
    쓰레기를 줍도록 하였습니다.

  3. 은유시인 2010.03.22 12:38 PERM. MOD/DEL REPLY

    중고등학교 다닐때 기숙사생활을 했습니다.
    아침식사전에 청소시간이 있는데
    청소구역을 돌려가며 청소를 하곤 했습니다.
    화장실 청소가 젤 맘에 들더군요.
    누런 변기를 늘 변기를 뽀얗게 만들곤 했지요.

    bongta 2010.03.22 21:25 신고 PERM MOD/DEL

    저는 원래 비위가 약한 편입니다.
    군대 가서 똥 푸는 일을 할 때는 욕지기가 일어 아주 힘이 들었습니다.
    인도의 시인 까비르는 화장터에 생활하며 맑은 영성을 길렀지요.
    저는 이를 본받아 병원 시체실 옆에서 잠을 자기도 하였고,
    돌아가신 장인 이장 때는 천광(穿壙)시에 맨손으로 골편(骨片)을 수습하기도 하였지요.
    제가 장인 살아생전 뵌 적은 없습니다.
    저를 빼고는 모두 손위 동서들이라 그들은 모두 장인을 생전에 모두 뵈었다고 합니다만,
    저처럼 직접 뼈까지 만지지는 못하였을 것입니다.
    하기사 죽은 사람의 뼈다귀가 뭐 그리 대단한 것이겠습니까?
    그저 차가운 기운만 서린 토막 한덩이에 불과한 것.

    제가 글로 몇 편을 올렸습니다만,
    야반삼경(夜半三更) 산에 올라 널따란 바위에 턱하니 가부좌를 틀고 앉아,
    똥폼을 잡기도 하였습니다.
    그래 막연한 것으로부터 오는 두려움에 대하여는 얼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늘, 땅, 허공으로부터 이는 공연한 외포(畏怖)는,
    외려 경이(驚異)와 신비(神秘)의 대상일 수도 있지요.

    지금 저는 강아지 똥은 얼마든지 만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분(人糞)은 어떠할까요?
    이번 농사일을 배우면서 우선은 제 똥부터 서서히 다루다가,
    종국엔 누구의 똥이라도 차별하지 않는 경지에 이를 수가 있을까 시험해보고자 합니다.

    예전 국민(초등)학교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예전 농부는 인분을 살 때 직접 손가락으로 찍어 먹어보고는
    그 질을 가늠하였다고 하더군요.
    오월동주(吳越同舟)의 고사에서,
    월왕 구천은 와병중인 오왕 부차의 똥을 찍어 맛을 보기까지 합니다.
    오나라에 인질로 잡힌 구천은 오왕의 신임을 얻고자,
    범려의 헌책대로 이런 굴욕을 참아냅니다.

    구천의 행동은 오히려 쉽습니다.
    복수를 계획하는 의지가 굳세면 그까짓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구체적인 목표가 없이 행해지는 것이라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선생님의 글을 보고 깨닫고는,
    덕분에 이 물음을 제게 던져두고자 합니다.

  4. 은유시인 2010.03.23 12:48 PERM. MOD/DEL REPLY

    우리 예삐는 하루 두 번 욕실에서 두 덩이 정도의 응가를 합니다.
    단단한 응가를 확인하고 나면 마음이 즐겁습니다.
    그렇지만 응가가 묽으면 걱정이 앞섭니다.
    제가 녀석을 키운지 4년 되었습니다.
    그동안 별 탈 없이 건강합니다.

    한동안 학대받는 개의 참상을 검색하여 읽었습니다.
    모든 동물이 마찬가지겠으나 인간과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 개에게만 신경 쓰기로 했습니다.
    야산에서 수백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던 할머니 얘기를 심심찮게 테레비를 통해 봐왔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일종의 정신병이라 합니다.'
    수용능력이 없는 여자가 수백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 정신병이라니...
    그 때문에 집단 폐사가 이뤄지곤 한답니다.

    bongta 2010.03.23 23:46 신고 PERM MOD/DEL

    강아지를 키우다 보면 설사를 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할 때는 도리 없이 목욕을 시켜주어야 합니다.
    지금 데려온 우리 집 강아지 풀방구리는 예전 어느 날 밥을 주러갔더니만,
    궁둥이 쪽에 혹 같은 것이 만져졌지요.
    ( ※ 참고 글 : 똥 http://bongta.com/512 )
    이게 똥이었기에 다행이지,
    만약 혹이라면 큰 탈이 났을 것입니다.

    3가지 경우가 가능하겠습니다.
    1. 말씀대로 정신병일 수 있습니다.
    2. 측은지심의 발로로 버려진 강아지를 외면하지 못하고 맡는 경우.
    3. 이게 아주 고약한데, 관에서 나오는 지원금을 노리고 유기견을 맡는 경우.

