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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鬚髥)

상학(相學) : 2020. 12. 4. 20:50


수염(鬚髥)


나꼼수 일원들 사이에서 박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명박 정권 당시 이들은 저 무리들을 한껏 조롱하며, 

낙양의 지가를 올렸었다.

그러던 그들이었으나,

정권이 바뀌자 진작부터 좌판 걷어치우고, 

문재인 정권 보위(保衛)의 나팔수로 활약하고 있다.


방송국, 신문 등 언론에 자리를 몇씩이나 꿰차고서는,

연신 꽹과리 치고, 나팔을 불어재끼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


헌데, 저들 사이에 균열이 일어나, 진작부터 깨져나가고 있었음이니,

전일 김용민이 주진우를 향해 드디어 타출수(打出手)하여,

창을 내지르고 있는 것이다.


'나꼼수' 멤버인 김용민이 3일 같은 멤버인 주진우 기자에 대해 "마침내 그를 '윤석열 패밀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뼈아픈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출처 : viewsnnews.com)


내 그러지 않았던가?

我為法來,不為衣鉢來。

(※ 참고 글 : ☞ 사자전승 유감)


사람은 말이다.

각자 자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고대 죽어도 장부는 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를 일인 것이다.

그러함이니, 나꼼수도 저리 쪼개져 으르렁 거리며 싸우는 것이 아니더냐?


공연히 의발에 집착할 일이 아닌 것이다.

모두는 각자 자신의 법(法)을 위해,

창, 칼을 들고 열심히들 싸울 일이다.

박 터지게.


영치기 영차.

박 터지게 싸우는 그대들을 응원한다.


칼귀 김어준의 털에 빗대어,

저들 무리를 두고 털교(毛敎)라 부르거나,

두목을 털교주라 지칭하기도 한다.

하기사 교주를 따르는 이들이 아직도 적지 않지 않은가 말이다.


(출처 : 매경)


이제 털교도,

유염파, 무염파로 나뉘고, 콧수염파, 구레나룻파로 쪼개질 일이다.


그의 모습은 곧잘 옴진리교의 아사하라 쇼코에 빗대어지곤 한다.



나꼼수 시절,

저들의 멋진 활극을 재미있게 대하곤 하였다.

하지만, 인물 내용엔 대하여는 별반 큰 관심이 없었다.

헌데, 이제 분열의 시대를 걸으며,

저들이 그려내는 영광과 오욕 자취들을 보자니,

문득 인물 탐구를 해보고 싶었다.



책방을 뒤지니,

털교주가 쓴 책이 눈에 띈다.

이것 중고 가격이 100원이다.


틈틈이 집에 있는 책을 연신 버리고 있는 중이다.

저런 류의 책은 한번 읽고 아마도 다시 읽을 일은 없을 것이다.

새 책을 사느니, 죽 훑고는 어디 구석쟁이에 내버려두거나 바로 버리게 될 것인즉,

몇몇 책과 함께 이내 주문을 해두었다.


***


내 해골은 마치 산속의 옹달샘인가도 싶다.

새벽에 잠이 깨어, 일어나기 전 잠시 이불 안에서 머뭇거리면,

이내 한 생각이 밤사이 그 안에 괴었음인가?


수염(鬚髥)


수염에 얽힌 사연들이 마구 솟아나고 있더니만,

이내 차분히 가라앉아 샘물 전을 넘쳐 졸졸 흐르더라.

나는 그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이제, 표주박으로 슬쩍 떠내어,

여기 글로 부려본다.


이것 권태인가?

이상(李箱)은 ‘권태’에서 이리 말하고 있다.


‘저녁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보면, 집집에서는 모깃불의 연기가 한창이다.

그들은 마당에서 멍석을 펴고 잔다. 별을 쳐다보면서 잔다. 

그러나 그들은 별을 보지 않는다. 

그 증거로는 그들은 멍석에 눕자마자 눈을 감는다. 

그리고는 눈을 감자마자 쿨쿨 잠이 든다. 별은 그들과 관계없다.’


나의 권태는 별을 헤는 것으로,

다른 이들은 별을 헨다하고서는 잠에 드는 것으로 권태를 저지른다(?).

허나,

‘지는 것도 권태여늘 이기는 것이 어찌 권태 아닐 수 있으랴?’

이상의 독백처럼, 나는 이제,

권태를 인식하는 신경마저 버리고, 완전히 허탈해 버려야 한다.