    걱정인 것은 혹여 1을 핑계로 2를 백안시 할까 하는 것입니다.
    3의 경우는 심심치 않게 적발되어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똥 이야기가 나오니,
    예전에 쓴 글 하나가 생각납니다.
    ( ※ 참고 글 : 소통(疏通)과 변비(便秘) http://bongta.com/47 )

  5. 은유시인 2010.03.24 12:58 PERM. MOD/DEL REPLY

    참으로 재미난 글들이 많습니다.
    글을 읽다보면 하루해가 다 저물어갈 지경입니다.
    저 역시 사람 똥은 더럽다 여기면서 강아지 똥은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프리카 오지의 원주민들은 소 오줌을 받아 얼굴을 씻고 그릇도 씻습니다.
    심지어 우유를 많이 내기위해 생식기관에 입을 갖다대고 빨아대기까지 합니다.
    그렇듯 더럽다 여겨지면 더러운 것이고,
    깨끗하다 여겨지면 깨끗한 겁니다.

  6. bongta 2010.03.25 00:19 신고 PERM. MOD/DEL REPLY

    스님들이 가끔 한다는 백골관이 생각납니다만,
    이 역시 사술의 일종이지요.
    인 것을 아닌 것으로,
    또는 과장하여 보는 것만치 그릇된 것이지요.
    제가 요즘 좀 바빠 본글은커녕 댓글 접대도 제대로 하기 어렵군요.
    나중에 백골관에 대하여도 의견을 피력해보겠습니다.

  7. 은유시인 2010.03.25 13:27 PERM. MOD/DEL REPLY

    계획해온 일들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요?
    언제 한번 찾아뵙고 못하는 술이지만 한잔 했으면 합니다.
    서울 올라갈 기회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그저 스치는 인연처럼 서로 부담없이 말입죠.

  8. bongta 2010.03.26 00:25 신고 PERM. MOD/DEL REPLY

    제가 원래 일을 할 때 임박하여 처리하는 성정이 아닙니다.
    학교 다닐 때 늘 20~30분 일찍 등교를 하였지요.
    이는 부지런하기 때문이 아니라 딱 정시에 맞춰 등교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환언하면 정시에 임박하여 정문을 향해 죽어라고 뛰어간다든가,
    출석 호명과 동시에 교실에 입장하는 따위로
    늘 아스아슬 시간에 대어 허둥대는 것을 염오(厭惡)하였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때는 이 여분의 시간에 저는 홍성대의 '수학의 정석'을,
    수회 열독(閱讀)할 기회로 삼았지요.
    제 아무리 머리가 나빠도 수회 되풀이 하여 돌아가며 읽는데,
    문리(文理)가 트지 않을 도리가 없지요.

    그러한 것인데 이번 농원조성도 원래는 지난겨울에 초막을 다 지어놓고,
    겨우내 이것저것 준비를 할 계획이었습니다.
    미련한대로,
    문리(文理)가 아닌 농리(農理)를 익히려고 하였던 것이지요.

    그렇게 되었다면 제법 재미있는 겨울나기를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했던 것인데 외부의 어처구니없는 일로 인해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었습니다.
    그러자니 백사(百事)가 대기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이들이 서로 아우성을 치며 먼저 일을 처리해달라고 조르는 형국입니다.

    컴퓨터공학에서는 이럴 경우 Semaphore 따위로 병발(竝發)하는 신호간,
    우선 처리 요구, 그로 인한 다툼을 합리적, 체계적으로 조정합니다.

    저의 경우 해야 할 일들의 순위를 잘 지킬 수 있도록 여러 모로 대응하고 있습니다만,
    급한 일들이 기왕의 처리중인 일들을 재끼고 인터럽트를 걸어 조르고 있으니,
    ( ※ 참고 글 : interrupt & poll http://bongta.com/277 )
    시간을 쪼개(time sharing) 동시병발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 참고 글 : 시분할(time sharing) http://bongta.com/672 )
    사정이 이러하니 조금 피곤하기도 합니다.

    온전히 그 때문이라고 할 수만은 없지만,
    일을 이리 그르치게 한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자가 오죽 마음의 형편이 딱하게 되었으면,
    그리 하였을 터인가 싶습니다.
    저로서는 이번에 제법 즐겁고 재미있는 겨울나기가 되었을 터인데,
    이를 훼방한 저 자의 사연은 얼마나 가엽단 말인가?

    아, 산다는 것은 난사(難事) 중의 난사라,
    저 가여운 영혼에 따사로운 신(神)의 손,
    그 위무(慰撫)가 임하라.

    '그저 스치는 인연처럼'

    이 말씀이 뚝뚝 푸른 물이 듣듯,
    갓 입도(入道)한 청신한 승려의 말씀처럼,

    또는,

    언덕 위에 서서 맞는 강바람처럼,

    어디 매임이 없이 허허로와 가슴에 잔잔한 여파(餘波)를 남기는군요.

    그날을 예비하며,
    저는 오늘 밤의 문을 닫습니다.

    편안한 꿈길 되시길.