툭하면 사람들은 내뱉는다.


‘좋은 추억을 만들겠다.’

‘좋은 추억이 되었다.’

(※ 참고 글 : ☞ ‘추억 만들기’ 유감.)


그들은 Here & Now가 아니라, There & Then의 세계를 탐할 뿐이다.

오늘을 마주하고서도, 이내 이를 과거로 밀어 넣는다.

그리고는 그 테러의 형식을 빌은 권태를 태연히 자랑스러워한다.

아마도 저들은 Here & Now가 두려운 것이 아닐까 싶다.


단, 일각도 마주하지 못하고, 

과거로 박제 시켜버리고,

미래에 염장(鹽藏)된 것을 꺼내,

이미 찌들어 군내 나는 것을,

코를 킁킁거리고, 눈물을 찔끔거리며, 소비코자 하니.


저, 비겁한 겁쟁이들 같으니라고.


요즘 것들 입에 밴 말들.


‘대박이다.’

‘추억을 만들었다.’


설사 똥 싸는 아이들 똥구멍처럼,

연신 싸질러대는 저 천박한 말 행렬의 주인들.


나는, 

경멸한다.


관상학에선, 수염을 두고, 이리 섬세하니 분류를 해두고 있다.


윗입술 위에 난 것은 자(髭)라 하니, 즉 콧수염이 되겠다.

아랫입술 아래에 난 것은 수(鬚), 

아래턱에 난 것은 염(髯),

뺨에 난 것은 호(鬍)라 일컫는다.


정통 관상학에선,

윗입술은 녹(祿)을,

아랫입술은 관(官)을 주관한다 이른다.


하여, 有祿無官하면 부귀하나,

有官無祿하면 孤貧하다 하였다.


역사상 미염공(美髥公)처럼 수염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이도 드물 것이다.

그는 키가 9척이고, 수염 길이가 2척이나 된다고 하였다.


(출처 : 網上圖片, 關羽雕像)


操問曰:「雲長髯有數乎?」公曰:「約數百根。每秋月約退三五根。冬月多以皂紗囊裹之,恐其斷也。」操以紗錦作囊,與關公護髯。次日,早朝見帝。帝見關公一紗錦囊垂於胸次,帝問之。關公奏曰:「臣髯頗長,丞相賜囊貯之。」帝令當殿披拂,過於其腹。帝曰:「真美髯公也!」因此人皆呼為美髯公。

(三國演義)


삼국지엔 관우(關羽)가 미염공으로 불리게 된 까닭이 잘 그려지고 있다.

조조가 관우에게 수염이 몇 뿌리나 되느냐 묻자,

관우는 이리 말하고 있다.


‘수백은 될 것입니다만. 매 가을이 되면, 몇 가락씩 빠지고 맙니다.

겨울철엔 검은 비단주머니에 넣어둘 때가 많습니다만,

수염이 다칠까 염려가 되기 때문입니다.’


조조는 비단 주머니를 만들어 관우에게 주고는 수염을 잘 간수하라 했다.

다음날 관우가 조회에서 헌제를 뵈었는데,

가슴께에 달린 비단 주머니를 보고, 그게 뭣이냐 물었다.


‘신의 수염이 길어, 승상(조조)께서 주머니를 주어 수염을 넣은 것입니다.’


헌제는 가까이 와서 꺼내보라 하였는데,

배 아래까지 늘어지는 것이었다.

이를 보고 헌제는 참으로 미연공(美髯公)이로고 하며 감탄을 하고 만다.

이로부터 사람들은 그를 두고 미염공이라 불렀다.


털교주나 아사하라 쇼코의 수염은 아무리 고쳐 생각을 해도,

결코 미염(美髯)으로 보이지 않는다.

탁한 기운이 흐르고,

때론 오만하게도 보인다.


언젠가 표국에 대하여 다루었다.

(※ 참고 글 : ☞ 표국(鏢局))

표국(鏢局)은 청조(清朝) 이전엔 없었다.

그런데, 그 후 창설된 표국은 대개 산서(山西) 출신들이 장악을 했다.

청나라 때 표국은 총 36개가 있었는데,

이중 5할은 산서 출신들이 점할(占割)하였다.


산서인인 장흑오(張黑五)는 흥륭표국(興隆鏢局)을 세웠는데,

이게 당대 제일이었다.

내가 이제 장흑오를 소환하는 것은,

그의 수염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출처 : 網上圖片)


그는 건륭제(乾隆皇帝)의 무술 사부라 하니,

그 위세를 빌어 흥륭표국은 아무도 넘볼 이가 없었다.


수염 하나가 특히 길어, 말채찍을 방불하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대개 수염을 바싹 깎아버리거나,

가지런히 정리하여 기른다.

하지만, 사람 중엔 필시 남을 의식하여서겠음이니,

의도적으로 길게 기르거나,

더부룩하니 부풀려 꾸미는 경우가 있다.


자고로 수염이 목까지 길게 자란 이는,

만용을 잘 부리고, 야심이 일반인보다 크다 하였다.

지혜는 적고 모략을 잘 부린다 하였다.

하지만, 수염이 농밀하고, 강하면, 품은 뜻이 크다 하였다.


어쨌건, 수염이 강하고, 농밀하게 자라고 있으면,

성정이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염이란 본디 남성 호르몬 분비에 따라 자라나오는 것으로,

특히 영양 공급이 원활할수록 잘 자란다.


黃帝曰:婦人無鬚者,無血氣乎?歧伯曰:沖脈任脈皆起於胞中,上循背裏,為經絡之海,

其浮而外者,循腹右上行,會於咽喉,別而絡唇口,血氣盛則充膚熱肉,血獨盛者澹滲皮膚,

生毫毛。今婦人之生有餘於氣,不足於血以其數脫血也,沖任之脈,不榮口唇,故鬚不生焉。

(黃帝內經 靈樞經)


영추경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여자들이 수염이 없는 이유를 여기 밝히고 있다.

월경으로 인해, 血이 부족한즉,

충맥(沖脈)과 임맥(任脈)이 구순(口脣)을 영양(營養)치 못하는 고로,

수염이 생기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구순(口脣)을 영양(營養)치 못한다는 말.

나는 이 표현이 처음에 낯설게 느껴졌지만, 퍽이나 재미로워,

소싯적에 배운 이래 잊지 않고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거꾸로 수염이 왕성하게 잘 자라고 있다면,

영양 상태가 좋다할 수밖에.

그러니 의지가 강하고, 뜻이 커질 수밖에 없으리라.


헌데, 아무리 보아도, 

장흑오의 수염은 엄청나긴 한데,

너무 작위적이다.


표국이란 지금으로 치면,

경호 전문 회사라 하겠다.

물론 당시엔 종합무역상사급이라,

물류는 물론 금융까지 포괄하였다.


치안이 변변치 못한 고대인지라,

표국을 운영할 정도면 실력이 만만치 않았을 터다.


실제 그를 두고 사람들은 신권무적(神拳無敵)이라 불렀다.

과시 주먹으로 천하를 제압할 수 있는 실력이 있었다.

게다가 황제를 등에 업고 있으니, 거침이 없었을 터.


그러한즉,

저 외짝의 긴 수염을 두고,

그 누가 있어 시비를 걸 수 있으랴?

아마 저 수염을 보면,

모두는 기함을 하고,

오금을 저리며,

설설 기었을 것이다.


반대로,

실력도 없으면서,

수염을 애써 기르는 이도 적지 않다.

이는 욕망의 외적 표상인 것임이라,

이로써, 자신을 잔뜩 포장하여,

위세를 보이고자 함이니라.


해서,

수염을 기른 이를 만나면,

면상(面相)을 잘 살피고,

행동에 주의를 기우려야 한다.

자칫 그가 펼쳐놓은,

허황된 그물에 걸릴 수가 있다.


나는 매양 수염 깎는 것이 여간 귀찮치 않다.

하여, 적당한 때에 이르면,

그냥 자라는 대로 내버려두고 싶은 충동이 일 때가 많다.


이럴 경우는 폼을 잡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게으름을 잔뜩 부리고자 함이니,

혹여 누구든 나의 변한 모습을 보면,

그러한 줄 알고, 과히 크게 나무라지 말 일이다.


***


주식투자기술의 하나인 기술적분석 가운데, 수염이란 분석 단위가 있다.
이를 대상으로 내가 앞서 발표한 이론이 있는데, 

이는 다음을 참고할 일이다.


☞ 제3장 기본 봉형 - 10

       - IV.수염(鬚髥) 연구

or

☞ 투자기법 강의 ⅳ(봉도표분석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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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학(相學) : 2020. 12. 4. 20:50 :