  9. 은유시인 2010.03.26 16:07 PERM. MOD/DEL REPLY

    열 번 잘해줘도 한 번 소홀히 대해주면 욕을 듣게 마련이지요.
    돈을 충분히 치뤘다해서 일이 순리대로 척척 진행되는 것도 아닙니다.
    돈은 돈대로 쓰면서도 일이 지연되고 거기다 엉터리로 진행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사람을 잘 못 만났을 때 흔히 겪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요.
    그렇다고 제 잘못이나 태만은 결코 인정하려 들지도 않습니다.
    비슷한 경우를 저 역시 수없이 겪어봐서 잘 압니다.
    결국 똥 밟았다는 기분으로 잊는 수밖에 없습니다.
    열에 하나쯤은 좋은 사람도 있으니까요.

  10. bongta 2010.03.26 23:24 신고 PERM. MOD/DEL REPLY

    농협하고 거래를 했는데,
    보름이 넘도록 작업 진행에 대하여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다만 시공업체하고만 접촉을 하였었지요.

    그런데 오늘 농협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얘기인즉슨 작업이 끝났으니 잔금 입금하라는 것이었지요.
    시공업자 역시 일부 일이 마무리가 되지 않았는데,
    잔금을 먼저 달라고 합니다.

    그동안 천기불순으로 일이 지연되기도 하였지만,
    예상 공사기간을 훨씬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일이 끝나자마자,
    잔금을 입금하라고 서두르고 있습니다.

    제가 집에 귀가하여 잔금을 입금시켜주었습니다.
    셈법에 밝은 이들이지만,
    저들 덕분에 일을 마쳤으니,
    당연 수고에 대가를 지불하여야겠지요.

    말씀대로 열 가운데 하나는 선한 사람이니,
    이 또한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11. 은유시인 2010.03.30 12:21 PERM. MOD/DEL REPLY

    제 할 바는 소홀히 하면서도 챙길 것은 다 알뜰히 챙기겠다는 약삭빠른 것들이지요.

  12. bongta 2010.03.31 23:10 신고 PERM. MOD/DEL REPLY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있는데,
    어제 연락하니 오늘 연락하겠다고 하더니만 아무런 기별이 없군요.
    제가 이리 되리라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듯이 말입니다.
    원래 토역(土役)일이라는 것이 여느 일과 달라,
    변수가 많지만 약속 어기는 것을 식은 죽 떠먹듯 하더군요.

    어제는 너무 피곤하여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잠을 청하였기에,
    미처 댓글을 확인하지 못하였습니다.
    오늘은 충분히 숙면을 취해서 그런지 근래 보기 드물게 정신이 맑아졌습니다.
    왜 이제껏 그리 혼몽하였는가 하였더니,
    결국은 수면부족이었더군요.

    시간이 갈수록 일거리가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어납니다.
    새로운 일이 부가적으로 또 다른 일을 꼬리를 달고 일어납니다.
    가령 펌프를 설치하였더니 펌프 집을 새로 만들어야 하고,
    상수도를 새로 놓기로 하였는데,
    기히 매설해둔 파이프라인과 어긋나 추가로 땅을 파야 하는 등,
    예상치 못한 일이 연쇄적으로 늘어납니다.
    경험이 없어 이런 일들이 마치 연못 위에 빗방울 튀기듯,
    중구난방으로 퐁퐁 튀어 오릅니다.

  13. 은유시인 2010.04.04 20:57 PERM. MOD/DEL REPLY

    새로 집 짓는게 그리 힘들답니다.
    차라리 남들이 지어놓은 집을 사는게 훨씬 손쉬운 일이지요.
    처음엔 싼듯싶게 견적을 내놓고는 일을 해나가면서 곱절로 돈을 요구합니다.
    일단 계약을 하곤 어떤 수를 써서라도 만족할만한 돈을 빼쓸 때까지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런 짓거리 자체가 사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질 않습니다.

    bongta 2010.04.06 00:26 신고 PERM MOD/DEL

    그렇습니다.
    제 부친께서도 집을 직접 지으신 것도 아니고,
    다른 분들이 와서 집을 지은 것인데도,
    집을 지으시고는 머리가 희어졌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정식으로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비닐하우스, 패널 방 하나 정도를 짓는데도, 제법 힘이 드는군요.
    시간만 충분하다면 즐기면서 하련만,
    최초에 사람 하나 잘못 만나 차질을 빚는 바람에,
    시간이 촉급하게 되었습니다.

    충분히 예상한 일입니다.
    우는 소리하면 보채기에
    선의로서 먼저 잔금을 치렀는데,
    남은 공사를 할 생각을 하지 않는군요.
    아예 전화도 거의 받지를 않습니다.
    며칠 더 말미를 주고 나서는 감사실에 정식으로 공문을 하나 띄우려고 합니다.
    아마 그러면 여럿이 체면을 구기게 될 것입니다.

    악인 하나가 악인 열, 백을 만들지요.
    제가 삼세번이야 참지만,
    그 이상을 넘기면
    그자는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러야 마땅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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